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껍질벗고 / 허응보우

2008. 7. 17. 14:2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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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수아비 껍질벗고 / 허응보우

 

 

   허깨비가 허깨비의 고향에 돌아가는구나

   50여년 온갖 미친 놀이 끝냈으니

   세상의 영욕을 모두 마치고

   중의 허수아비 껍질 모두 벗고

   푸른 하늘에 오르다

 

 

   幻人來入幻人鄕 

   五十餘年作戱狂

   弄盡人間榮辱事 

   脫僧傀儡上蒼蒼   

 

 

 

* <허응답집>에 있는 虛應普雨(1515-1565) 스님의 열반송이다.

스님은 禪敎 양종을 부활시킨지 반년이 못되어 398건의 상소가 날아 들어왔다고 한다.

서슬퍼런 억불정책에 저항하다 제주도에 유배되어 어처구니 없이 잔혹하게 입적하였다(힘이 장사인 스님에게 10명의 장사들과 격투기를 시키며 며칠간 피를 토해 죽게했다고 전함). 

 

신돈과 함께 요승과 대사를 넘나든 大器가 죽음을 봄바람처럼 맞이하며 허허롭게 옷 벗고 蒼蒼한 하늘로 떠나시는 당신의 모습이 시에서 섬뜩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