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를 얻는 3가지 방법

2016. 1. 24. 18:20사상·철학·종교(당신의 덕분입니다)/유교(儒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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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를 얻는 3가지 방법

3가지 방법으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명상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아주 고상한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모방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가장 쉬운 방법이나
덜 만족스러운 방법이다.
세 번째 방법은 경험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가장 어려운 방법이다.
(공자)

- 레프 톨스토이의《어떻게 살 것인가》중에서 -

 


 

삼거리 국밥집 / 이진희

 

거대한 우주의 한 귀퉁이

본래 나는 무엇이었을까 뜨거운 국밥을

​휘휘-젓던 후후-불어 식히던

국에 말아 나온 밥을 허겁지겁 삼키던 당신은

국밥이란 우아하게 먹어선 안 되는 밥

갓 삶은 머리고기를 ​ 바르는 뜨거운 손

그 손이 세월의 눅진한 돼지기름을 묻히기 오래전부터

어두컴컴한 자궁 속에서 맡아지던 누린내

당신도 나도 손과 함께 머리라는 것을 달고 태어나

한 번쯤은 지나치게 뜨거운 사랑에 화들짝 데이고 나서

묵묵히 마주 앉아 어쩌면 홀로 꿋꿋한 척 떠먹던

그 첫 숟갈을 기억할 것인데

지난날을 떠올리는 것은 머리인가 가슴인가

뼈에서 떼어낸 부드러운 살코기나 비계처럼

능숙한 손질 몇 번으로 머리와 가슴은 분리 가능한가

당신이 우주의 먼지라면 나 역시 마찬가지

뼈에 들러붙은 살점처럼 한 몸이었던

삼거리가 없고 누추한 국밥집 따위는 사라진 어느 도시에서도

사랑은 있고 사랑은 없고 사람은 있고 사람 같은 사람은 희박하지만

 

있을 것이다 뜨겁고 미끈거리는 두 손을

빛바랜 앞치마에 아무렇지 않게 스윽 닦으며

천국은 아니지만 지옥도 아닌 누린내 가득한 그곳으로

어서 들어오시라고  반기는

아무리 해도 꽉 닫히지 않는 미닫이 출입문이 두고두고 달린

사람의 밥집, 희미한 별처럼 박혀 있는 그곳이​

 

*2015 <시산맥>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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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냄새 물씬 나는 세상을 봅니다.
배부르고 등 따시면 그만이라는 시대도 멀어진 지금,
우아함과는 어울리지 않아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먹는 훈김입니다.
살아가는 지혜는 왜 문득 누추함에서 시작될까요.
지극히 일상적인 게 진리라는 게 딱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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