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귀감(禪家龜鑑)
15. 마음의 계율(心戒)
음란하면서 참선을 하는 것은 모래를 쪄서 밥을 지으려는
것과 같고 살생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자신의 귀를 막고
소리를 지르는 것과 같고 도둑질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밑 빠진 그릇에물이 가득 차기를 바라는 것과 같고
거짓말을 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똥으로 향을 만들려는
것과 같다
이런 것들은 비록 많은 지혜가 있더라도 모두 악마의 길을
이룰 뿐이다
덕이 없는 사람은 부처님의 계율을 의지하지 않고
몸(身)·입(口)·생각(意) 등 삼업(三業)을 지키지 않는다
게으르고, 나태하고, 남을 깔보고 시비를 걸어 따지는 일을
일삼는다 굳게 다짐한 마음의 계율(心戒)을 한번 깨뜨리면
온갖 허물이 함께 생겨난다
만약 계율을 지키지 않으면 다음 생에 비루먹은
여우의 몸도 받지 못한다는데 하물며 청정한 깨달음의
열매를 바랄 수 있겠는가
계율을 존중하기를 부처님을 모시듯이 한다면
부처님이 항상 곁에 함께 하시는 것과 같다
모름지기 풀 한 포기의 생명을 아꼈던 초계(草繫)의 일화와
거위의 생명을 구하려고 대신 자신의 피를 흘렸던
아주의 일화를 본보기로 삼아야 하겠다
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탐욕을 끊고 애욕을
없애야 한다
애정은 윤회의 근본이 되고, 정욕은 몸을 받는 인연이 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음탕한 마음을 끊지 못하면
번뇌의 티끌 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하셨고
"애정이 한 번 얽히게 되면 사람을 끌어다가
죄악의 문에 처넣는다"고 하였다
애욕에 목마름은 애정이 너무 간절한 상태를 말한다
자유롭고 걸림이 없는 맑은 지혜는 모두 선정에서 나온다
어떤 경계나 상황을 당하여서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을
생겨나지 않음(不生)이라 하고
생겨나지 않는 것을 생각이 없음(無念)이라 하고
생각이 없는 상태를 해탈이라고 한다
계율, 선정, 지혜는 하나를 들면 셋이
함께 갖추어져 있는 것이어서 홀로 성립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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