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 성철스님 . .
2009. 4. 15. 23:05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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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성철스님 . .
1
성철스님이 양말을 깁고 있기에
시봉하는 원택스님이 나이론 양말이 질기다며 권하자
"니는 우째 하는 말마다 내 귀를 짜증나게 하노?
중이라면 기워 입고 살 줄 알아야제. 너거나 질긴 양말 신거라."
2
하루는 쓰레기 통에서 빨간 속살이 더덕더덕 붙어있는
수박껍질이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을 보고 호통을 치시며
"너거 돈으로 사왔는지 모르지만 농부들 땀흘린 정성을 생각하모
이리 반도 안묵고 버릴 수가 있나?
기도하지 말고 싹 다 가던지, 아니면 쓰레기 통에 껍질들을
전부 꺼내 먹던지 둘중에 하나를 빨리 선택하거라."
결국 백련암 스님들과 신도들은 그 껍질들을 다시 꺼내먹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3
찬 바람이 가슴을 시리게 하던 계유년 11월 3일 밤
원택스님을 찾는다 하시기에 달려 갔더니,
" 나 이제 갈 때가 다 됐다. 내가 너무 오래 살았어.
이제 갈란다. 너거들 너무 괴롭히는 거 같애"
그날 침묵의 밤을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로 지내고
여명이 밝어오자 숨소리도 가늘어져갔다.
그리고 세상이 갑자기 '큰 침묵'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참선 잘 하거래이 !"
<성철스님 시봉이야기(원택스님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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