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우주관(삼천대천세계)

2015. 3. 20. 14:20일반/생물·과학과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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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우주관(삼천대천세계)

불교에서는 하나의 태양을 중심으로 한 하나의 세계를 一小世界(일소세계)라 하는데 여기는 수미산을 중심으로 七山八海(칠산팔해)를 交互(교호)로 번갈아 두르고 鐵圍山(철위산)을 가장 밖에 있는 외곽으로 한 세계를 말한다. 그래서 九山八海(구산팔해) 즉, 아홉 산과 여덟 바다인데 그 이름이 다 있다.
현대 천문학에서도 太陽系(태양계) 밖에 銀河系(은하계)가 또 끝없이 많이 전개된다고 한다. 그래서 하나의 태양계를 중심으로 여러 유성이 도는 한 단위의 세계 즉 一小世界(일소세계)를 천개 합한 것이 小千世界(소천세계)요, 이 小千世界(소천세계)를 다시 천개 합해서 中千世界(중천세계)가 되고, 이 중천세계가 다시 천개 합해져서 大千世界(대천세계)가 된다. 
그래서 大千世界(대천세계)는 수치로 보면 십억소세계(十億小世界)인데 小千(소천), 中千(중천), 大千(대천)으로 합해서 말하면 천이 세 번 있으므로 삼천대천세계라고 한다.

※ 三千 大千 世界 ( 삼천 대천 세계 ) ※

★一小世界 : 須彌山(수미산)을 中心으로 七山八海를 交互(교호)로 두르고 鐵圍山(철위산)을 外廓(외곽)으로 한 世界를 말함 ( 하나의 태양 중심으로 한 세계) 
★小千世界 : 一小世界를 천개 합한 수의 세계
★中千世界 : 一小千世界를 천개 합한 수의 세계
★大千世界 : 一中千世界를 천개 합한 수의 세계
(모두 합하여 대천세계의 수량은 十億小世界 )
▶一小世界 X 1000 = 一小千世界= 千小世界
▶一小千世界 X 1000 = 一中千世界= 百萬小世界
▶一中千世界 X 1000 = 一大千世界= 十億小世界

 

안부 / 김시천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럴 사람이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걸

깨우치며 산다는건 또 얼마나 어려운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싶다. 

 

 

부끄러움에 대하여


 

부끄러움을 닦는 법(脩恥贈學者)〉/ 이안부

 


부끄러움이 있다면 부끄러워해야 한다.

부끄러움이 없어도 부끄러워해야 한다.

 

부끄러움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부끄러움이 없고,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은 반드시 부끄러움이 있다.

때문에
부끄러운데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능히 부끄러움이 있게 되고,

 부끄러운데 부끄러워하면 능히 부끄러움이 없게 된다.

부끄러운 일에
부끄러워함이 있는 사람은

그 부끄러움을 가지고 부끄러워하고,

부끄러운 일에 부끄러워함이 없는 사람은

부끄러움이 없음을 가지고 부끄러워한다.

부끄러움을 가지고
부끄러워하는 까닭에

부끄러움이 없게 되려고 생각하게 되고,

부끄러움이 없음을 가지고 부끄러워하는 까닭에

부끄러움이 있으려 생각하게 된다.

부끄러운데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능히 부끄러움이 있게 되고,

부끄러운데 부끄러워하면 능히 부끄러움이 없게 된다.

 

이것을 일러 부끄러움을 닦는다고 한다.

요컨대 이를 닦아 힘써 행할 뿐이다.



이만부(李萬敷, 1664-1732)의

 

부끄러움을 닦는 법(脩恥贈學者)〉이란 글이다.

 
원문이 모두 98자인데
이 가운데 부끄러울 치(恥)자가

무려 35회나 나오는 재미있는 글이다.

그는
부끄러움이 참 많았던 사람인 모양이다.

부끄러움이 있는 것이 부끄럽고,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 또 부끄럽고,

 

부끄러운 일을 해 놓고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 부끄럽고,

부끄럽지 않다고 감히 말하는 것이 또 부끄럽고,

부끄러우니까 부끄럽지 않으려고 다짐하고,

 

부끄럽지 않다는 그 생각이 부끄러워서

부끄럽지 않으려고 다짐하고 그랬던 모양이다.

 

장난스런 글이지만

담긴 내용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

 


송익필(宋翼弼, 1534-1599)은
만족과 불만(足不足)〉이란

40구 280자에 달하는 장편의 시를 남겼다.

군자는
어찌하여 늘 스스로 만족하며

소인은 어찌하여 언제나 부족한가.

부족해도 만족하면 늘 남음이 있고

족한데도 부족타 하면 언제나 부족하네.

 
여유로움 즐긴다면
족하지 않음 없지만

부족함을 근심하니 언제나 만족할까.

때에 맞게 순리 따르면 또 무엇을 근심하리

하늘 원망하고 남 탓해도 슬픔은 끝이 없네.


내게 있는 것을 구하면 족하지 않음이 없지만

밖에 있는 것을 구하면 어찌 능히 만족하리.
한 표주박의 물로도 즐거움은 남아돌고

값비싼 진수성찬으로도 근심은 끝이 없네.


고금의 지극한 즐거움은 족함을 앎에 있고

천하의 큰 근심은 족함을 모름에 있도다.


진(秦) 이세(二世)가 망이궁서 베개 높이 했을 젠

죽도록 즐겨도 부족할 줄 알았었지.


당 현종이 마외파에서 길이 막혔을 때엔

다시 태어난다 해도 부족하다 했었네.


필부의 한 아름도 족함 알면 즐겁고

왕공의 부귀도 외려 부족하다오.


천자의 한 자리도 족한 것은 아닐진대

필부의 가난은 그 족함 부러워라.

 

 


부족함과 족함은 모두 내게 달렸으니

바깥 물건 어찌하여 족함과 부족함이 되리오.
내 나이 일흔에 궁곡(窮谷)에 누웠자니

남들이야 부족타 해도 나는야 족해.


아침에 만 봉우리에서 흰 구름 피어남 보노라면

절로 갔다 절로 오는 높은 운치가 족하고,


저물 녁엔 푸른 바다 밝은 달 토함을 보면

가없는 금 물결에 안계(眼界)가 족하도다.

 
봄에는 매화 있고

가을엔 국화 있어 피고 짐이 끝 없으니

그윽한 흥취가 족하고


책상 가득 경서엔 도의 맛이 깊어 있어

천고를 벗 삼으니 스승과 벗이 족하네.


덕은 선현에 비해 비록 부족하지만

머리 가득 흰 머리털,

나이는 족하도다.

 
내 즐길 바 함께 함에 진실로 때가 있어

몸에 책을 간직하니 즐거움이 족하도다.


하늘을 우러르고 땅을 굽어보아

능히 자재로우니

하늘도 나를 보고 족하다고 하겠지.


        君子如何長自足 小人如何長不足
        不足之足每有餘 足而不足常不足
         
        樂在有餘無不足 憂在不足何時足
        安時處順更何憂 怨天尤人悲不足
         
        求在我者無不足 求在外者何能足
        一瓢之水樂有餘 萬錢之羞憂不足
         
        古今至樂在知足 天下大患在不足
        二世高枕望夷宮 擬盡吾年猶不足
         
        唐宗路窮馬嵬坡 謂卜他生曾未足
        匹夫一抱知足樂 王公富貴還不足
         
        天子一坐知不足 匹夫之貧羨其足
        不足與足皆在己 外物焉爲足不足
         
        吾年七十臥窮谷 人謂不足吾則足
        朝看萬峯生白雲 自去自來高致足
         
        暮看滄海吐明月 浩浩金波眼界足
        春有梅花秋有菊 代謝無窮幽興足
         
        一床經書道味深 尙友千古師友足
        德比先賢雖不足 白髮滿頭年紀足
         
        同吾所樂信有時 卷藏于身樂已足
        俯仰天地能自在 天之待我亦云足


원문을 보면 매 구절마다 족할 족(足)자로 끝맺고 있다.

족(足)자가 무려 36번이나 나온다.

만족할 줄 알면 삶이 문득 즐거운데,

사람들은 만족을 몰라

자신의 인생을 막다른 길로 몰아넣는다.

 

가진데서 더 가지고 싶어

남의 것을 넘본다.

나는 욕심부리지 않고 살다 가겠다.

부족한대로 만족하며 기쁨이 샘솟는

가뜬한 삶을 살겠다.


글쓴이 : 정민 교수




My Love / Giovanni Marr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