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굿 128/김혜초

2009. 1. 17. 00:5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꿈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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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굿 128/김초혜

 

하루 내내

강가에 앉아

흐흐르는 물만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그대 기슭에

이르고 말았네

 

모든 사람 중에

그대를 택하게 한

그대 때문에

 

얼굴에 눈도 입도

다 지워져

숨쉬는 것조차

괴로워도

 

그대 강가에 이르면

속절없이

나를 쏟아 흐르고 마네

 

 

* 감상

누구나 사랑의 열병을 앓았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사랑에는 사실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냥 강물처럼 그대에게 흘러가 버리는 것이다.

오로지 '그대'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속절없이

모든 것을 바치게 되는 게 사랑이다.

김혜초 시인의 연작시 사랑굿은 깨달음이다.

언어로 도달한 사랑에 대한 깨달음이 빛나는 시편이다.

 

- 허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