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펀드와 변액유니버셜 3탄

2007. 6. 6. 10:25일반/금융·경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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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식펀드와 변액유니버셜 3탄
글쓴이 : 송영욱 (새빛인베스트먼트 자산운용 이사)

최근 몇 년간 변액유니버셜 보험과 적립식펀드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어느 것이 더 좋은가에 대한 논란이 끈이지 않았다. 사실 변액유니버셜 보험과 적립식펀드는 서로 그 성격과 목적이 다른 상품이기 때문에 획일적인 기준을 가지고 비교한다는 것이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필자가 우연치 않게 보험사 직원들이 제작한 변액유니버셜과 적립식펀드 비교자료를 본 적도 있고, 각종 인터넷사이트의 재테크칼럼에서 이 2가지를 비교하는 글도 보았는데, 몇 가지 오류가 있어 지적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오류를 통해 볼 때 적립식펀드와 변액유니버셜의 비교자료는 보험판매인들이 변액유니버셜을 판매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변액유니버셜은 보험이지 펀드가 아니다. 따라서 펀드인 것처럼 설명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고, 더 나아가 펀드보다 낫다고 하는 것도 잘못된 설명이다.

첫째, 변액유니버셜은 10년 이상의 장기투자가 가능하고, 적립식펀드는 장기투자가 불가능하다?

적립식펀드는 실제로는 만기가 없다. 10년 이상 투자도 가능하다. 다만,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3년 전후에 환매할 뿐이다. 따라서 장기운용이 ‘불가능’하다고 비교한 자료는 옳지 않다.

둘째, 변액유니버셜은 비과세 되고 적립식펀드는 과세되므로 변액유니버셜이 유리하다?

과세유무에 따라 무조건 변액유니버셜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변액유니버셜은 ‘10년 이상 유지’해야 하고, 보험차익이 있는 경우 그 ‘보험차익’에 대해서만 비과세된다. 반면 적립식펀드는 1년을 유지하든 10년을 유지하든 ‘기간에 상관없이’ ‘주식매매차익에 대하여 비과세’된다. 다만 이자-배당소득이 있는 경우 이에 따른 부분에 대해서만 과세가 된다. 적립식펀드 가입자가 대부분 ‘주식형’적립식펀드에 가입하고 있어 실제로는 세금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셋째, 변액유니버셜은 펀드변경이 가능하고 적립식펀드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사실은 적립식펀드도 전화 한 통화로 펀드를 변경할 수 있다. 따라서 적립식펀드의 펀드변경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적립식펀드는 펀드변경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아서 펀드변경의 형태나 방식이 변액유니버셜과 다를 뿐이다.

넷째, 변액유니버셜은 중도인출이 가능하고 적립식펀드는 불가능하다?

적립식펀드는 일반적으로 중도인출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일부환매 또는 중도환매 등의 용어를 사용한다. 인출이나 환매나 사실상 돈을 빼는 것은 똑같다. 따라서 형태나 방식만 다를 뿐 적립식펀드의 중도인출도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또한 변액유니버셜의 경우에는 보통 주계약 해약환급금의 60%(총납입보험료의 60% 아님) 내외에서만 인출이 가능하지만, 적립식펀드는 그 당시 평가액의 100% 까지 인출(환매)가 가능하다.

또한 중도에 해약을 하게 되면 변액유니버셜의 경우에는 원금보다 훨씬 적은 해약환급금만 받을 수 있지만, 적립식펀드는 그 당시 평가액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선취형 펀드는 환매수수료도 없음. 후취형 펀드는 보통 직전3개월간 이익분에 대한 환매수수료가 있음).

다섯째, 적립식펀드의 수수료가 변액유니버셜 수수료보다 많다?

변액유니버셜의 수수료는 0.7% 내외이고 적립식펀드(주식형의 경우)는 2.5%내외다. 적립식펀드의 비용이 더 많은 것 같지만, 이는 변액유니버셜의 숨겨진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비교이다. 왜냐하면 변액유니버셜은 수수료 이외에 사업비(15%내외-보험상품마다 다름) 및 위험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므로 적립식펀드에 비해 훨씬 많은 비용이 든다.

이 부분에 대해 7년 이후부터는 사업비가 없어서 장기적으로 보면 변액유니버셜의 수익률이 높다고 설명한 내용들이 있다. 이는 단순히 수수료를 기준으로 판단해 장기로 가면 갈수록 변액유니버셜의 수익이 높다고 하는 것인데 필자는 이에 동의할 수 없다. 왜냐하면 적립식펀드는 사업비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립식펀드는 변액유니버셜의 사업비에 해당하는 부분만큼을 7년 동안 재투자해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또한 변액유니버셜은 사업비 외에도 위험보험료 부분이 계속해서 빠져나간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적립식펀드와 변액유니버셜을 비교한 자료를 보면 적립식펀드는 3년 내외의 단기상품으로 변액유니버셜은 10년 이상의 장기상품으로 설명하면서, 수수료 부분을 설명할 때는 적립식펀드가 10년 이상의 장기상품인양 비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여섯째, 변액유니버셜은 추가납입이 가능하고 적립식펀드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비교도 옳지 않다. 왜냐하면 적립식펀드도 추가납입,증액, 감액 모두 가능하기 때문이다. 방법도 전화 한통화로 가능하다. 또한 변액유니버셜은 보통 2년 내외의 의무납입기간이 있지만, 적립식펀드는 그러한 강제조항이 없다. 설령 만기를 3년으로 잡았어도 1년만 납입하고 추가납입 하지 않아도 된다.

일곱째, 변액유니버셜의 수익률이 높고 적립식펀드의 수익률이 낮다?

이렇게 비교한 자료는 정말 어불성설이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변액유니버셜의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적립식펀드에 비하여 높다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정액보험보다 높다고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투자수익률면에서는 단연 적립식펀드가 높다고 보아야 한다. 변액유니버셜 보험이 일부 보험상의 보장을 해주면서 보험료의 일부는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인데, 어찌 펀드수익률보다 높을 수 있겠는가? 만약 보험상 보장혜택이 있는 변액유니버셜이 정말로 펀드보다 수익률이 높다면 모든 사람이 다 대출이라도 받아서 변액유니버셜에 몰빵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자신의 상황과 목적에 부합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적립식펀드가 낫다 혹은 변액유니버셜이 더 낫다’는 등의 논란은 출발부터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이는 사과와 닭고기 중 어느 것이 좋으냐와 다를 바가 없다. 비타민이 부족한 사람은 사과가 더 좋을 것이고, 단백질이 부족한 사람은 닭고기가 더 나은 것이다. 그러므로 더 이상 이러한 논란에 휩싸이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서 필자의 소견은 ‘상품가입목적’에 따라 다음과 같은 선택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첫째, 자산증식이 주목적이라면 변액유니버셜보다는 적립식펀드를 선택하라.

둘째, 보험사고에 대한 보장이 주목적이라면 변액유니버셜보다는 저축보다는 보장이 중점인 (순수)보장성보험을 선택하라.

셋째, 고액자산가로서 상속-증여 등으로 인한 세금을 줄이고 싶다면 변액유니버셜을 선택하라.

즉, ‘보험’은 자산증식차원보다는 보험목적에 부합하게 설계하면 되고, ‘자산증식을 위한 투자’는 순수투자형상품인 펀드와 같은 투자형상품으로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볼 때 자산증식보다 절세가 중요한 고액자산가는 변액유니버셜이 유용할 것이며, 일반 직장인이나 자영업자와 같은 중-서민층은 적립식펀드에 저렴한 보장성보험을 가미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송영욱 ‘재테크에 성공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36가지’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