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삼부경(淨土三部經)
제二장 정종분(正宗分)
제六절 미륵보살과 여러 대중에게 권유(2)
첫째의 죄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먼저 그 五악(惡)중에서 첫째의 죄악에 대하여 말하리라.
무릇 천신이나 인간을 비롯하여 곤충 등의 미물에 이르기
까지 매양 갖가지 악한 행동을 하는데, 강한 자는 약한 자
를 억누르고, 또한 서로 해치고 죽이고 하며, 잡아먹고 먹
히고 하느니라. 그래서 착한 일을 할 줄 모르고 극악무도
하여 그 과보로 재앙과 벌을 받게 되며, 필경에는 악도에
떨어져 한량없는 괴로움을 당하게 되는 것이니라.
천지 신명은 모든 중생의 소행을 기억하여 그 죄업을 용서
하지 않는 것이니, 그러기에 가난한 사람과 천한 사람, 거
지와 고독한 사람, 귀머거리, 소경벙어리 바보 또는 포악한
자, 미치광이, 병신 등의 차별이 있는 것이니라.
그러나 한편 존귀한 사람이나 부자나 지혜가 밝은 사람들
이 있는데, 그들은 모두 과거에서 자비롭고 효순하여 선을
닦고 덕을 쌓은 과보이니라.
세상에는 영원히 변치 않는 인간의 떳떳한 도리가 있고,
나라에도 그 국법에 따른 감옥이 있어서, 죄를 삼가하지 않
고 법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그 악의 죄보로 감옥에 들어가
게 되어, 벗어나려 하여도 모면하기 어려운데, 이러한 일
은 이 세상에서도 눈앞에 흔히 볼 수 있는 사실이니라.
그런데 수명을 마치고 후세에 받는 괴로움은 더욱 심각하고
험난하여, 어두운 저승에 들어가서 다른 못된 몸으로 태어
나서 받는 고통은, 마치 이 세상 법에서 지극히 무거운 형
벌을 받는 것과 같으니라.
그래서 악업의 힘으로 피할 길 없이 三악도(惡道)의 한량
없는 고뇌를 받는 것이니, 이와 같이 그 업에 따라 몸을
바꾸고 태어나는 처소를 달리하여 그 수명은 혹은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한데, 정신은 자연히 그 몸에 따라 굴러가느
니라.
그리고 태어날 때는 혼자이나, 전생에 원한이 있으면 서로
같은 곳에 태어나서 보복하여 마지않으며, 그 악업의 종자
가 다하기 전에는 서로 떠날래야 떠날 수도 없느니라. 이와
같이 그러한 악도(惡道)에 굴러다니며 나올 기약이 없고 벗
어날 도리가 없으니,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이렇듯, 천지에는 자연히 엄연한 인과의 도리가 있는 것이
니, 비록 선과 악을 행하고 바로 즉시에 안락하고 괴로운
처소에 이르지는 않는다고 할지라도, 조만간에 반드시 그
죄보를 받지 않을 수는 없느니라.
그래서 이러한 것을 "첫째의 죄악"이라 하고 ,그 과보로써
현세에 받는 괴로움을 "첫째의 고통"이라하며 후세에 받을
죄보를 "첫째의 불길"이라 하나니, 그 지독한 고통은 마치
타오르는 맹렬한 불로 그 몸을 태우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나 이러한 혼탁한 세상에서도 능히 마음을 가다듬어
사악한 마음을 억제하고 행동을 바르게 하며, 힘써 선을
닦고 악을 범하지 않으면, 그는 죄보의 괴로움을 벗어날
뿐 아니라 그 복덕으로 필경에는 생사의 고해를 초월하여
영원한 열반의 길을 얻게 되나니, 이것을 "첫째의 큰 선"
이라 하느니라.
둘째의 죄악
이제 그 둘째의 죄악에 대하여 말하리라. 세상 사람들이
부모자식이나 형제간·부부·친구들 사이에 서로 의리가
없고 법도에 따르지 않으며, 사치하고 음란하고 교만 방
종하여 각기 자기의 쾌락만을 추구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여 서로 속이며 마음과 말은 같지 않고 아예 진실한
마음이 없느니라.
또는 한 나라의 임금과 신하 사이에도, 신하는 충성이없고
간사하여 말과 겉만을 꾸며서 아첨하며, 어진 이를 시새우
고 착한 이를 비방하여 부당하게 죄에 떨어뜨리며, 또한
임금은 밝은 안목이 없이 함부로 신하를 등용하므로 신하
는 마음대로 삿된 짓을 하느니라. 더러는 충실한 신하가
있어서 나라의 법도를 잘 지키고 행위가 바르며, 능히 나
라를 다스리는 경륜이 밝더라도, 위에 있는 자가 바르지
못하면 그는 모함을 당하여 필경에는 어진 신하를 잃고
마는 것이니, 이는 천지의 도리를 배반하는 일이니라.
이와 같이 신하는 그 임금을 속이고 자식은 그 부모를
속이며, 형제나 부부나 친한 사이에도 서로 속이고,
제각기 탐욕과 노여움과 사특한 마음을 품고 매양 자신
만을 위하여 많이 가리려고만 탐착하느니라.
그리고 이러한 것은 귀한 자나 천한 자나 상·하 귀천이
다 그러하며, 그래서 드디어 집을 망하고 자신을 해치고
나아가서는 여러 친족이나 나라까지도 멸망하게 되느니라.
혹은 어떤 때에는 가족이나 벗들이나 마을사람들이나
간에,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끼리 같이 일을 도모하는
데 그 이해가 틀리면 서로 미워하고 원한을 맺게 되느니
라. 또한 어떤 사람은 부자이면서도 인색하여 남에게 베
풀줄을 모르며, 다만 재물만을 탐착하는 마음 때문에, 스
스로 괴로워하다가 필경에는 의지할 데가 없느니라.
진정, 인간이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 아
무도 그를 따르는 사람은 없느니라.
그러나 선을 행하여 복을 받고 악을 범하여 재난을 당하
는 엄연한 인과의 도리는 몸을 바꾸어도 떠나지 않고 따
라와서,혹은 안락한 처소에 태어나고, 혹은 고통의 구렁
에 들어가게 되나니, 뒤늦게 아무리 뉘우쳐도 돌이킬 수
없느니라.
세상 사람들은 어리석고 슬기가 없어서 착한 이를 도리
어 미워하고 비방하여 그의 착함을 따르려 하지 않고,
다만 그릇된 일만을 좇아서 함부로 법도를 어기고 마느
니라. 또한 어떤 사람은 매양 도둑 마음을 품고 남의 재
물과 이익을 시새우고 부러워하며, 혹 재물을 얻을 때에
는 부질없이 소비하여 흩어버리고는 다시 탐하여마지 않
느니라. 그와 같이 마음이 삿되고 바르지 않기 때문에
매양 남의 눈을 두려워하며, 미리 헤아리는 마음이 없이,
불행한 일을 당하고 나서야 비로소 후회하느니라.
금생에는 나라의 법에 따른 감옥이 있어서 죄에 따라 그
벌을 받아야 하고, 또한 전생에 도덕을 믿지 않고 선을
닦지 않았기 때문에 금생에 와서도 다시 죄를 짓게 되느
니라. 천지 신명은 그 죄를 기억하고 인과의 명부에 기
록하여 그 태어날 처소를 구별하게 되는 것이니, 그래서
수명이 다하면 영혼은 악도(惡道)에 떨어지고 업력에 의
하여 자연히 지옥·아귀·축생 등의 한량없는 고뇌를 받
게 되느니라. 그리고 그러한 三악도에서 굴러다니며 몇
천겁을 거듭하여도 나올 기약이 없고 풀려날 길이 없으니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이러한 것을 "둘째의 죄악"이라 하고 그 과보로서 현세에
받는 고통을 "둘째의 고통"이라 하며, 내세에 받을 죄보를
"둘째의 불길"이라 하는데, 이와 같은 지독한 괴로움은
마치 타오르는 맹렬한 불로 몸을 태우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나 이러한 혼탁한 세상에서도 능히 일심으로 삿된 마
음을 억제하고 몸가짐을 단정히 애써 선을 행하고 악을
범하지 않으면 저절로 악도에서 벗어나, 그 복덕으로 구
원을 얻어 천상에 태어나고 나아가 영생하는 열반의 행복
을 얻을 수 있나니, 이러한 것을 "둘째의 큰 선(大善)
"이라 하느니라.”
셋째의 죄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그 셋째의 죄악에 대하여 말하리라. 세상 사람들
은 서로 의지하고 도우면서 서로 모여서 이 천지간에 살
고 있는데, 그들이 누리는 수명은 별로 길지 못한 무상한
것이니라.
그리고 위로는 현명한 사람, 덕이 있는 사람, 존귀한 사
람이나 부자 등이 있고, 아래로는 가난한 사람, 미천한
사람, 불구자나 어리석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 가운데서
도 악한 자가 있어서 매양 삿된 마음을 품고 애욕의 번뇌
로 가슴은 답답하여 마음이 설레고 안절부절못하여 다만
부질없이 이익만을 얻으려고 하느니라. 그리고 이성에 눈
독을 올려 음란한 마음을 품고 자기 배우자를 싫어하고
미워하며, 남 모르게 다른 이성과 사귀면서 재산을 낭비
하고 드디어 법도를 어기게 되느니라.
또한 어떤 때는 한 패거리가 모여서 싸움을 일으켜 서로
때리고 찌르고 하며 무도한 강탈을 감행하느니라.
또는 삿된 마음으로 항상 남의 재물에 탐을 내어 스스로
부지런히 일하지 않고, 도둑질이나 사기를 해서 얼마간의
이익이 있으면 욕심은 더욱 불타서 엉뚱한 큰일을 꾸미게
되느니라.
그리고 이러한 사람은 항상 겁내고 두려워하지마는 남에
게는 협박 공갈을 일삼고 다만 자기 처지만을 위하느니라.
또한 마음에 절제가 없이 항시 쾌락만을 좇아서 즐기며,
친족이나 위아래를 가리지도 않고 매양 부질없는 짓을 하
여 가족과 사회가 다 근심하고 괴로워하느니라.
이러한 사람들은 또한 나라의 법령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히 형벌을 받지 않을 수 없느니라.
이러한 악한 짓은 비단 사람에게만 알려질 뿐 아니라,안
보이는 귀신에게도 알려지고, 해와 달도 비쳐보며, 천지
신명도 이를 소상히 기억하게 되느니라.
그리하여 자연히 三악도(惡道)의 무량한 고뇌를 받게 되
고, 또한 그 가운데서 오랜 겁 동안 삶을 거듭하여 굴러
다니면서 나올 기약이 없고 풀려날 도리가 없나니,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그래서 이러한 것을 "셋째의 죄악"이라하고 그 죄의 과
보로 현세에 받는 고통을 "셋째의 고통"이라 하며, 내세
에 받을 죄보를 "셋째의 불길"이라 하는데, 지극한 괴로
움이 한량이 없어서 마치 큰 불더미로 몸을 태우는 것과
같으니라.
그런데, 이러한 중생들 가운데서도 일심으로 마음을 가
다듬고 행동을 바르게 하여 모든 선을 닦고 악을 범하지
않으면,이러한 사람은 비단 악도를 벗어날 뿐만 아니라,
그 복덕으로 구원을 얻어 천상에 태어나고, 나아가서는
三계를 뛰어넘어 영생하는 열반의 행복을 얻을 수 있나니,
이러한 것을 셋째의 큰 선(大善)이라 하느니라.”
넷째의 죄악
부처님께서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제 그 넷째 죄악에 대하여 말하리라.
세상 사람들은 선을 닦으려 생각하지도 않고 서로 충동
하여 나쁜 짓을 하며, 매양 이간질과 욕설과 거짓말과
음란한 말을 일삼고, 남을 참수하여 서로 원수가 되고,
서로 싸우고 소란을 피우며, 착한 이를 시새워 미워하고
현명한 사람을 헐어뜨리고 마느니라.
그리고 다만 자리들 내외간만 즐기려 하고 부모에게 불
효하며, 스승과 어른들을 소홀히 하고 친구간에도 전혀
성실한 의리가 없느니라.
또한 존귀한 자리에 오르면 더욱 뽐내고 자기가 마치
천지의 도리를 아는듯이 장담하며 함부로 위세를 부리
고 남을 업수이 하느니라. 그러나 자기 분수를 모르기
때문에 악을 범하고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며, 스스로
강함을 내세워 남의 공경과 두려움을 사려하느니라.
그리고 천지 신명과 해와 달도 두려워하지 않고 선을
닦을 줄을 모르므로, 이를 항복 받아 다스리기는 지극
히 어려운 일이니라. 또한 어리석고 못났으면서도 자기
스스로는 잘나고 옳거니 생각하고, 근심과 두려움마저
도 없이 항상 교만한 마음을 지니고 있느니라.
이러한 모든 악은 천지 신명이 기억하는 것이며, 전생
에 얼마간의 복덕을 쌓은 보람으로 금생에는 작은 선
(善)으로 겨우 부지하고 보호가 되지마는 금생에 악을
범하여 그 복덕을 다 소모해 버리면 모든 선신(善神)은
그를 떠나고 마는 것이니, 몸은 홀로 고단하여 의지할
데가 없느니라. 그래서 수명이 다하면 지은 바 악업만
이 자기에게 돌아와서 자연히 쫓기어 하릴없이 三악도
에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느니라.
모든 죄업은 천지 신명이 이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니,
그 죄와 허물의 사슬에 끌려서 마땅히 악도에 떨어지
지 않을 수 없으며, 이는 인과 자연의 엄연한 도리로
서 아예 벗어날 길이 없느니라.
그래서 전생에 지은 바 악업에 이끌려 지옥의 불가마
속에 들어가서 몸은 허물어지고 정신은 한없이 괴로
우나, 이 때를 당하여 뉘우친들 무슨 소용이 있을 것
인가.
이렇듯, 천지 자연의 인과의 도리는 호리도 어긋남이
없으며, 그래서 죄업을 지으면 자연히 三악도의 무량
한 고뇌를 받지 않을 수 없느니라.
그리고 그 三악도에서 한없이 윤회하며 오랜 겁을
두고 생사를 거듭하나 나올 기약이 없고 벗어날 도리
가 없나니,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그래서 이러한 것을 "넷째의 죄악"이라 하고, 그 과보
로써 현세에 받는 고통을 "넷째의 고통"이라 하며,
내세에 받을 죄보를 "넷째의 불길"이라 하는데, 그 지
극한 고통은 마치 맹렬한 불길에 몸을 태우는 것과 같
으니라.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지성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올바르게 행동하여 자기 혼자만이라도 많은 선을 닦고
악을 범하지 않으면, 자기만은 三악도를 벗어나 그 복
덕으로 구원을 얻어 천상에 태어나고, 나아가서는 三
계를 뛰어넘어 영생하는 열반의 행복을 차지할 수 있
는 것이니,이것을 "넷째의 큰 선(大善)"이라 하느니라.”
다섯째의 죄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제는 마지막으로 그 다섯째의 죄악에 대하여 말
하리라.
세상 사람들은 주착이 없이 매양 머뭇거리고 게을러서
선을 닦으려 하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려 하지도 않으
므로, 그 가족과 권속들이 굶주리고 추워 떨며 빈궁하
고 괴로워하느니라.
그러나 어른들이 충고하고 타이르면 도리어 눈을 부라
리고 말대꾸하며 사납고 거칠게 반항하여 마치 원수와
같이 지내나니, 차라리 자식이 없음만 같이 못하니라.
그리고 남과 사귀는 데도 아무런 절도가 없으니, 모두
들 꺼리고 싫어하며, 매양 은혜를 배반하여 의리가 없
고 보답하여 갚는 마음이 없으므로, 더욱 가난하고 곤
란한 경우에 다시 얻을 길이 없느니라.
그러한 사람들은 마음이 옹졸하여 곧잘 서로 다투고
빼앗고 하며 얼마간의 소득이 있으면 제 멋대로 노름
으로 흩어버리고, 남의 것을 거저 얻는 못된 버릇이
붙어 노상 그것으로 자기 생활을 지탱하려 하느니라.
그리고 매양 술에 잠기는 생활에, 구미에 담긴 음식만
을 탐하여 조금도 절제가 없으며, 마음 내키는 대로
방탕하고 날뛰며 걸핏하면 남과 충돌하고 남의 사정도
모르고서 우격으로 남을 억누르려고만 드느니라. 또한
남의 선량함을 보면 도리어 시새우고 미워하여 이를
비방하며, 의리도 예의도 없고 호리도 뉘우치고 삼가
하는 마음이 없으면서 자기 자신은 정당하거니 생각하
니, 어느 누구도 이를 타일러 깨우칠 수 없느니라.
그리고 집안 살림이 있고 없는 것을 조금도 걱정하지
않으며, 부모의 은혜도 모르고 스승이나 친구간에 대
한 의리도 없느니라. 그래서 마음은 항상 삿된 일을
생각하고 말은 매양 욕설을 일삼으며, 사뭇 못된 행동
만 저질러 착한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느니라.
따라서, 옛 성인들이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으려 하
지 않으며, 그러기에 위없는 바른 길을 닦아서 생사
고해를 벗어날 수 있음을 믿지 않느니라.
또한 죽은 뒤에 영혼이 다시 태어남을 믿지도 않으며,
선을 닦으면 안락의 과보가 있고 악을 범하면 괴로움
의 죄벌이 있는 인과의 도리도 믿지 않느니라.
그리하여, 심지어는 성인을 살해하고 화합한 승가
(僧伽)를 교란하려 도모하며, 또한 부모 형제나 친척
들까지도 해치려 하나니, 그래서 육친 귀속들이 모두
다 그를 증오하고 차라리 그가 죽는 것을 바라게 되
느니라. 이와 같이 세상 사람들은 거의가 다 그러하
며, 지극히 어리석고 어두우면서도 자기 스스로는 현
명하다고 그릇 생각하느니라.
그러기에 인생이 어디에서 와서 또한 어디로 가는 것
인 지, 이러한 생사의 도리를 알 까닭이 없느니라.
따라서 어질고 순량한 마음이 없으며, 천지의 도리에
거역하면서도 그 가운데서 요행을 희망하며 못내 오래
살기를 바라지마는, 어떻게 죽음을 면할 길이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들을 자비심으로 가르치고 타일러 착한 일을
생각케 하려 하고, 생사와 선악에 대한 인과의 도리를
말하여 깨우치려하나, 아무런 보람도 없느니라.
이렇듯 그들의 마음은 두터운 번뇌에 갇히고 막혀서
밝은 슬기가 열리지 못하고, 삿된 버릇에서 풀릴 수
없느니라.
그러나 이러한 사람도 그 수명이 다할 임시에는 뉘우
치고 두려워 마지않으나, 미리 선을 닦지 않고 마지막
에 이르러 뒤늦게야 이를 후회한들 이제와서 어찌할
도리가 있을 것인가.
이 천지 사이에는 지옥과 아귀와 축생과 인간·천상
등의 五도(道)로 굴러다니는 생사윤회의 도리가 분명
하며, 그 법칙은 참으로 넓고 깊고 미묘하느니라.
그래서, 선과 악을 지으면 그 과보로 복과 재앙을 자
연히 받게 마련이며, 자신이 지은 업보는 자기 스스
로 이를 받고 아무도 대신할 수 없음은 엄연한 인과
의 도리이니라.
그러므로, 오직 그가 저지른 소행에 따라서 그 죄벌이
목숨을 좇아 따라다니며 떠나지 않느니라.
착한 사람은 선을 닦아서 안락한 처소에서 한결 더 안
락한 처소로 나아가고 그 지혜는 더욱 밝아지며, 또한
악한 사람은 악을 범하고 괴로운 처소에서 더욱 더 괴
로운 처소로 들어가며 그 마음은 보다 심하게 어두워지
게 되느니라. 그런데 이러한 깊고 묘한 도리를 어느 누
가 능히 알 수 있을 것인가.
다만 홀로 부처님만이 알뿐이니라.
그래서, 이 가르침을 말로써 타일러 보이나 이를 믿는
사람은 많지 않느니라.
따라서 생사윤회는 쉴 사이가 없고 지옥·아귀·축생
三악도의 고통은 끊어지지 않는 것이니, 이러한 중생
들의 무리는 영원히 다하지 않고 생사 고해에 넘치느
니라.
그러므로 자연히 三악도의 한량없는 고뇌가 있게 되고
그 가운데 굴러다니며 죽고 나고 몇 겁을 거듭하여도
나올 기약이 없고 벗어날 도리가 없나니,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이러한 것을 "다섯째의 죄악"이라 하고, 그 악의 과보
로 받는 현세의 고통을 "다섯째의 고통"이라 하며, 마
땅히 내세에 받을 무서운 업력의 불길을 "다섯째의 불
길"이라 하느니라.
참으로 그 지독한 괴로움이 이와 같아서 마치 타오르는
맹렬한 불길에 몸을 태우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나 사람들이 능히 이러한 가운데서도 지성으로 마
음을 가다듬고 행동을 바르게 하여 그 언행이 서로 어
긋남이 없고, 자기 혼자만이라도 많은 선을 닦고 악을
범하지 않으면 자기만은 번뇌를 벗어나서 그 복덕으로
구원을 얻어 천상에 태어나고, 나아가서는 생사고해를
초월하여 영생불멸의 열반을 얻을 수 있나니, 이것을
다섯째의 큰 선(善)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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