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심법요 (傳心法要)
38.양의 뿔
배상공이 대사께 물었다.
“‘임금님의 창고 안에 이런 칼이 전혀 없다’고 하셨는데,
바라옵건대 그 뜻을 가르쳐 주십시오.”
“임금님의 창고란 바로 허공의 성품[虛空性]이니라.
그것은 시방의 허공세계를 받아들여 모두가 다 너의
마음을 벗어나지 않는다.
또 다른 말로는 임금님의 창고를 허공장보살이라고도
일컫는다.
네 만약 그것에 대해 있고 없음과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음을 말한다면, 모두가 양의 뿔 양의 뿔 : 본래
없는 것을 찾음을 말함. 이 되느니라.
양의 뿔이란 바로 네가 구하여 찾는 것이니라.”
배상공이 물었다.
“임금님의 창고 속에는 진짜 칼이 있습니까?”
“그것도 역시 양의 뿔이니라.”
“임금님의 창고 속에 애초부터 진짜 칼이 없다면,
왕자가 그 창고에서 진짜 칼을 가지고 다른 나라로
나간 것이어늘, 어찌하여 스님께서는 그저 없다고만
말씀하십니까?”
“칼을 가지고 나갔다는 것은 여래의 심부름꾼에
비유한 것이다.
네 만약 임금님의 창고 속에서 왕자가 진짜 칼을
가지고 나갔다고 말한다면, 창고 안에 있는 허공도
함께 따라 갔을 것이니라.
그러나 본원의 허공성(虛空性)은 다른 사람이 가지고
갈 수 없는 것인데, 그것이 무슨 말이겠느냐?
설령 네가 가졌다 하더라도 그것은 모두 양의 뿔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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