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거가(安居歌) / 석전(石田) 심주(沈周)

2009. 8. 3. 23:28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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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거가(安居歌) / 석전(石田) 심주(沈周)

 

居之平 安爲福 萬事分定要知足(거지평 안위복 만사분정요지족)

粗衣布履山水間 放浪形骸無拘束 (조의포리산수간 방랑형해무구속)

好展卷 愛種竹 花木數株喜淸目(호전권 애종죽 화목수주희청목)

滌煩襟 遠塵俗 靜裏蒲團功更熟(척번금 원진속 정리포단공갱숙)

渴烹茶 饑煮粥 雅淡交游論心腹 (갈팽다 기자죽 아담교유논심복)

中則正 滿則覆 推己及人人心服(중즉정 만즉복 추기급인인심복)

不妄動 不問卜 衣食隨緣何碌碌(불망동 불문복 의식수연하녹록)

遇飮酒 歌一曲 歡會無多歌再續) (우음주 가일곡 환회무다가재속)

常警省 念無欲 世事茫茫如轉軸 (상경성 염무욕 세사망망여전축)

人生七十古來稀 百歲光陰眞迅速 (인생칠십고래희 백세광음진신속)

對靑山 依綠水 造物同遊何所辱(대청산 의녹수 조물동유하소욕)

及時勉勵樂餘年 一日淸閑一日福 (급시면려낙여년 일일청한일일복)

 

 

삶이 평안하면 그것이 곧 행복

만사는 이미 분복이 정해져 있으니 만족할 줄 알아야 하네

 

허름한 옷 입고 면포 신발을 신은 채 산수간에 살지만

내 몸은 자유로워 걸림이 없다네

 

책 읽기 좋아하고 대나무 심기 즐겨하니

꽃과 나무 몇 그루가 눈을 맑게 하여 기쁘도다

 

번뇌를 씻어버리고 티끌세상 멀리 하며

조용히 부들 자리에 앉으니 공부 더욱 깊어지네

 

목마르면 차 달이고 배고프면 죽 끓이며

점잖고 담박한 친우들과 어울려 속내를 주고받네

 

중심을 지키면 바르게 되고 꽉 차면 엎어지니

나를 미루어 남에게 미치면 남들도 마음으로 따르게 되네

 

망령되이 행동하지 않고 점괘를 묻지 않으며

인연 따라 먹고 입으니 녹록한 것이 무엇이랴

 

술자리 만나면 노래도 한 곡 부르고

떠들썩한 모임 많지 않아도 노래는 잇달아 부를 수 있지

 

늘 경계하여 살피고 생각에 욕심을 없애니

세상사 아득하여 수레바퀴 도는 것과 같다네

 

예부터 칠십 사는 사람 드물다지만

백년의 시간도 정말 빠르다네

 

청산을 마주하고 녹수에 의지하며

조물주와 함께 노니는데 욕될 것이 무엇인가

 

때가 되면 힘써 남은 생을 즐겨보세

하루 맑고 한가하면 그 하루 복되거늘

 

 

- 춘강님이 올려준 글과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