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한 短想 / 법철스님

2010. 6. 30. 22:1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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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에 관한 短想 / 법철스님 ※

 

- 법철스님이 보고 겪은 죽음에 관한 短想

혼돈이 오기전, 심전[心田]에 복된 인연의 씨앗을...

 

"혼돈과 공포가 몰려오고, 죽어갑니다"

나는, 소년시절 절에 와서 이제는 노승이 되어가면서,

그동안 산사에서 수많은 승려들의 임종을 지켜보았습니다.

건강했을 때는 산하대지와 일월성신이 바로 보이이지만, 죽음에 임박해서는

산하대지와 일월성신을 알아 볼 수 없을 만큼 혼돈이 오는 것이었습니다.

 

한 평생을 면벽하여'무(無)'자 화두로 일관해왔다고 해도 죽음이 임박해서는

고통과 혼돈뿐인 것 같았습니다.온천지가 빙빙돌고 현란한 색깔과 온갖

형상들이 덤벼드는 그 순간이겠지요. 예전에 나는 고통속에 신음하면서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노선사의 귀에다 큰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큰스님, 화두를 드세요!" 노선사는 희미하게 웃으며 이렇게 답하시더군요.

"안되어, 안돼...."

 

사찰에서 노승들의 열반에 대해 좌선자세로 열반(座脫入亡)한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그것은 보기드문 현상이요, 나머지는 남은 자들의 연출이

있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입니다.

오면 가야 되는 것, 즉 생자필멸(生者必滅)은 우주의 불변의 법칙입니다.

성인도 영웅도 보통사람도, 아니 삼라만상 두두물물도 생멸은 피할 수 없습니다.

 

죽음을 피하지 못하는 데 인간이 종교는 왜 믿는가?

종교는 인간의 인격완성을 위한 수양이요, 마음의 위안이라는 것을

확철대오 해야 합니다. 전생에 복지은 바 없어 극빈 속에 살아야 하는

숙명을 타고난 사람이 종교에서나마 위안과 희망을 갖을 수 없다면

곧 바로 인생을 마감하겠지요. 참종교는 절망과 비통에 빠진 중생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며 내세를 위해 수행정진하고 복지을 수 있는 길로

인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아는 조계종의 모 대종사는 일생에 담배 한 가치를 가까이 하지

않았도 폐암으로 열반에 들었고,모 대종사는 술 한잔을 마시지 않았아도

간이 나빠열반에 드는 등 인생을 마감케 하는 병마는 고승 석덕과 중생에

차별을 두지 않습니다. 전생의 정업이 금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이 아름답고 신비한 우주, 이 세상의 희망사항, 즐거움 등 일체는 우리가

건강이 존재할 때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건강이 무너지고 죽음에

임박하여 혼돈이 이르르면 아무 의미가 없게 되고 맙니다.

 

바꿔말해 우리가 건강했을 때 신불(神佛)을 찾고, 화두삼매에 들고,

기도의 성취 등이 가능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혼돈에 이르르면 고통 속에

혼자서 먼 길(윤회)을 떠나는 것 뿐입니다. 윤회의 먼 길에 함께 가는 것은

살아 생전에 자신의 심전(心田)에 씨앗을 뿌려둔 정업일 뿐입니다.

우리, 아직, 혼돈이 오기 전 건강했을 때, 부지런히 마음공부를 잘하여

심전에 복되고, 좋은 인연의 씨앗을 많이 뿌려야 하겠습니다.

언제부터 인가, 사람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 가운데 복된 죽음의 모습을

두고 '부처 죽음처럼'이라는 말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부처님이 열반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마지막 법문을 하시고,

자상스럽게 부촉을 하시고 나서 자는듯이 호흡을 멈춘 모습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고승이 제자들에게 부촉하고, 속인이 자녀에게 부촉을

마치고 자는듯이 세연을 마치는 모습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은 평소 마음공부를 많이 한 공덕일 것입니다. 그러나, 혼돈과

공포가 몰려오는 죽음 앞에서는 만권의 경서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혼돈을 앞둔 임종자의 머리속은 텅 비어 백지로 돌아가는데,

그 많은 경서를 기억하겠습니까? 그 혼돈의 시간에 우리는

마음속에 오직 신앙의 대상인 부처님이나 관세음보살, 또는

나무아미타불을 외우면서 혼돈과 공포를 극복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무량수 부처님(나무아미타불), 저의 영혼을 거두어주소서"

"관세음보살님, 저의 영혼을 구원해주소서..."

그 기도문만이 혼돈속의 공포를 극복하며 영혼의 유체이탈을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죽음에 관한 短想 / 법철스님-

 


음악: Sophia/ Heart of the Ear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