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29. 16:50ㆍ일반/생물·과학과생각
三月(삼월)의 詩(시) / 김현승
내가 나의 母國語(모국어)로 三月의 詩를 쓰면
이 달의 어린 새들은 가지에서 노래하리라.
아름다운 未來(미래)와 같이
알 수 없는 저들의 異國語(이국어)로.
겨우내 어버이의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이제는 陽地(양지)로 모인다.
그리고 저들이 닦는 구두 콧부리에서
三月의 潤(윤)이 빛나기 시작한다!
都心(도심)엔 市廳(시청) 지붕 위 비둘기들이
廣場(광장)의 噴水塔(분수탑)을 몇 차롄가 돌고선
푸라타나스 마른 뿔 위에 無聊(무료)히 앉는
三月이기에 아직은 비어 있다.
그러나 0속에 모든 數(수)의 신비가
묻혀 있듯,
우리들의 마음은 개구리의 숨통처럼
벌써부터 울먹인다. 울먹인다.
그러기에 지금
오랜 黃金(황금)이 千里(천리)에 뻗쳐 묻혔기로
벙그는 가지 끝에 맺는
한 오라기의 빛만은 못하리라!
오오, 목숨이 눈뜨는 三月이여!
箱子(상자)에 묻힌 眞珠(진주)를 바다에 내어 주라.
이윽고 술과 같이 출렁일 바다에 던지라!
그리하여 저 아지랭이의 妖精(요정)과 魔法(마법)을 빌려
피빛 冬柏(동백)으로
구름빛 百合(백합)으로
다시 살아나게 하라!
다시 피게 하라!
출렁이는 마음-- 그 푸른 波濤(파도)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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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승(1913. 4. 4 평양~1975. 4. 11 서울)
<가을의 기도〉를 비롯한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시를 많이 썼다.
호는 다형(茶兄)·남풍(南風).
제주도와 광주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1926년 전남 광주의 숭실학교 초등과를 마쳤으며
평양 숭실중학교를 거쳐 1932년 숭실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했다.
1934년 장시〈쓸쓸한 겨울 저녁이 올 때 당신들은>〈어린 새벽은 우리를 찾아온다 합니다>
를 양주동의 추천으로 〈동아일보〉에 발표하여 문단에 나왔다.
이어 1934년 〈동아일보〉에 암울한 일제시대 속에서도 민족의 희망을 노래한 <새벽>
〈새벽은 당신을 부르고 있읍니다〉 등을 발표했다.
1936년 숭실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하다가 1937년 신사참배를 거부하여 투옥되기도 했다.
해방이 되자 〈내일〉(민성, 1949. 6)·〈창〉(경향신문, 1946. 5) 등을 발표했고
1950년대에는 기독교적인 구원의식을 바탕으로 하여 전쟁 뒤에 오는 허무·상실을 노래했다.
1955년 한국시인협회 제1회 시인상 수상자로 결정되었으나 수상을 거부했다.
1957년 첫 시집 〈김현승시초(詩抄)〉를 펴냈으며 한국문인협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조선대학교·숭실대학교 교수를 지냈으며 1961년 한국문인협회 이사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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