2013. 1. 11. 10:34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화엄경·보현행원품
영원하신 부처님
일어나라, 내 손을 잡아라
불자로서 산다고 하여 그 세계나 사는 시간이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은 아니다. 세간의 풍파와 고난 속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비리도 모순도 불의도 억압도 온갖 고통도 거기 있다. 그런데 불자의 삶은 그 속에서 오히려 안온과 평화와 희망과 기쁨이 있다. 그것은 환상이 아니다. 그가 처한 솔직한 현장 감정이다. 도리어 그러한 가시덤불 길을 헤치고 늠름하게 그의 의지를 펼치며 행복을 가꾸어 역사를 밝혀가는 것이다.
그것은 어떤 힘에서 그러할까? 흔히들 말하기를, ‘불자에게는 법(法)이라는 위없는 진리생명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고난을 딛고 오히려 그 고통을 통하여 성장하고, 그 고난을 춘풍처럼 맞이하고 그 속에서 가을바람처럼 수확을 거둔다고 한다. 그러나 불자에게는 또 하나의 확신이 있다. 그것은 무엇인가? 부처님의 대자대비의 뜨거운 손길이다.
부처님 당시 왕사성에 나다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최하층 계급인 천민이었다. 그는 대대로 성안의 똥을 치는 똥치기꾼이었다.
어느 날, 그날도 니다이는 똥지게를 지고 골목길을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부처님이 어느덧 자기 앞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당황하여 길을 피하려 하였으나 발을 헛디뎌 넘어지고 말았다.
그러자 똥이 길 위에 흥건히 쏟아졌다. 그의 온 몸은 똥ㅇ로 목욕한 듯 흠뻑 똥을 뒤집어 썼다. 곁을 가시던 부처님께도 똥물이 튀었다. 그는 당황하여 그 자리에 엎드려 부처님께 사죄했다.
[부처님, 제가 잘못하였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잔잔한 미소로 말씀 하셨다.
[니다이야, 일어나라, 내 손을 잡아라.]
[어찌 부정한 제가 감히….]
니다이는 망설였다.
부처님은 다시 친절하게 말씀 하셨다.
[니다이야, 나의 법은 청정한 물이니, 온갖 더러움을 깨끗이 하느리라. 나의 법은 넓은 바다이니, 일체를 받아들이고 일체를 해탈케 하느니라. 빈부귀천이 나에게서는 서로 다르지 않은 하나이니….]
하시며 니다이의 손을 잡아 일으키셨다.
니다이는 이 인연으로 부처님의 자비하신 인도를 받아 그 몸을 밝혔을 뿐 아니라 그 마음까지 밝혀 마침내 큰 도를 이루게 되었다.
[일어나라, 내 손을 잡이라.]
똥물이 흩어쟈 질퍽한 땅위에 앉은 니다이에게 손을 내밀며, [일어나라, 내 손을 잡아라]하시는 부처님의 형언하기 어려운 거룩한 목소리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그 목소리는 자 때에 왕사성 골목에서 울려 퍼지고, 오늘 우리의 삶의 현장 구석구석에 또한 메아리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외로운 사람들 앞에서, 죄 짓고 넘어진 사람 앞에서, 고난 앞에서 좌절한 사람 앞에서, 생활고에 지쳐 주저앉은 사람 앞에서, 그리고 무지와 죄와 고통으로 삶의 의지를 버린 사람 앞에서 부처님의 자비의 목소리는 지금도 울리고 있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하나]이신 지혜로서, [하나]이신 몸으로서, , [하나]이신 가슴으로 우리 모두를 [하나]로 감싸 안고 계신 것이다. 우리의 외로움과 흔들림을 당신은 당신의 것으로 받으시며, 우리의 고통과 슬픔과 쓰라림을 당신의 것으로 받으시는 [하나]이신 몸이시다. 그리하여 동체대비의 뜨거운 체온이 물결쳐 우리 곁에 구원의 손길로 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말씀 하신다.
[일어나라, 내 손을 잡아라.]
불자가 찬 바람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어려움 앞에서 좌절하지 않는 지혜와 용기의 근원을 살피면 여러 가지를 말할 수 있겠지만, 그 중에 빼어 놓지 못할 것은 위에 말한 부처님의 자비로우신 손길에 대한 신앙이다. 언제나 두려움 없고 지혜에 빛나고, 따뜻하신 어버이 손길 같은 부처님의 손길이 내 곁에 항상 있음을 믿는 것이다. 그러니 어찌 흔들릴 것이며, 어찌 두려울 것이며, 하물며 어찌 물러 서겠는가. 스스로의 삶과 소망이 부처님 법 앞에 부끄럽지 아니할진대 불자에게는 확신과 끝없는 용기와 힘이 솟아나는 것이다.
오늘도 부처님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일어나라. 내 손을 잡아라.]
거리마다 집집마다, 그리고 괴롭고 외롭고 가슴 아픈 사람 곁에서 울리고 있다.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의 끝없는 자비의 품에 안겨서 거듭 큰 소원과 용기와 정진을 발하여야 한다. 그래서, 이 땅 위에 부처님 법에 의한 청정과 평화와 안녕의 토대를 확고히 이룩하여야 할 것이다.
<82.>
광덕 큰스님 지음 빛의 목소리 p56 – p59 영원하신 부처님에서, 불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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