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스님의 천수대비주 삼매

2009. 4. 2. 08:2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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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스님의 천수대비주 삼매

 

 

근세의 고승중 수월(水月, 1855~1928)스님이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근대 경허대선사(鏡虛大禪師)의 가장 큰 법제자인
수월스님은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나

나이 서른에 서산 천장사(天藏寺)로 출가하여 성원(性圓) 스님의
제자가 되었지만, 배우지 못한데다 머리까지 둔하여 불경을 배워도
쉽게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은사 성원스님은 글을 가르치는 것을 포기하고 땔나무를 해오는 부목(負木),

밥을 짓는 공양주(供養主)등의 소임을 3년동안 맡겼습니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수월스님이 불공할 때 올릴 마지를 지어 법당으로 갔을 때, 마침
부전스님(기도승)이 천수대비주(千手大悲呪)를 송(頌)하고 있었습니다.

"나모라 다나다라 야야 나막알약 바로기제 새바라야 모지 사다바야...
나모라 다나다라 야야 나막알약 바로기제 새바라야 사바하."
스님은 이를 한번 듣고 모두 외울 수 있었습니다.

그토록 머리가 좋지 않다고 구박을 받았는데, 총 442글자의
천수대비주가 저절로 외워진 것입니다.
이후 스님은 나무를 하러 가거나 밥을 짓거나 마냥 천수대비주를
흥얼거리며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은사 성원스님이 법당에서 불공을 드리다가 마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마땅히 제시간에 와야 할 마지는 한참이
지나도 오지 않고 밥 타는 냄새만 절 안에 진동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하게 여겨 부엌으로 찾아간 성원스님은 전혀 예상 밖의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수월스님이 대비주를 외우면서 계속 아궁이에
장작을 넣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밥이 까맣게 탄 것이 문제가 아니라,
솥이 벌겋게 달아 곧 불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무아지경 속에서 대비주를 외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를 본 성원스님은 수월스님에게 방을 하나 내어 주면서 말했습니다.
"오늘부터 너에게 이 방을 줄 터이니, 마음껏 대비주를 외워보아라,
배가 고프면 나와서 밥을 먹고 잠이 오면 마음대로 자거라.

나무하고 밥 짓는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테니..."

수월스님은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가마니 하나를 들고
방으로 들어가서 문짝에 달았습니다.
빛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
그리고는 천수대비주를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방 밖으로는 밤낮없이 대비주를 외우는 소리가 울려 나오고.....

마침내 7일째 되는 날, 수월스님은 문을 박차고 나오며 소리쳤습니다.
"스님, 잠을 쫓았습니다.! 잠을!'"

이때 수월스님은 천수삼매(千手三昧)를 중득하여 무명(無明)을
깨뜨리고 깨달음을 얻었을 뿐 아니라, 불망념지(不忘念智)를
중득하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글을 몰라서 경전을 읽지도 못하고 신도들의 축원도 쓰지
못하였지만, 불망념지를 이룬 후부터는 어떤 경전을 놓고

뜻을 물어도 막힘이 없게 되었으며, 수백 명의 축원자 이름도 귀로
한번 들으면 불공을 드릴 때 하나도 빠짐없이 외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천수삼매를 얻은 뒤에도 정진을 꾸준히 계속하였는데,
'잠을 쫓았다'는 그 말대로 일평생 잠을 자지 않았다고 합니다.
말년에는 백두산 간도지방 등에서 오고 가는 길손들에게 짚신과
음식을 제공하며 보살행을 실천했던 수월스님!

오늘날까지 자비보살이요 숨은 도인으로 추앙받고 있는 수월스님의
도력은 천수대비주 기도에서 비롯되었던 것입니다

 

 


삶은 나에게 일러주었네
 
나에게 없는 것을 욕심내기 보다는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소중히 하고 감사히 여기라는 것을 삶은 내게 또 일러주었네 갖고 있는 것에 너무 집착하지 말기를 그것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면 외려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가? 내가 가질 수 있고 가질 수 없는 것은 또 무엇인가? 나는 여지껏 욕심만 무겁게 짊어지고 있었네 (하지만 그 욕심을 잃을지라도 결행하는 것은 결코 욕심이 아니라고 내 마음이 나에게 이야기 하네) 우리는 언젠가 때가되면 육신마저 버리고 가야합니다. 그런데 무엇이 그리 필요할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노력해야 할 것은 사실 얼마만큼 소유할 것인가가 아니라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얼마만큼 감사해야 할까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의 삶은 유한합니다 반복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집착도 미련도 버려야 할 것이라면 가지고 있는 것을 잃을까봐 전전긍긍해야 할것이 아니라 버려야 할것은 과감이 버리고 새로운 것을 향해 희망찬 행진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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