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인가?

2008. 7. 17. 13:1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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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인가? / 법정거사님 글


 혼돈(混沌)이 나뉘기 이전의 회매(晦昧)가 허공을 이루고,

이 허공이 맺히고 엉키면서 이 몸과 마음과 이 세계를 이루었으니,

지금의 이 세간상(世間相)이 바로 그렇다는 말입니다.

그 근본은 성품도 모습도 작용도 없으면서,

능히 인연에 감응(感應)하여 중생의 마음 속에 항하사(恒河沙)같은

만상(萬像)을 나투되, 마치 빈골짜기의 메아리인 양 화현(化顯)한

것이 바로 현전(現前)하는 제법실상(諸法實相)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일체 만유(萬有)는 자체성(自體性)이 없는,

전혀 허환(虛幻)한 것인데, 그렇다면 지금 면전에 전개되고 있는

일체의 현전상(現前相)은 ― 자·타(自他)와 유정(有情) 무정(無情)을

막론하고 ― 이 모두가 다 자기 마음이 변해서 나타난 것일 뿐임을

알 수 있으며, 따라서 우리가 일상에 보고 듣고 하는 모든 것은 몽땅
제가 스스로 '제 마음'을 보고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요는, 하나의 영성(靈性)이 스스로 연려(緣慮)의 기능이 있으므로,

이것을 취하여 <나의 마음>으로 삼고는, 이 사고(思考)가 다시

사고의 흐름 가운데서 헛되이<사고하는 사람>을 지어내서는,

이것을 <나>로 여기게 된 것이니,

··· 결국 <나 있음>도 <나 없음>도 다 이 <성품도 모양도 작용도

없어서>, 찾으면 아무데도 없는 영각성(靈覺性)일 뿐이요,

이것이 바로 법성신(法性身)이며, 이것이 바로 일체만유의 의지처

(依支處)인 것입니다.


 요약컨대, 그 어디에도 <의지함이 없고 머무름이 없는 지혜>를

이끌어서, 생각이 다하여 근원으로 돌아가면, <참 나>(眞我)의

몸은 본래 온 누리에 두루하여 미치지 않는 데가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마음뿐인 도리>(唯心之理)를 최상승(最上乘) 법문이라

하는 것이며, 모든 경전과 논서의 요지가 한결같이 <마음을 밝히

라>는 한 마디 뿐, 다른 도리가 있는 게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 법정거사님의 문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