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12. 21:12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正法眼藏은 누구에게 부촉하셨습니까?"
"공들이는 자에게 부촉하였느니라."
제자들이 말이 없으니 노사께서 이어,
"나의 게송을 들으라.
형상이 없는 것이니
텅 비었다는 것도 없으며
비지 않았다는 것도 없나니라."
"다시 하실 말씀은 없습니까?"
"다시 할 말 없다."
한참을 게시더니 눈을 바로 떠 우주를 집어삼키신 후 석 삼자를 가로 그으시더니
한 획 내려 가르시니 아무도 그 뜻을 알지 못하더라.
잠시 후 조용히 寂滅에 드시니 초파일을 여드레 앞둔 삼월 삼십일,
양력으로 천 구백 팔십 오년 오월 십구일 아침이었다.
전국에서 많은 대중들이 별안간 모여들었다. 사람으로 산을 이루고 인간들로 바다를
이룬 다비장! 이들은 도대체 누군가? 길고도 긴 행렬 뉘 위해서였던가?
허나, 저 初生時에 지었던 오색 찬란한 해 무리가 다시 찾아 드니 모두 큰 스님의
법력이라 놀라고 황홀해 하였다. 불이 꺼질세라, 해무리도 또한 사라져 버렸다. 이 무슨 경사이겠는가?
외마디 찬 기러기 울음소리 하늘 멀리 뻗쳤도다.
이제 老師는 어디에 계신가? 여기 잊지 못할 일들이 있다.
만공스님께서 경허스님의 진경에 頌해 讚을 붙이셨는데,
빈 거울에는 본래 거울이 없고
깨달은 소는 일찌기 소가 아니로세.
소도 아니고 거울도 없는 곳곳마다에
살아 있는 눈 자유로이 술과 다못 색이로다.
이어 만공스님께서 스스로 자찬에 이르시기를 ;
나는 너를 여의지 않고
너는 나를 여의지 않았도다.
너도 나도 낳기 이전에는
미심커라 이 무엇인고?
혜암스님께서 자찬하시되 ;
너는 너라는 그 <너>가 아니요
나는 나라는 그 <나>가 아니라.
나와 너 둘이 없는 그 곳에
즉시 본래의 너와 나로다.
선사의 세수는 100이요, 법랍 86년이며 석존후 77대이시다.
여기 이제 仝年 만공스님 제삿날 지으신(음력 1984. 10.20.) 한 만장으로
잠시 선사의 가신 곳을 엿보고자 한다.
태어나 한 티끌 맑은 바람 일구고
떠나서는 맑은 못 가운데 달그림자 흐르네.
인연 벗어 몸 버리니 어디로 갔는고
한양성 밖에 물은 東으로 흐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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