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노무현’으로 통하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서울시장 후보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친노 인사’들이 재평가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3일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유 전 장관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30%)에 이어 16.1%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 정동영 의원(9.7%)을 3위로 따돌리며 야권 최고의 유력후보로 떠오른 것이다.
<중앙선데이>의 지난달 27~28일 차기 서울시장 후보 조사에서도 그는 1위 오세훈 시장(27.8%) 다음으로 높은 16.5%를 기록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9.2%,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7.7%였다. 지난 2월 <한겨레21>의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오 시장은 22.1%, 강 전 장관은 9.5%로 각각 1,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는 오 시장이나 2006년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강 전 장관의 지지율은 큰 변화가 없는 반면에 유 전 장관은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을 타고, 정치권에서는 유 전 장관의 정치활동 재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그와 가까운 한 의원은 “유 전 장관은 최근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충격을 받고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 중이라 아직 정계 복귀에 대해 왈가왈부할 처지가 아니다”라면서도 “유 전 장관은 누구보다 노 전 대통령의 철학과 가치를 가장 잘 이해하는 정치적 동지로서, 참여정부 재평가와 함께 그에 대한 재평가 작업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노 인사도 “노 전 대통령은 유 전 장관에게 ‘정치하지 말라’고 말렸지만 이제 대통령의 죽음으로 ‘사정 변경’이 생기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10월 재보선이나 내년 지방자치선거에서 복당까지는 아니라도 ‘반이명박 전선’을 통해 힘을 합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민주당의 약한 고리인 영남권에서 유 전 장관 등 친노 인사만큼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없다”며 “선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반이명박 전선’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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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투지/청화스님
대답하라고 대답하라고 오체투지는 이마와 두손과 두 발로 묻고 있다
지금 누군가 들고 있는 안장 앞에 왜 숲은 달리는 말이 되어야 하고 지금 어떤 사람이 벌리고 있는 밑없는 주머니를 만나 왜 강들은 모두 돈이 되어야 하느냐고
가난해도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머리에 고이 이고 온 물 그 물동이 마구 흔들려 출렁출렁 물방울이 튀기는 오늘
이미 새소리 끊어진 숲에는 왜 머루 넝쿨이 누렇게 시들며 고기가 사라진 그 강에는 왜 검은 안개가 자욱하냐고
말해보라고 말해 보라고 오체투지는 땅에 떨어진 것들을 낱낱이 보며, 온 몸으로 묻고 있다.
저 징그러운 탐욕들에 의해 풀도 나무도 흙도 바위도 다 무엇이 된다면, 그 다음 사람은, 사람은 무엇이 되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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