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구호 박수속

2007. 6. 3. 09:44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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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2일 참평포럼 초청 특강은 애초 예정시간의 두 배가 넘는 무려 4시간이나 진행되는 등 대선 후보 유세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격정'의 장이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특강의 주제인 `21세기 한국 어디로 가야 하나'에 맞춰 정치, 경제, 안보, 언론문제 등 거의 모든 이슈들에 대해 `짱짱하게' `꼴통' 등 특유의 직설 화법을 섞어가면서 힘찬 목소리로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분명히 제시했다.

청와대와 참평포럼측은 당초 이날 특강이 2시간 가량 이어질 것이라고 했지만 노 대통령은 2시간의 강연을 마친 뒤 특강을 더 하겠다는 뜻을 밝혀 20여 분의 휴식 뒤 다시 2시간이 넘는 `2부 특강'이 이어졌다.

노 대통령은 특강을 시작하면서 "제가 여러분을 만나면 가슴이 자꾸 벅차오른다"며 "(원고를) 며칠을 쓰고 어젯밤 12시까지 쓰고 조금 전 12시10분까지 썼다. 써놓고 밥먹고 눈을 붙여봤는데 잠이 오지 않는다"며 들뜬 심정을 표출하기도 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과 그 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는 물론 범여권 선두주자로 일컬어지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해 신랄한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고, 민주노동당의 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에 대해서는 "국민의 정부도 좋은 정부" "참여정부는 진보와 평화를 지향하는 정부다. 국민의 정부와 똑같네" 등 친근감, 나아가 일체감을 표현하면서 호평했다.

참석자들이 노 대통령 `추종자'들이어서 그런지 이날 특강 중간 중간에는 무려 100번 안팎의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고, 때때로 `노무현' 구호는 물론 특강 직후에는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이란 민중가요가 울려퍼지는 등 장내에는 열기가 가득했다.

다음은 이날 특강의 요지.

▲"경제, 경쟁력 높아지고 있다" = 제일 시비가 많은 분야다. 지난 4년 내내 위기, 파탄, 실패라는 말로 흔들었다. 증거, 지표로 말하자. 올라갈 것 올라가고 내려갈 것 내려가고 있다. 기초체력 강해지고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 2003년 위기를 극복하고 유가, 환율 상승을 흡수하면서 거둔 성과라서 자랑할만 하다.

참여정부가 계속 간다면 우리 경제를 장담할 수 있다. 정권이 바뀌면 장담하기 어렵다. 참여정부는 어떤 위기, 어떤 부담도 다음 정부에 넘기지 않을 것이다.

참여정부가 어느 정부와 비교해 파탄인가. 6공화국, 문민정부 성장률 높았지만 두 정부가 경제를 잘했다고 말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신용불량자, 가계부채, 카드남발, 금융위기 등 2003년에는 정말 잠을 편히 잘수 있는 날이 없었다. 아슬아슬하게 했다. 다 넘겼고, 민생경제는 2004년부터 회복되고 있다. 온갖 저주와 악담을 이기고 극복한 것 아니냐.

▲"제정신 가진 사람 대운하 투자안해" = 지금 경제를 파탄이라고 7% 성장 공약하는 사람은 멀쩡하게 살아있는 경제를 살리겠다고 한다. 멀쩡한 사람에게 무슨 주사를 놓을지, 무슨 약을 먹일지 불안하다. 무리한 부양책 써서 경제 위기나 초래하지 않을까 불안하다. 잘 감시하자.

3만불, 4만불 공약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당연한 얘기로 생색내고 있다. 5년안에 되는 것은 아니다. 대운하 민자로 한다고 하는데 제정신 가진 사람이 투자하겠나. 세금 내리는 것 말고 아무런 새로운 전략없이 참여정부 성과를 파탄이니 실패니 공격하는 것만으로 우리 경제를 세계일류로 만들 수 없는 건 명백한 진실이다.

참여정부 어떤 정책을 폐기할 것인지 확실히 말해주기 바란다. 아마 폐기해도 좋을 정책이 별로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은 요즘도 계속해서 실패다 무능이다 하면서 참여정부를 흔드는데 그 양반들 98년 후유증이 아직 다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모양이다.

▲"서울 한복판서 작통권 반대 시위하던 사람들 어디갔나" = 동북아시대 구상, 균형외교,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유연한 대응, 9.19 공동성명에 동북아 다자안보체제 조항 삽입 등 적지않은 성과를 거뒀다.

작전통제권 이양받지 말라면서 서울 한복판에서 시위하던 분들 지금 다 어디로 갔나. 웃자. 국방개혁을 했고, 균형외교를 했다. 한나라당은 균형외교 안한다. 대미 일변도 외교를 안한다고 저를 얼마나 타박줬나.

▲"지도자의 정통성 중요해" =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꿀리지 않는 당당한 일원으로 등장한 것은 국민의 정부때 부터다. 지도자의 정통성이 국가 위신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다. 혹시 한국의 지도자가 독재자의 딸이니 뭐니 이렇게, 제가 그렇게 말한다는 게 아니고 해외 신문에서 그렇게 나면 곤란하다는 얘기다.

▲"꼴통과제 다 해결해" = 20~30년 묵은 과제를 다 해결했다. 30년 묵은 행정수도, 20년된 용산기지 이전, 작통권, 국방개혁, 방폐장, 사법개혁, 항만노무체계 등 어느 정부도 맨입으로 해결 못했던 100년이 넘은 꼴통과제인데 참여정부가 다 해결했다. 어렵다고 회피하거나 결코 미루지 않았다. 소신과 뚝심과 치밀한 전략으로 정면돌파했고 책임을 다했다.

▲"언론,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도 안하나" = 민주화 이후 모든 조직과 집단이 관행이란 이름의 부당한 이득을 포기하고 있는데 왜 언론은 그렇게 못하나. 국민의 알권리를 방패로 막강한 권리를 누리면서 왜 부당한 권리를 주장하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언론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왜 양심없는 보도를 계속하나. 선진국에 기자실이 없고, 기자실 있는 일본은 언론자유가 53위, 미국은 51위, 참여정부가 31위라는 사실은 왜 보도 안하나.

걸핏하면 내놓는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도 안하나. 설문조작이 어려운지 일말의 양심이 있어서인지 묻고 싶다.

언론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 정치인들이야 언론의 밥 아니냐. 딱 볼펜들고 카메라 들이대고 묻는데 어쩌겠느냐, 그러나 홍보처 폐지는 너무 심하다. 영합이냐 굴복이냐. 그렇게 하면 정권을 잡나. 그렇게 정권잡아 뭐하나.

어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노 정권이 언론과 싸워 친노세력 결집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머리기사 그대로다. 저의 논평은 `참 가관'이다.

홍보처가 불법이라도 했나. 설사 했다 해도 국가기관 폐지는 안된다. 차떼기, 공천헌금한 정당도 문닫지 않았다. 저도 오늘 기분이 좋지만 신문제목 험악하겠죠.

▲"귀향 집 앞마당은 노사모 마당" = 고향에 지붕 낮은 큰집 짓고 있다. 그 앞에 마당 하나 만들고 `노사모 마당'으로 이름 붙일 생각이다.

노사모는 고유명사로도 쓸 수 있지만 사회참여활동, 정치참여활동을 보편적으로 노사모 활동이라고 보통명사화 할 수도 있다. 참평포럼이라면 노사모에 다 들어가는 것이고 참평포럼도 노사모로 통합되는 과정으로 갈 수 있지 않느냐.

제가 여러분이 없으면 지금 구박을 엄청 받을 것이다. 지금 제가 막판에 대통령을 짱짱하게 하고 가는 게 여러분 덕분 아니냐.

▲"국민의 정부, 좋은 정부" = 비전 2030에는 5가지 전략이 있고 그 아래 50개의 개별과제가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점검하고 추진할 것이다.

국민주택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연혁을 보니 2002년 5월에 입안해 2003년 2월에 국회 통과했다. 우린 정책집행만 했다. 사실 국민의 정부가 만들어준 거다. 국민의 정부도 좋은 정부다.

참여정부는 민주주의의 정통성을 갖고 있는 정부이고 자주성을 갖고 있는 정부다. 진보, 평화를 사랑하는 정부다. 국민의 정부와 똑같네.

▲"지지 올랐으니 다시 줄서야" = 장관을 지내고 나가서 감정 상한 일도 아무것도 없는데 대선전략 하나만으로 차별화하는 사람 보면서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것인가, 내가 어리석은 사람인가 그런 생각을 했는데 그렇지 않다. 제 할 도리를 다한 것이다. 좋은 사람이든 아니든 잘 봤든 아니든 관계없이 제가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그것이 무슨 사람이 크는 기회이고 아니고 관계없이 적어도 국정운영의 기회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도리다.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모으고 있는 사람들인데 그것을 견제하고 민심이 몰릴 것을 견제하는 것은 아니다.

제가 도덕적으로 나쁜 일 한 적이 없고 국가 정책에 크게 오류를 범한 것도 없는데 오로지 언론정책을 포함해 민생을 하루아침에 쾌도난마로 해결하지 못해 지지가 낮아 지금 차별화 당하는 것 아니냐. 그러면 지지가 그 때보다 조금 올랐으니까 다시 와서 줄서야 되는 것 아니냐.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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