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번 삶아야 명주실도 희어지고 . ./퇴계 이황

2011. 10. 21. 08:09사상·철학·종교(당신의 덕분입니다)/유교(儒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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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 삶아야지 명주실도 희어지고
백 번 삶아야지 명주실도 희어지고,
천 번 갈아야지 거울도 밝아지네.

百練絲能白 千磨鏡始明
백련사능백 천마경시명

- 이황(李滉 1501~1570)
 <김응순 수재의 시에차운하다[次韻金應順秀才]>
《퇴계집(退溪集)》(한국문집총간 29집)

 

  퇴계 선생이 도산(陶山)으로 자신을 찾아와 배우던 제자 김명원(金命元)에게 1556년에 지어준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당시 선생은 56세로 노년에 접어들고 있었고, 김명원은 23세의 혈기왕성한 청년이었다. 선생은 김명원이 술을 좋아하고 독서를 게을리하는 것을 걱정하였다. 누군가에게 보낸 편지에서 “응순(應順, 김명원의 자)은 타고난 자질이 뛰어난데도, 이전부터 독서를 열심히 하지 않는 듯하네.”라고 말한 적도 있었으며, <주계(酒誡)>라는 글을 지어 지나친 음주를 훈계한 적도 있었다.

  아마도 퇴계는 이 청년의 남다른 자질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기대가 컸던 듯하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자질을 가지고 태어났더라도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돌 속에 박힌 옥(玉)에 불과한 것이다. 퇴계는 다음의 시를 지어주며 젊은 제자에게 부단히 학문에 정진할 것을 당부하였다.

    고인을 따르기 어려워 길이 개탄하고 / 永慨難追古
    이름에 걸맞지 않아 많이도 부끄럽네 / 多慙未副名
    군이 찾아온 것은 자신에게 잘못이요 / 君來眞自誤
    내가 권면할 것도 성실뿐이로세 / 我勸亦徒誠
    백 번 삶아야지 명주실도 희어지고 / 百練絲能白
    천 번 갈아야지 거울도 밝아지네 / 千磨鏡始明
    늙은 나조차도 배움에 뜻 두었거늘 / 老夫猶有意
    젊은 그대가 헛되이 살려는가 / 年少肯虛生


  김명원은 과연 스승의 가르침을 저버리지 않았다. 2년 뒤에 생원시(生員試)에 합격하고, 다시 3년 뒤에는 문과에 급제하였으며, 임진왜란 때에는 도원수가 되어 왜적을 침입을 막는데 큰 공을 세워 정승의 지위에까지 올랐다.

 

글쓴이 : 양기정(한국고전번역원)

 

 




침묵의 힘

처음에 이 땅에서 살던 이들은 겸양과 자부심이 어우러져 있었다.
정신적인 교만이란 그들의 본성이나 가르침과 거리가 멀었다.
교묘한 혀의 힘을 말 못하는 짐승에 대한 우월함의 징표로 삼지 않았다.
그것은 인간에게 오히려 위험한 재능이었을 뿐이다.
그들은 침묵의 힘을 진심으로 믿었고,
완벽한 균형의 상징으로 생각했다.

침묵은 절대 평정이며, 몸과 마음과 영혼의 균형을 뜻했다.
완벽한 인격을 가진 사람은 더없이 고요하다.
큰 나무에 매달린 나뭇잎처럼, 빛나는 호수의 잔물결처럼
실존의 폭풍에 흔들리지 않는다.

글로 쓰여지지 않은 현자의 마음처럼,
이것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이상적인 태도이며 행동이다.
만약 현자에게 ‘침묵이란 무엇이오?’라고 묻는다면,
현자는 ‘위대한 신비’라고, ‘신성한 침묵은 그의 목소리’라고 대답할 것이다.

만약 ‘침묵의 대가는 무엇이오?’하고 물으면 현자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침묵의 대가는 자제와 진정한 용기, 끈기와 인내, 위엄과 존경이다.
침묵은 인격의 시금석이다.’



평화의 의미

평화 가운데 가장 중요한 평화는 영혼의 평화다.
영혼의 평화는 우주 자체와 온 우주에 고르게 존재하고 있는 힘,
인간 사이의 관계와 통일성을 인식함으로써 달성된다.
이는 곧 우주의 중심에는 위대한 정령이 있고,
위대한 정령은 온 우주에 고르게 존재하며,
모든 인간들 안에도 그가 존재하고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야말로 진정한 평화이며, 다른 평화는 이것을 반영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두 번째 평화는 사람들 사이의 평화이며,
세 번째 평화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평화다.
그런데 사람들의 영혼 안에서 평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사람과 사람, 나라와 나라 사이에 진정한 평화는 있을 수 없다.





별의 노래

우리는 노래하는 별,
별빛은 우리의 노래일세
우리는 하늘을 나는 불새
그 빛은 우리의 목소리일세.

우리는 길을 만들고,
영혼은 그 길을 지난다네.



Joanne Shenandoah / Prophecy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