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귀감(禪家龜鑑)
10. 개에게 불성이 없다한 이유?
일상 생활을 하는 도중에 무슨 일을 하면서든지 오직 한 생각
조주스님은 어째서 개에게 불성이 없다고 했을까?"라고
한 화두를 끊임없이 추구하여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는 경지가 되어
이치의 길(理路)이 끊어지고
뜻의 길(義路)이 사라져서
결국은 아무 맛도 없어지고
마음이 답답할 때가 바로
자신의 몸과 목숨을 내던질 곳이다
이것이 부처가 되고 조사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어떤 스님이 조주스님께
"개에게도 부처의 성품이 있습니까,
없습니까?"하고 물었더니
"없다(無)"고 대답했다
이 한 마디는 선종에서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이며
온갖 못된 생각과 지식을 꺾어 없애는 연장이며
또한 모든 부처님의 본래 모습이고 조사들의 골수다.
이 관문을 뚫고 나간 후에야 부처나 조사가 될 수 있다.
먼저 깨달은 옛 사람은 이렇게 읊었다.
조주스님의 무서운 칼 서릿발처럼 번쩍이네
무어라 잘못 물으면 몸뚱이를 두 투막 내리
화두는 의심을 일으켜서 그 뜻을
논리적으로 알아맞히려 해서도 안되고
생각으로 헤아려서도 안된다.
또한 깨닫기를 기다리지도 말고
더 생각할 수 없는 데까지 나아가 생각하면
마음이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마치 늙은 쥐가 물소의 길다란 뿔 속으로 들어가다가
잡히듯이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인가 저것인가 따지고 맞추어 보는 것이
그릇된 생각과 분별심을 일으키는 것이며
나고 죽음을 따라 굴러다니는 것이
그릇된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며
두려워서 갈팡질팡하는 것도 또한
그릇된 생각을 일으키는 식정(識情)이다
요즘 사람들은 이 병을 알지 못하고
이 속에서 빠졌다 나왔다 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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