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불 수리가 부처님의 설법/소동파

2009. 8. 4. 21:5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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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물 소리가 곧 부처님의 크나큰 진리의 설법이다

 - 소동파

 
溪聲便是廣長舌 山色豈非淸淨身
계성변시광장설 산색기비청정신
 
夜來八萬四千偈 他日如何擧似人
야래팔만사천게 타일여하거사인
   
 

개울에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곧 부처님의 크나큰 진리의 설법이다.
그렇다면 울긋불긋한 산천초목이 어찌 청정법신 부처님의 몸이 아니겠는가.

 
하루 종일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 밤이 되면 팔만사천 게송이나 되니
이 이치를 어떻게 사람들에게 이해시킬 것인가.

 

 

해설 / 무비스님

 

설법(說法) 또는 법문(法門)이란 무엇인가. 통상적으로 말하면 사람과 세상사의 모든 참다운 이치와 이법을 설명하는 것이다.

또는 어떤 말씀이나 동작이나 또는 계기를 통해서 진리의 문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법을 설명하여 깨우치기 위해서 수많은 말을 한다.

 

그것을 기록한 것들이 경전이며 어록(語錄)들이다.
그러나 당나라와 송나라의 8대 문장가인 소동파(蘇東坡)는 진리를 깨
닫고 보니 그와 같이 말씀하신 것이나 그것을 기록하여 모아 놓은 것만이 결코 법문이나 설법이 아니라 바람소리, 시냇물소리, 시장에서 상인들이 떠드는 소리, 찻소리 등등 모든 소리가 법문이 아닌 것이 없다고 하였다.

심지어 유정무정(有情無情) 모든 존재가 움직이고 작용하는 일체 행위도 역시 법을 설하고 진리를 설하는 법문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그러한 법문을 토해내고 표현하는 모든 존재는 그대로가 저절로 청정법신(淸淨法身)의 부처님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 푸른 산색(山色)이 청정법신 부처님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한 것이다.


실로 소동파는 우렁차게 흘러내리는 시냇물소리를 듣고 그와 같은 이치를 깨달았으며 역사적으로 무수한 도인(道人)들이 하나의 계기와 하나의 사건에서 깨달음의 눈을 떴던 것이다. 결코 어떤 말씀과 그 말씀을 기록한 팔만장경만이 법문은 아닌 것이다.

 

요컨대 언제나 진리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항상 그와 같은 계기가 있게 되며, 또한 반드시 진리의 눈을 뜨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언제나 마음을 열고 세상의 모든 존재들을 진리의 가르침으로 받아드릴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