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찬(觀音讚)

2009. 8. 17. 22:1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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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보살(觀音菩薩)은 말 없이 설법하다


백의관음보살님은 말 없이 설법을 하시고,

남순 동자는 듣지 않아도 설법을 알아듣는구나.

병에 꽂은 버드나무 푸른 가지는 언제나 여름인데

바위 앞 푸른 대숲은 시방에 봄이로다.


白衣觀音無說說  南巡童子不聞聞

 백의관음무설설    남순동자불문문

甁上綠楊三際夏  巖前翠竹十方春

 병상녹양삼제하    암전취죽시방춘


- 『관음찬』

 

 

   관세음보살을 찬탄하는 게송으로서 관음전 법당의 주련으로 걸려 있는 글이다.

관음신앙은 티벳과 중국, 한국, 일본이 모두 왕성하다. 티벳의 경우 법왕인

달라이 라마는 관음보살의 화현(化現)이라 하고, 라사에 있는 포탈라 궁전은

곧 관음보살이 거주하는 보타락가산을 그대로 표현하였다.

티벳인들이 언제나 외우고 다니는 ‘옴마니반메훔’ 이라는 진언도 관음보살의 진언이다.

중국과 한국, 일본도『능엄경』과 『법화경』의 영향으로 관음신앙은

석가모니부처님의 신앙보다 앞선다.


   불교의 그림이나 조각품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한 것이 관음보살상이다.

특히 고려불화는 대부분 관음보살을 그린 것이다.

그 아름다움과 신비감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누구나 감탄하게 한다.

관음보살은 32응신(應身)이라 하여 여러 가지 모습으로 중생들 앞에 나타나서

사람들을 제도하는데 백의민족에게 와서는 백의관음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관음보살이 중생들을 제도하는 일도 반드시 말씀으로써 하는 것이 아니다.

 말이 없는 설법, 다만 자비스런 그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하시는 설법이다.

즉 무언의 설법이다.


 화엄경에서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차례대로 친견하기 위해서 남쪽으로 가다가

28번째 선지식인 관음보살을 만나는 것을 뜻해서 남순(南巡)동자라 한다.

관음보살의 그림에는 언제나 왼쪽 아래에 이 동자가 있다. 이 동자가 있어서

관음보살은 더욱 빛이 난다. 두 사람은 항상 같이 있지만 말이 없다.

말이 없으면서도 다 설법을 하고 모두 알아듣는다. 보통 사람들의 관계도 늘 같이

있으면서 말이 없고, 말이 없으면서 마음과 뜻이 원활하게 소통하는, 그래서

즐겁고 편안하고 조용한 관계가 가장 이상적이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의 관계다.


   관음보살의 그림을 보면 병을 하나 들고 있고, 그 병에는 언제나 푸른

버드나무가지가 꽂혀 있다. 병에는 중생들의 병고를 치료하는 불사약(不死藥)인

감로수가 들어 있다. 푸른 버드나무는 중생들의 탐욕과 분노의 열기를 식히기

위하여 그늘을 드리워주는 의미이다. 그래서 과거, 현재, 미래, 언제나 여름이다.


   그림을 다시 한 번 보면 계시는 곳이 아름다운 바위가 있는 푸른 대나무 숲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래서 관음보살은 어디를 가도 늘 봄이다.

언제 어디서나 항상 그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관음보살이 만 중생들을 다

감싸주는 따뜻한 대자대비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말없는 설법과 들음이 없는 들음은 지혜를 뜻한다.

자비와 지혜가 조화의 극치를 이룬 한 폭의 그림이며 찬탄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