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스님 / 논설위원·대구불교대학 학장 주-객관이 사라지면 가을이 가고 본분사(本分事)를 묻는 수좌들은 동안거 결제에 들어갔다. 내가 거처하는 팔공산 동화사 비로전 다실에는 두 개의 족자가 있다. 글씨가 있는 족자와 아무 글도 없는 빈 족자이다. 글이 있는 족자는 아필(雅筆)로 유명한 용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