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령친화 및 한방용품 산업현황

2007. 8. 8. 17:01일반/노인·의료·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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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7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는 부산테크노파크 고령친화용품산업화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실버산업전문가포럼과 의료기기산업전문가포럼이 공동 주관한 ‘고령친화용품 소비자 안전 및 한방용품산업 발전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허영 전기연구원 전자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장은 ‘고령친화한방용품 및 e-health 산업현황’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한의학이 실버산업의 주요 영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방 전용 의료기기에 대한 품목분류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e-health 의료기기 기술개발을 위한 국가 R&D 계획이 수립, 실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표 내용 중 주요 부분을 요약, 게재한다.

                                                                                                                  <편집자주>


인구 고령화로 특화된 새로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령친화 의료기기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규모는 2004년 4,800억원에서 2008년에는 8,5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미국, 유럽, 일본은 의료기기 산업이 유망산업으로 정착하며 관련 분야의 연구가 활발하다. 미국은 정부정책에 의한 산업 육성보다는 생명의료공학 및 재활기술을 노인의 건강과 기능향상에 적용하는 것을 장려해왔다. 1974년 국립고령화연구소(NIA, 생명의료과학)와 1978년 국립장애재활연구소(NIDDA, 재활공학)이 설립되었고, 이 두 연구소를 중심으로 노인을 위한 보조기기 기술 연구개발 지원사업이 펼쳐졌다.


미국·유럽은 연구 인프라 주력, 일본은 정부정책 주도


유럽은 고령친화 의료기기 관련 산업분야 활성화를 추구하면서 노인의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1991~1999년 장애인·노인 재활기술개발을 위해 TIDE(Technical Initiative for Disable and Elderly People) 정책을 추진했고, 1994년부터 2006년까지 5년 주기로 FP(Five year Framework Program)을 진행했다. 1차는 장애인·노인을 위한 정보통신 응용기술 개발, 2차는 생명의학 등 다학제 연구를 통한 노인의 삶의 질 제고, 3차는 공중보건 및 질병예방을 위하 식품안전, 생명공학에 각각 중점을 두었다.

일본은 정부 주도로 노인복지와 산업육성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고령친화산업을 유망산업으로 육성한 케이스다. 1990년대 초반 노인복지정책인 ‘골드플랜’과 ‘복지용구연구개발에 관한 법’을 마련해 신산업 육성의 물꼬를 텄다. 이어 1992년부터 후생성은 48개 지자체에 개호실습보급센터를 설치해 의료기기 용품 체험 전시 및 상담 서비스를 실시했다. 2000년 개호보험 시행 이후 일본 고령친화산업은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령친화산업이 초기 단계인 우리나라는 고령친화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추진 기반을 조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력 직속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설립되었고, 2005년 9월 위원회 산하 기구로 ‘고령친화산업팀’이 만들어졌다. 또한 정부는 고령친화산업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고령친화 의료기기 산업은 중급 이하 기술제품 중심으로서, 영세 중소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술수준은 선진국을 100으로 봤을 때, 약 70 정도의 수준이고, 제품개발을 위한 전문 인력도 부족하다.

고령친화의료기기에 국가적인 연구개발 지원도 미흡하다. 제품 표준도 마련돼 있지 않고, 인증 및 시험시설도 태부족이다. 대학, 연구기관, 지원기관 등 산업계 활성화를 위한 기반이 어느 정도 구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지원체계가 부재한 상태다. 따라서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특화된 의료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준비가 부실한 상황이다.


국내 한방의료기기산업, 영세성 탈피와 표준화가 관건


그렇다면 한방의료기기 산업분야는 어떨까.

한방의료기기는 목적에 따라 진단기, 치료기로 구분되고, 사용주체에 따라 한방의료기관에서만 사용하는 한방전용의료기기와 한·양방 겸용의료기기로 구분된다.

국내에서 자체 개발된 한방의료기기는 전체 의료기기의 7%에 불과하다. 이는 영세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단순한 저가제품 생산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2000년 기준, 한방전용의료기기 제조사는 34개사, 한·양방 겸용 의료기기 제조사는 143개에 불과하다.

반면 국내 한방의료기기의 의공학적 기술수준은 타국가보다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돼 그나마 위안이 된다.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은 50~70 정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술적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한방의료기기 개발 부진은 우선 한의학 의료기술의 객관화 및 표준화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국내외 한방의료기기 산업에 대한 기초 통계와 한방 전용 의료기기에 대한 품목분류 기준 체계가 부재한 것도 원인이다. 대체의학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양·한방 겸용 의료기기에 대한 국산제품의 경쟁력도 뒤떨어진다. 국내 업체의 영세성으로 인해 R&D 투자도 부진하다. 이들 원인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