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앞에 있는 달라이라마는 누구입니까?

2009. 6. 21. 21:4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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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60여 년전, 법전스님(해인사 방장)이
해인사 가는 길에 문득 봉암사에 들렀다가
눈이 부리부리하고 온몸에 힘찬 기가 서린 서른일곱의 성철스님을 만납니다.
매눈처럼 매섭고 또록또록한 눈매를 지닌
스물넷 오척단신의 수좌는 한눈에 성철스님이 자신의 스승임을 알아봅니다.
해인사로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그날로 봉암사에 눌러앉아
일거수일투족을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렇게 평생을 스승이 가리킨 길을 한 점 의심없이 걸었고
그 길에 수행자의 한 생 전부를 걸었습니다.

법전스님의 제자들은,
일흔살이 다 된 법전스님이 여든이 넘은 성철노스님을
마치 부처님 모시듯 애틋하게, 간절히 부축하던 모습을 지금도 선명히 기억합니다.

청화스님께선 스물넷에 백양사의 한 암자 허름한 방에 붙여진
금타선사께서 지으신 수능엄삼매도를 보는 순간 출가를 결정했고
뵌 적이 없는 금타선사를 스승으로 모시어 평생 동안 은사를 기리고
헌신하셨다고 합니다.

오늘 만나 뵌 티벳의 달라이라마의 제자이신 청전스님의
스승과의 만남도 결코 예사롭지 않더군요..

송광사의 구산스님이, 키가 훌쩍 크고 눈매가 맑은 한 청년을 보고는
밑도 끝도 없이 그러시더랍니다.
"자네는 전생에 천축국의 고행승이었구먼!"
그 한 말씀이 귓가에 맴돌아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송광사로
출가를 했다고 합니다.
구산스님께서 돌아가시고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삼십대 중반,
인도의 다람살라에서 스님은 또 한 사람의 스승 달라이라마를 만납니다.
스님은 달라이라마를 만나는 순간..

"전율 그 자체이셨나요?"
"전율요? 그것으로는 표현이 안되구요.
뵙는 순간.. 업장이 모두 녹아내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3년만 그분에게 공부를 하고 돌아가야지 했던 게 그분의 제자가 되어
다람살라에서 수행한지 어느덧 17년이 되었고..
지금은 스승이 열반에 들면 돌아오겠다고 하시더군요..
스님은 처음 그분을 뵙고 열다섯 가지 질문을 했는데
그처럼 자상하게 대답을 해줄 수가 없더랍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달라이라마는 누구입니까?"라는 마지막 질문에,
달라이라마의 다음과 같은 간결한 답을
스님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고 하는군요.

"공성空性!
그러나, 지금 나는 당신이 보는 달라이라마일뿐입니다."

티벳의 달라이라마에게서 무언가 특별한 것을 배웠을까 하는 대중들의 호기심에
청전스님은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저는 그분께 큰 자비심과 보리심을 배운 것 외엔
어떤 특별한 수행도 배우지 않았습니다."

만남은 운명이라고 합니다.
언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자신의 목숨을 끌고 갈 방향이
달라짐은 명백한 사실이죠.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던질
단 한 분의 스승을 그리워하나 봅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어린왕자의들꽃사랑마을

 

 

 

가장 좋은 나이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나이는 언제일까 ?'

 

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열 두 명의 방청객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어린 소녀가 대답했다.

"두 달 된 아기 때요.

모두가 가까이에서 보살펴 주잖아요.

그리고 모두가 사랑해주고 관심도 보여주니까요."

 

"열여덟 살입니다.

고등학교도 졸업하고 자동차를 몰고

어디든지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달려가도 되니까요."

 

성인 남자가 대답했다.

"스물 다섯 살이 제일 좋은 나이죠.

혈기 왕성한 나이니까요.

마흔 세 살인 그는 이제

야트막한 고개를 오를 때조차 숨이 가쁘다.

스물 다섯 살 때는

한밤중까지 일을 해도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지금은 저녁 아홉 시만 되면 잠이 쏟아진다고 덧붙였다.

 

어떤 이는 마흔이 인생이 정점이고

활기도 남아 있어 가장 좋은 때라고 했다.

 

어느 숙녀는

쉰 다섯이 되면 자식을 부양하는

가사책임감에서 놓여나서 좋은 나이라고 했다.

 

예순 다섯 살이 좋다는 남자는

그 나이에 직장에 은퇴한 다음

인생을 편안하게 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방청객 가운데 대답을 하지 않은 사람은

가장 나이가 많은 할머니 한 사람 뿐이었다.

그 할머니는 모든 사람들의 얘기를 주의 깊게 듣고는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모든 나이가 다 좋은 나이지요.

여러분은 지금 자기 나이가 주는

즐거움을 마음껏 즐기세요 ."

 

<지금 여기가 꽃자리>라는 말이지요

 

 

【 메다드 라즈 / 세상을 바꾸는 작은관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