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日不作 一日不食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
- 百丈禪師 -
백장스님은 당나라시대의 스님입니다.
유명한 어구죠. 몸소 스님께서 실천하신 행동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주변에 일하지 않고 놀면서도 쉽게 돈벌고 밥벌이 하는 사람도 있고
죽어라 일해도 근근히 밥벌이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획일적인 성실근면과 타고난 행운만을 기준으로 따질 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부자든 가난하든 밥을 먹는다는 것과 일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인듯합니다.
이념적으로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를 따져 착취하기 위해 노동을 숭상하는척 하는게 아니라
일을 함으로써 세상이 아닌 나와 마주하고 내가 떳떳해지는 것이니까요.
거저 쉽게 돈을 벌고 밥을 먹는게 즐겁고 고소한게 아니라
내가 과연 그럴만한가를 반문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간단히 밥한끼가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드는지, 그걸 과연 내가 받을만한지..
아침에 안사람이 해주는 밥상을 받는게, 엄마가 해주는 밥상을 당연히 받는게,
반찬이 부족하고 밥이 질고 등등등 내가 과연 그럴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가끔 주말이면 제가 밥을 하게 됩니다. 마트에서 이것저것 사다가 반찬을 만들고 같이 앉아 먹으면
금방 뚝딱 없어지죠. 드는 생각이 한끼 먹으려고 이렇게 장보고 요리하고 남는건 설겆이 뿐이고..
아주 사소한 비유지만 한끼 만드는데도 참 정성이 많이 듭니다.
이것저것 사다 씻고 자르고 볶고 끓이고.
내가 돈을 주고 사먹든 거저 먹든 음식이란게 상대방의 정성을 먹는 일입니다.
그러할진대 그냥 대충 냉장고에서 꺼내 식탁에 올려놨다해도 만들어주고 차려주는 정성이 이만저만한게 아니죠.
그런 음식을 정성을 생각한다면 그냥 먹기는 미안하니 뭐라도 일을 해야하지 않을까요?
사진은 제가 자주 인용하기도 하고 마음에 담아두는 사진입니다.
인도 여행중 보드가야 기차역에서 걸인행색의 여인이 바로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지저분한 넝마주머니에서 그릇을 꺼내 더러운 천으로 깨끗이 그 그릇을 닦고 더러운 넝마안에서
아주 적은 양의 알 수 없는 반죽을 덜어내어 먹는 모습이죠.
다 먹고 나서는 다시금 반대로 더러운 천으로 그릇을 닦아 더러운 넝마속에 집어 넣더군요.
그 모습이 너무나도 간결하고 단아했습니다.
더러운 것은 내 의식이고 그 여인이 아니죠.
그 여인이 먹던 거친 음식조차도 과연 나는 먹을 자격이 있을까요?
그냥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음식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