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15. 20:20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마음을 돌이키는 이는 누구인가?
- 월호 스님 -
자신의 천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답은 각양각색이다.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이라는 대답을 비롯해서 직장 경쟁자나 배우자 등 다른 사람을 지칭하는 이도 있었고, 고질병 혹은 자신의 게으름이라고 말하는 이도 많았다. 저마다의 입장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있을 수 있겠지만, 불교적 입장에서는 자신의 천적은 무엇보다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나 자신의 삼독심三毒心이야말로 나의 천적이다.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 이 세 가지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갉아먹어 마침내 무너지게 만드는 것이 독사의 독보다 더욱 심하다고 한다. 그래서 세 가지 독이 되는 마음, 즉 삼독심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삼독심은 습관화된 기운이기 때문에 중생들의 삶을 거의 지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교는 물론이고 거의 대부분의 종교에서 욕심을 줄여라, 성을 내지 말아라, 어리석은 언행하지 말라고 입이 닳도록 가르치고 있기는 하지만, 그리 큰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만큼 삼독심은 사람들에게 깊숙이 배어들어서 이를 끊어나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더군다나 현대의 각종 매체들은 상업적 목적으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사람들의 욕구를 충동질하면서, 제멋대로 성질내고 때려 부수는 등의 언행을 오히려 미화시키며 부추기고 있는 형편인 것이다.
이런 마당에 일반인들이 생활 속에서 삼독심을 끊고 없애나가고자 마음먹는 것은, 오히려 해야 할 일을 못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 십상이다. 여러 생을 통해서 누적된 습관적 에너지는 쉽게 끊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승불교에서는 존재의 속성이라 할 수 있는 탐貪진瞋치痴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여 없애고자 인위적 노력을 가하도록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속성 에너지의 방향을 전환시켜 도道의 방편으로 삼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개인적 탐욕심은 본마음 참 나가 있음을 굳게 믿고 이를 밝히고자 하는 대신심大信心으로, 타인의 허물에 대한 성냄은 자기 자신에 대한 대분발심大奮發心으로, 어리석고 우둔한 마음은 지혜를 밝혀나가고자 하는 대의심大疑心으로 전환시켜 써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대신심ㆍ대분심ㆍ대의심, 이것을 바로 참선의 세 가지 요긴한 비결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마음을 돌이키는 이는 누구일까?
上士聞道 勤而行之 근기가 높은 사람은 도를 들으면 부지런히 행하고
中士聞道 若存若亡 근기가 보통인 사람이 도를 들으면 반신반의하며
下士聞道 大笑之 근기가 낮은 사람이 도를 들으면 커다랗게 웃는다
- 도덕경
- 휴식 / 해들누리 -
범능스님의 명상음악 2집 관세음보살 제 6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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