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법전스님

2010. 1. 3. 09:46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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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사다난했던 2009년을 보내며...

 

 2010 경인년 새해. 호랑이해를 맞이하여

  가족모두 건강하시고,

 부자되는 한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하안거 결제에 조계종의 정신적인 지주로서 종정이신 법전스님께서 결제 법문을 하셨는데 지금 소개 해드리고자 합니다.

결제 법어의 제목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입니다.

 

하루는 조주스님께서 수유(茱萸)화상의 방에 올라가 주장자를 짚고서 왔다 갔다 하니 수유화상이 말했습니다.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것입니까?” 하고 묻자, 선사가 말했습니다.

“물깊이를 더듬습니다.” 수유화상이 말했습니다.

“여기에는 한 방울의 물도 없거늘 무엇을 더듬는다는 말입니까?” 이에 선사가 주장자를 벽에 기대놓고서 내려가 버렸습니다.

 

수유화상은 조주스님과 함께 남전선사의 법을 이었습니다. 수유화상은 만 가지 계략과 천리의 위풍이 있어서 활시위에 화살을 먹이고서 조주를 만나기를 희망했습니다. 조주선사 역시 삶과 죽음의 경지에 드나들면서 진을 치고 기를 달고 활과 화살을 갖추고 천하를 휩쓸면서 백 걸음 밖의 버들잎을 떨어뜨리고 천 길 위의 기러기를 떨어드려 백발백중 실수한 일이 없습니다. 수유와 조주가 서로 이미 그런 솜씨가 있기에 본분작가끼리 서로 알아보고서 조주선사가 찾아간 것입니다. 그리하여 나눈 대화가 ‘조주탐수(趙州探水)’라는 공안의 전말입니다.

 

방안에서 물깊이를 재고 있는 뜬금없는 조주선사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느냐’고 수유화상이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자 조주선사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주장자를 벽에 기대놓은 채 방을 나가버렸습니다. 이 법문의 깊은 뜻이 어디에 있는지 이번 하안거 한철동안 잘 참구해 보시기 바랍니다.

“세란노사주요, 쇠운귀농인이로다.” “세상이 어지러우니 하인이 주인을 속이고 운이 쇠퇴하니 귀신이 사람을 농락하는구나.” 하는 불기2553(2009)년 하안거 결제법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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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선사가 지금 제 방에 와서 똑 같은 탐수를 한다면 저는 곧 바로 바가지를 들어서 깨뜨려버렸을 것입니다.

조주선사가 물도 없는 방에 들어가 물 깊이를 잰다는 것은 수유선사의 공부깊이를 알아보고자 하는 은유의 표현일 뿐인 것입니다.

 

눈 밝은 선지식들의 법 거량 자리에서는 일거수 일투족이 다 공부경계의 은유겠지만, 일상에서는 앉고 서고 눕고 화장실 가고 밥 먹고 하는 것이 다 중생놀음 인지라 이리지내다 이 목숨 탁∼! 끊어질 때, 그 때, 이 몸을 그 순간까지 부려먹던 못된 귀신이 어디로 갈 것인가가 그저 중생으로 불과하게 살다가는 사람과 이 몸을 부려먹던 귀신의 정체를 알고 살아가는 선지식들과 거기에서 천만리 가는 길은 달라지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팔만 장교의 가르침이나 선문답이나 조사어록들이 추상적으로만 여겨지고 눈 뜨고 일어나 움직이다 보면 목구멍이 포도청인 인과로 벌어진 현실인지라 다 뜬구름 같게 느껴질 지라도 이 몸 벗어나는 경계에 닥치게 되면 그땐 그게 바로 윤회를 벗어나는데 있어 절실한 등불이 되는 것입니다.

 

어떤, 대처승이 평생을 절 살림 늘리고 불사하고 사는 재미로 지내다가 하루는 선객이 하룻밤을 묵어가면서 밤새 선방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그 때부터 마음 한 구석에 참선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살림이 웬만큼 되자, 가족들에게 이제 나도 참선이란 걸 해보겠다고 가족들에게 말하고는 통사정을 해서 선방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앉아 석달 열흘을 공부하는데 하다 보니 재미가 붙어서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는 속담이 있듯이 세월이 가면서 무르익어가던 공부가 해제를 앞두고 칠통이 타파하면서 견성을 해버렸더라는 말입니다.

 

공부하는 자리는 꼭 스님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사람 죽어가는 길이 남녀노소가 없고 빈부귀천이 없듯이 공부도 그렇습니다.

오조 홍인대사가 육조 혜능대사에게 남쪽의 오랑캐가 무슨 공부냐고 하자, 사람에게 남북이 있을지 몰라도 자성에는 남북이 없다고 했던 말과 같단 말입니다.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간곡히 말씀하셨던 숫타니 파타의 한 대목을 들려드리겠습니다.

 

“너희가 내 걸음을 따라 밟으며 나의 옷자락을 잡고 뒤따른다 한들 부처를 이룰 수는 없다. 내가 해온 수행을 너희도 한다면 나와 같이 부처를 이룰 것이다” 이 얼마나 멋진 말입니까?

서양의 종교에서는 인간은 신의 피조물에 불과하고 영원한 종으로 남아야 하는데, 부처님께서는 너희도 내가 해온 대로 수행한다면 나와 같은 부처를 이룰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을 우리에게 주셨던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우리 안에 부처를 이룰 씨앗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어제 기축년 하안거 입제를 지나면서 오늘부터 우리도 더 지극하게 업장을 소멸하고자 마음을 내서 지극하고 간절하게 기도에 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어젯밤, 법화경 독송기도 때 제가 함께 기도하던 신도분들께 해드린 말씀은 “이 밤에 이렇게 부처님 도량에 나와 기도 할 수 있는 건강함에 감사드리고 가족 모두가 아무런 탈 없이 하루를 마감하고 근심걱정 없이 있어주어 마음 편히 기도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절절히 가지고 기도독경하시라고 했습니다.” 부처님께 해달라고, 들어달라고만, 기도할게 아니라 이렇듯 나의 일상을 감사할 줄 아는 기도로 바꿔지시기를 당부 드리며 오늘 법문을 마칩니다.

 

성불하십시요.

 


요즘은 나이 드는 것에 대해 의식을 하게 됩니다.
20대에는 무턱대고 운동을 해도,
조금 무리하게 운동을 해도 탈이 없었는데,
지금은 조금만 무리해도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나이 드는 것에 대해
씁쓸한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탈무드]를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늙는 것을 재촉하는 네 가지가 있다.
그것은 두려움,노여움,아이,악처이다."
좀더 젊게 살려면 이런 부정적인 것들을
마음속에서 몰아내야 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순수를 읽어버리고
고정관념에 휩싸여 남을 무시하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도 모르게 왠지 뻔뻔스러워지고
우연한 행운이나 바라고누군가에게 기대려 합니다.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
남을 섬기기 보다는 기대려 합니다.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남을 섬기기보다는
대우를 받으려는 생각만 듭니다.
진정 우리가
이렇게 나약해져가고 있는 건 아닌지
누군가의 말에 쉽게 상처를 받고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심통을 부리지는 않는지,
전철에서 누군가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다고
짜증을 내며 훈계하려 하고
누가 자리를 양보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건 아닌지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마음이 늙으면 몸도 더 빨리 늙기 마련입니다.
"남자는 마음으로 늙고, 여자는 얼굴로 늙는다"라는
영국 속담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부정하거나 두려워해서도 안 되지만
젊은 날을 아쉬워해서도 안 됩니다.
젊은이들이 누리고 있는 젊음을 우리는
이미 누렸으며,그런 시절을 모두 겪었다는 사실에
만족해 하며 대견스러움을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인생이란 결국 혼자서 가는 길이므로
독립적인 존재라는 인식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만큼 경륜이 쌓이므로
더 많이 이해하고 배려하고 너그러워져야 하는데
오히려 아집만 늘어나고 속이 좁아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루어놓은 일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 삶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그런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넓고 큰 마음을 갖습니다.
반면 늘 열등감에 사로잡혀 패배의식으로
세상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람은
작고 닫힌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면 나보다 어린 약자인 사람에게
대우를 받으려 하고 편협해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대우받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들을 갖게 됩니다.
서로가 대우를 받으려고 하면
매사가 부대끼게 됩니다.
어떻게 살아왔든 지금의 이 삶을 기왕이면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만족하며 살아야
자기 주변에 평안함이 흐릅니다.
나이가 든 만큼, 살아온 날들이
남보다 많은 사람일수록,
더 오랜 경륜을 쌓아왔으므로
더 많이 이해하고, 더 많이 배려하며,
넉넉한 마음으로 이웃을, 아랫사람들을
포용함으로써 나이 듦이 얼마나 멋진지를
보여주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주름살과 함께 품위가 갖추어지면
존경과 사랑을 받는다"는 위고의 말처럼,
마음의 향기와 인품의 향기가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좋은글 중에서 -
Even Now / Nana MousKouri/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