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청화스님

2009. 6. 2. 12:0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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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투지/청화스님

 

 

대답하라고

대답하라고

오체투지는

이마와 두손과

두 발로 묻고 있다

 

지금 누군가 들고 있는 안장 앞에

왜 숲은 달리는 말이 되어야 하고

지금 어떤 사람이 벌리고 있는 밑없는 주머니를 만나

왜 강들은 모두 돈이 되어야 하느냐고

 

가난해도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머리에 고이 이고 온 물

그 물동이 마구 흔들려

출렁출렁 물방울이 튀기는 오늘

 

이미 새소리 끊어진 숲에는

왜 머루 넝쿨이 누렇게 시들며

고기가 사라진 그 강에는

왜 검은 안개가 자욱하냐고

 

말해보라고

말해 보라고

오체투지는

땅에 떨어진 것들을 낱낱이 보며,

온 몸으로 묻고 있다.

 

저 징그러운 탐욕들에 의해

풀도 나무도

흙도 바위도

다 무엇이 된다면,

그 다음 사람은, 사람은

무엇이 되겠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