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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광주 5·18기념문화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제분야 정책비전대회에서 이명박 후보가 다른 후보에게 질문하고 있다. | |
ⓒ2007 사진공동취재단 |
저격수들은 3선을 하면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정형근 의원은 햇볕정책 지지로 급선회했고 김문수 의원은 도지사의 길을 선택했다.
그중 홍준표 의원의 변신이 가장 성공적이다. 정치마케팅에서 다른 저격수들과는 달랐다. 국적법개정안으로 부자들의 아들로 태어나지 못한 젊은이들의 설움을 달래주었다. 반값아파트(사실은 반쪽 아파트)를 이슈화하는데도 성공했다.
한나라당 경선에 뛰어든 그는 트레이드 마크가 된 정책의 확장선상에서 유권자를 겨냥했다. 국적법개정안으로 그를 새롭게 본 20~30대 젊은 남성들을 겨냥해 '군 가산점제' 부활을 공약했다. 반값아파트 공약에 호기심을 가진 서민층을 향해 '1가구 1주택제'를 공약했다.
전선을 분명히 그은 것 같지만 전형적인 포퓰리즘의 성격도 함께 띠고 있다. 하지만 납득할 만한, 동의할 만한 포퓰리즘이다.
나머지는 이명박 전 시장과의 차별화다. 경부운하건설에 대해 경부고속도로 복층화로 맞섰다. 간명한 대비에 성공했다. 1위를 달리는 경쟁자의 급소를 노린 것이기도 하다. 홍준표 의원은 29일 한나라당 토론회에서도 이명박 전 시장의 한계를 잘 드러냈다.
드러난 이명박의 한계
이명박 전 시장이 내놓은 공약중에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세 가지다. '경부운하건설' '747구상' '신혼부부 주택제공'이다.
어제 토론회에서 경부운하의 쟁점화에 성공했다고 자평할지 모르지만 이제 이명박 전 시장도 언론도 학계도 솔직해져야 한다. 일단 대선때까지 이 공약의 옳고 그름이 결정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막무가내로 주장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이전 시장의 자료에서도 운하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식수원을 옮기든지, 다른 방식의 취수 방법을 준비해야 한다고 인정한다. 한강, 낙동강의 식수원을 옮긴다는 것은 가장 규제가 심한 지역인 상수원 보호구역을 옮긴다는 의미이다.
새롭게 보호구역에 편입될 주민들의 동의를 받고, 취수원 이전 공사를 5년 안에 끝낼 수 있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 결국 앞으로 5년 안에 경부운하 본공사는 착공도 할 수 없는데 이명박 전 시장은 "5년안에 공사를 끝낼 수 있다"는 헛공약을 반복하고 있다. 환경 파괴, 경제적 효과 등은 이미 논쟁이 끝난 문제다.
신혼부부 주택 제공은 여전히 그 '비법'이 베일에 싸여 있다. 아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케인즈와 루즈벨트가 동시에 부활해도 할 수 없을 것이다.
747구상은 발표되자마자 지난 3월14일 그 허구성을 내가 지적한 바 있다.(아래 3월 14일자 보도자료 참고) 매년 7%씩 성장해도 10년후 경제규모는 세계 9위밖에 안된다. 그것도 다른 나라는 현재의 성장률에 멈춰있다는 가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 공약이 논리적으로 결정적인 하자가 있다는 나의 지적과 유사한 평가가 간혹 다른데서도 발견되었다.
<조선일보> 정책평가단에서도 '불가능에 가깝다'는 한 마디로 혹평을 했다.(<조선일보> 5월 21일자) '불가능에 가깝다'는 언론용의 점잖은 표현인데 실제로는 "공약이 될 수 없다, 어불성설이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사실 이명박 캠프에서도 그 하자를 뒤늦게 발견한 듯 하다. 박근혜 전 대표가 나의 지적에 기초해 질문을 하자 "문자 그대로 목표일 뿐이,. G7쯤 되어야 목표지, 10위쯤이라고 하면 목표가 될 수 없다"라는 허황된 답변을 하다가 마지막에 "가능할 수도 있다"며 얼버무렸다.
이밖에 이명박 전 시장은 서울시 예산을 11% 정도 절감해서 3조원의 빚을 갚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경험을 해보았느냐가 중요하다"고 뻐기기까지 했다. 이것도 거짓말이다. 이 전 시장은 재임 중 시유지인 뚝섬부지를 평당 7000만원씩 1조1000억원에 팔았다. 예산을 절감한 것이 아니라, 재산을 팔아서 빚을 갚은 것이다.
심지어는 서울시교육청에 법으로 정해진 재정 투입도 거절하다가 법원에서 패소하고 나서야 지불했다. 이명박 전 시장은 교육비를 "절감해야 하는 예산"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명박 시장의 3대공약은 이처럼 모두 거짓말이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부르고 있다. 용납할 수 없는 거짓말이다. 모두 폐기되어야 한다. 이명박 전 시장은 경제 정책에 관한 한 "아무런 준비도 안된 후보"라는 것을 솔직하게 고백해야 한다.
거짓말을 또다른 거짓말로 덮으려는 사람이 감히 한 국가의 미래를 떠맡겠다고 나서 는 모습이 바로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후진성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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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민병두 기자는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입니다.
기자소개 : 민병두 기자는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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