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불제자의 기도문
청정한 진리 그 자체로 언제 어디서나 상주하시는 <비로자나 부처님>이시여!
시시각각 곳곳마다 그 진리를 발현하시는 수많은 <노사나 부처님>이시여!
우리를 제도하러 인간의 몸으로 오신 <석가모니 부처님>이시여!
법신法身을 믿사오며, 보신報身을 믿사오며 화신化身을 믿나이다.
세 부처님은 한 몸이시며 그러면서도 한 몸은 또 세 몸이신 그 분을 저희
들은 근본 스승으로 받드나이다. 모든 이의 스승이신 그 부처님을 믿사오
며, 그 부처님의 말씀이신 <화엄경>의 말씀을 믿사오며, 그 말씀을 실천하
는 보살 승단을 예배하고 공경하나이다.
그리하여 손에는 항상 경전을 놓지 않겠으며, 마음은 언제나 법계法界를
관觀하겠으며, 가는 곳마다 보현보살의 행원行願을 실천하겠으며, 매 순
간마다 문수보살의 지혜를 떠 올리겠나이다.
대승불교의 본질은 저희같이 어리석은 중생의 마음에 있고, 중생의 마음이
세상의 모든 것을 간직한다는 <대승기신론>의 말씀을 수행방법으로 받드나
이다. 그리하여 이 마음에는 지혜롭고 청정한 기능이 있음을 추호도 의심
치 않고 저희들이 일상에서 행하는 몸짓이며 말이며 생각들은 원인과 결과
가 딱닥 들어맞는 그런 부가사의한 업의 기능이 실재함을 믿나이다.
일심의 청정함을 믿사옵고, 그 일심위에서 열두 가지로 인연 따라 생성하고
다시 소멸하는 현상들이란 그저 덧없고 부질없는 줄을 믿나이다. 그리하여
형편에 알맞게 각종 보시를 두루두루 행하고, 술 안 먹고 바람 안 피우는
등 추상은 대승의 율법을 지키며, 남들이 하는 칭찬이나 험담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나깨나 쉬지 말고 정진하며, 틈틈이 명상수련하며, 하염없는 지혜
를 발휘하겠나이다.
지나온 잘못을 생각하면 후회스럽고 너무도 부끄럽나이다. 참회하고 또 참
회하옵나이다. 이 몸이 부처되는 그날까지 금계禁戒를 몸에 항상 지니며
본원本願을 성취하겠나이다.
불법을 옹호하는 화엄의 신중들은 부처님의 이런 제자들을 옹호하시고, 오
탁악세의 말법시대를 살아가는 불제자가 부처님의 법을 영원히 이어갈 수
있게 보호하시고, 제자들 저마다의 업장을 소멸하여 세세생생 보살도를 실
천하여 끝내는 해탈을 얻게 감찰하소서.
부처님! 새해에는 이런 제자가 되게하소서.
이 제자가 잘 수행하여 제 모습을 보기만하여도 그 모습 보는 이가 단박에
복스러워지고, 제 음성을 듣기만 해도 저들이 모두 평안하게 하옵소서.
물 한 모금 마셔도 대자연의 공덕을 알게 하시고 밥 한 술을 떠도 이 모두
가 동포들의 땀임을 알게 하옵소서. 바라옵고 또 비나이다. 빈 골짜기에
메아리 회답하듯, 맑은 연못에 달그림자 비치듯 저희 제자들로 인하여 곳
곳마다 법신이 상주함을 증명하게 하소서.
불교신문 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