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무 /류시화>

2009. 3. 13. 09:59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꿈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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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무 /류시화>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 주었다.
       내 집 뒤에
       나무가 하나 있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 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 때,


       그 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 지어 주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다.


       - 류시화의《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가운데서 -

 



         

         

        하찮은 욕망이 - 이외수 -

        그대가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조금만 시간이 흘러도
        망각의 늪 속으로
        사라져버릴 사람이 있고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기억의 강기슭에
        남아 있을 사람이 있다.

        혹시 그대는,
        지금 망각의 늪 숲으로
        사라질 사람을 환대하고

        기억의 강기슭에
        남아 있을 사람을
        천대하고 있지는 않은가.

        때로는,
        하찮은 욕망이
        그대를 눈멀게 하여
        하찮은 사람과
        소중한 사람을 제대로
        구분치 못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나니..

        훗날 깨달아 통탄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라.

        이외수의 하악하악 中

         

        사라진 뒤에야 빛이 나는 행복
         
         

            물고기는 물 속에 있을 때는
        그 어느 곳으로든 갈 수 있는
        자유와 행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고기는
        자신이 자유롭고 행복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사람들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
        땅 위에 올라오고 난 후에야
        비로소 그때가 행복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사람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요?
        가지고 있을 때는 모르다가
        꼭 잃어버린 후에야
        뒤늦게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못난 습성

        행복은 공기 같은 것입니다.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지만
        어느 곳에나 있는...

        영국 속담 중에는 이런 것이 있습니다.
        "행복은 사라진 후에야 빛을 낸다...."

        사람들이 행복의 실체를 보고 만질 수 있다면
        그것이 떠나가기 전에 소중히 다루련만

        행복은....
        언제나 떠나가면서....
        제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는 말이겠지요.


        - 박성철 / 사라진 뒤에야 빛이 나는 행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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