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홍도,흑산도(1)날짜: 2007.10.12~13
홍도 여행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한 17년전 유람선을 타고 본 약간의 홍갈색을 띠운 그 바위의 비경을 잊지 못하여 다시 찼은 곳이다.
목포서 쾌속정으로 2시간 30분이면 가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 파도가 겁나게 밀려와 유리창을 덮은 채 20여분 더 걸렸다.
울릉도 갈 때 뱃멀미로 너무 고생을 해 미리 약을 먹었더니 난 괜찮았는데 앞 뒤에서 토해내는 소리가 들려왔고
얼굴들은 중환자처럼 누렇고 힘도 없이 쳐진 어깨들로 배에서 내리는데 어쩌면 바람은 그렇게나 부는지
한겨울이 무색할 정도로 바람 소리도 무섭게 요란 했지만 그래도 춥지는 않으니 다행이었다.
그 옛날과는 달리 많이 발전해 있었다. 물론 관광객이 몰려드니 자연적으로 숙소가 많아졌겠고 나이트까지 있다.
그때만 해도 몇 집 없었던 음식점이 언덕을 따라 총총하고 여느 섬과 같이 복잡한 곳이 되어 조금은 씁씁한 기분이다.
어느 곳보다는 오염이 안된 곳이라고 늘 생각해 왔는데....그러나 자연 경관만은 그대로 이겠지....
별도 하나 없는 캄캄한 홍도의 밤을 싱싱한 전복이랑 해삼이랑 먹고 한 바퀴 돌아보곤 일찍 쉬었다.
아침 7시 30분 유람선을 타기 위해 짐을 챙겨 숙소에서 나와보니 어제 보다는 바람은 잠잠 했지만 파도는 일고 있다.
해질녘에 섬 전체가 붉게 보인다 하여 "홍도"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누에 모양을 한 홍도는
섬의 2/3를 차지하는 북쪽(홍도리1구)과 1/3을 차지하는 남쪽(홍도리2구)이 대목이라는 좁은 바닥으로 이어져 있단다.
섬 전체가 홍갈색을 띤 규암질의 바위섬으로 이루어져 다양한 형상의 기암, 섬 주위의 크고 작은 무인도와
깎아지른 듯한 절벽들 그리고 그 위로 서있는 작은 소나무와 오랜 세월의 풍파로 형언할 수 없는 절경을 여전히 이루고 있었다.
유람선에선 나이가 지극한 분의 구수한 입담을 듣다 보니 2시간이 화살처럼 지나간다.
푸른 바다와 울창한 숲의 조화가 아름답고 억겁의 세월 동안 파도와 바람이 깎아 낸 기암괴석과 절벽이
이룬 절경이 수를 헤아릴 수 없는데 유람선은 섬 구석구석 숨어 있는 속살을 보여 준다.
아무 생각없이 스쳐 간다면 간단한 바윗덩이에 불과하겠지만 가슴이 벅차도록 감동의 선물을 받아본다.
지금, 그 많은 바위들을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만물상, 엄지바위, 시루떡바위, 거북이바위, 코카콜라바위, 흔들바위,
기둥바위, 병풍바위, 찰남매바위, 촛대바위, 도승바위, 남녀의 거시기바위 등 전체가 하나의 예술품처럼 아름답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절경 뿐 아니라 바위틈에 빽빽이 자라는 나무들,
마치 정성스럽게 분재를 해놓은 양 신비스러움을 지니고 있다.
독립문 바위는 파도 때문에 못 간다하여 조금은 아쉬웠지만 지금까지 본 것만 해도 감격하여 금방 가시고 만다.
선상에서의 자연산이라는 회 맛도(25,000원)그만이고 회 떠주는 손길이 어찌나 빠른지 놀라울 정도이다.
또한, 홍도의 절경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홍도의 낙조'라는 데... 혼자서 상상만 해 보건데
진홍빛에 잠기는 바다와 그 속에 점점이 박힌 바위섬들의 아름다움은 홍도만의 절경이 아닐까 싶다.
아침 유람선에서 홍도마을
돌아올때의 마을
촛대바위
도승바위
남문바위
물개바위
시루떡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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