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묵연스님

2008. 12. 12. 11:2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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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 
        
        
        바람처럼 
        살다 가는게 좋아 
        다 바람같은 거야.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니?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가을 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들을 
        떨어 뜨리 듯 
        덧없는 바람 불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바람일 뿐 인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리 
        결국 잡히지 않는게 
        삶인 걸 애써 무얼 집착하리. 
        다 바람인거야. 
        그러나 바람 그 자체는 늘 신선하지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 가는게 좋아. 
        다 바람같은거야
        
        
        묵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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