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夢詞 삼몽사 - 白華道人(休靜) 서산대사 1520~1604 -
主人夢說客 주인몽설객 주인은 나그네에게 꿈 이야기하고
客夢說主人 객몽설주인 나그네도 주인에게 꿈 이야기하네
今說二夢客 금설이몽객 지금 꿈 이야기하는 두 나그네
亦是夢中人 역시몽중인 역시 또한 꿈 속의 사람이라네
선사의 법명은 휴정(休靜), 법호는 청허(淸虛), 서산(西山), 자는 현응(玄應), 속성은 완산 최씨이며, 중종 15년(1520)에 태어났다. 선사가 3살 되던 해 부처님 오신 날 아버지 세창은 낮술에 취하여 마루 위에 누워 잠이 들었다.
이 때 괴상하게 생긴 한 노인이 나타나 “아기 스님(小沙門)을 뵈러 왔습니다”고 말하고 두 손으로 아기를 받쳐 들고 경(經)을 외었다. 노인은 독송을 한 후 아기를 내려 높고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이 아기의 이름을 운학(雲學)이라 하고 소중히 키우시기를 바랍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놀라서 깨어보니 꿈이였다.
선사는 아홉 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열 살에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 고아가 되었다. 고아가 된 선사를 안주목사 이사중이 양아들로 삼았다. 선사는 양부를 따라 한양으로 와서 유학을 공부하였으며, 15세에 진사시(進士試)에 응시했으나 떨어지자 동료 문생들과 삼남(三南)의 산천을 유람하였다.
두륜산, 지리산, 청학동, 칠불암 등 산과 절로 6개월여를 돌아 다녔는데 영원암에서 한 노숙(老宿 : 법이 높은 선사)을 만났다. 노숙은 선사를 보고서 “그대의 용모를 보아하니 심공급제(心空及第 : 마음이 허공처럼 광대하면서도 아무런 장애를 받지 않는 대자유의 경지에 올라간 것)를 하면 영원히 세상의 명리를 끊고 고통을 떠나 즐거움을 얻게 될 것이다”고 하였다. 이에 선사는 “어떤 것이 심공급제입니까”라고 물었다. 노숙은 눈을 꿈뻑(瞬目)하며 “알겠느냐”고 물었다 선사는 “모르겠습니다”고 대답했다. 다시 노숙은 “심공급제는 말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것이야”하고는 <전등록>, <화엄경> 등 수십 권의 경전을 주면서 “부지런히 읽고 생각하면 점차 문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선사는 한양으로 돌아가기를 포기하고 열심히 경전 공부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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