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쯤 마셔도 향기는 처음 그대로 / 추사 김정희
2008. 7. 17. 13:17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꿈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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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강갤러리
반쯤 마셔도 향기는 처음 그대로 / 추사 김정희
고요히 앉는 곳에 차를 반쯤 마셔도 향은 처음 그대로요 묘한 작용이 일때, 물은 흐르고 꽃이 피네.
靜座處 茶半香初 妙用時 水流花開
* 추사는 초의나 백파선사와 교류하면서 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茶半香初는 禪心初心과 같은 의미이다. 선의 마음이란 마음속에 깃든 어린이와 같은 순진 무구한 처음 때묻지 않은 첫마음으로 생각과 언어가 끊어진 자리이다.
<차를 반쯤 마셨는데 향은 처음 그대로요>, 즉 고해를 살아오면 서 세파에 시달렸지만 항시 순진한 마음을 간직한 깨달은 사람은 초심을 잃지 않는다고 하겠다.
그 첫마음을 일상에서나 죽는 순간에도 잃지 않고 간직할 수 있도록 수도자는 끊임없이 정진하고 있는 것이다.
묘한 작용 일어 물 흐르고 꽃이 피면 보는 것마다 불국토요, 진여 이니 세계가 일화一華라. 뭇 중생을 제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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