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에 전해줄 것 운하 아닌 자연

2010. 3. 23. 22:00일반/금융·경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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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에 전해줄 것 운하 아닌 자연”
 
문경 봉암사, 7일 대운하 반대 정진법회
사부대중 2000명 동참…도보순례단 지지
 [2008년 03월 07일 금요일]
 

“참회합니다. 중생을 다 건지겠다고 서원을 하면서도 생명의 신음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참회합니다. 동체대비를 말하면서도 나와 만물이 진심으로 한 몸임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오늘 이 기도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온전히 생명의 근원으로 귀명하는 수행과 성찰의 첫걸음이 되게 해 주옵소서….”

운문사 승가대 강사 운산 스님의 지극한 참회에 일순간 경내는 길고긴 적막에 빠져들었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막아내 뭇 생명을 살려야 한다며 기세 등등 봉암사를 찾은 대중들은 어느새 스님의 참회에 분노와 증오를 내려놓고 있었다.

일체 모든 죄업이 동업의 소치라는 스님의 외침이 2000여 동참 대중의 가슴 속에 울려 퍼졌다. 당장이라도 이명박 정부를 향해 거친 구호를 토해낼 것만 같았던 이날 정진법회는 그렇게 조용한 가운데 참회를 통해 생명평화를 기원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부처님 마음과 생명의 눈으로 우리의 삶을 성찰하는 참회·정진법회’가 3월 7일 문경 봉암사에서 봉행됐다. 정진법회는 봉암사 수좌 스님들이 100일간 한반도 물길을 따라 도보순례 중인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에 대한 지지와 생명의 근원인 강을 지키겠다는 발원의 뜻을 담아 마련됐다. 이날 법회는 도보순례단의 문경 지역 도착에 맞춰 봉행된 것으로 이 자리에는 봉암사 수좌 스님들과 도보순례단을 비롯해 이들을 지지하는 불자와 시민 2000여명이 동참했다.

조계종 종립특별선원인 봉암사는 1947년 결사를 단행한 후 1년에 단 한차례 부처님오신날에만 산문을 개방한다. 최근 몇 차례 예외가 있기는 했지만 사회적 문제의 동참을 위해 산문을 개방한 것은 61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기도법회는 신묘장구대다라니 독송을 시작으로 참회문 낭독, 봉암사 주지 함현 스님의 인사, 조계종 호계원장 법등 스님과 봉암사 선원장 정광 스님의 격려사 순으로 진행됐다.

함현 스님은 “수행도량의 상징인 봉암사에서 전례가 없는 법회를 연다고 경책할지도 모르겠으나, 세간이 없으면 출세간도 없다는 도리를 헤아리면 이 법회야 말로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봉암사 결사의 취지에 부합하는 반야의 시회”라며 “물욕에 눈이 멀어 사람다움 삶을 포기하는 우리네 삶을 성찰하는 수행의 시간으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

법등 스님은 한발 더 나아가 종교인들이 도보순례를 통해 주장하는 생명사랑과 환경보존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 새 정부가 대운하 건설 계획을 철회하도록 함께 나서자고 독려했다. 스님은 “사막에서 불어오는 황사는 우리가 왜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를 사랑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며 “엄청난 생명 손상과 환경 파괴를 유발할 대운하 건설을 방치하는 것은 종교적 양심에 비춰서도 결코 옳지 않다”고 대중의 동참을 거듭 촉구했다.

사홍서원에 앞서 수경 스님이 도보순례단을 대표해 이날 법회를 마련한 봉암사 스님들과 참여 대중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동참 대중의 뜨거운 환영에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수경 스님은 “도보순례는 단순히 운하 반대를 위해 나선 길이 아니라 국토의 근간을 허물고, 수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생각조차 해서도 안 될 일들을 너무 가벼이 여기는 우리네 삶을 성찰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며 “생명은 수단도 흥정의 대상도 아니며 논란 자체가 죄를 짓는 것으로 미래세대에 전해줄 것은 운하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실패한 대통령으로 기억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진솔한 바램을 밝혔다. 스님은 “국민을 섬기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 세치 혀의 정치공학이라는 것을 대운하 강행의지가 증명해 보이고 있다”며 “개신교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은 ‘섬김’의 의미를 진정으로 새겨 국민의 여론에 귀를 기울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기도법회는 2000여 참여 대중이 도보순례단의 무탈과 서원성취를 기원하고, 이들을 환송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조계종 환경위원회(위원장 세영)는 3월 5일 대운하 건설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식 선언하고, 종단 차원의 대운하 저지를 위한 활동 전개를 천명했다. 이에 향후 한반도 대운하 반대 움직임이 교계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경 봉암사=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940호 [2008-03-07]

 

      *♡♣ 내 삶에 휴식이 되어주는 이야기 ♣♡* 삶은 메아리 같은 것입니다. 내가 삶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라보면 삶 또한 나에게 긍정적인 선물을 주고, 내가 삶을 부정적인 생각으로 바라보면 삶 또한 나에게 부정적인 선물을 줍니다. 삶은 우리가 준 것을 충실하게 되돌려 주는 습관이 있습니다. 우리들 생각, 말, 행동, 표정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반드시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는 것입니다. 삶은 또 벽에다 대고 공을 던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벽에다대고 공을 던지면 그 공이 어김없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처럼 세상에 불평을 던지면 자신에게 불평이 돌아 오고 세상에 미소를 던지면 자신에게 미소가 돌아오는 것입니다. 삶에 대해 불평만 늘어놓으면서 삶이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주지 않는다며 투덜대는 사람,
          자신의 얼굴에 접근 금지라고 써 놓고서 다른사람이 다가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은 아닌지요?
                - 좋은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