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23. 20:05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가장 쉽고 빠른 수행법
월호 스님
수행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뛰어난 방법은 무엇일까? 능엄경에서는 단연코 관세음보살의 이근원통耳根圓通을 권장하고 있다.
주체인 나는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의 여섯 감각기관육근六根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객체인 사물은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 법法의 여섯 대상육경六境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육근과 육경이 상대하여 안식, 이식, 비식, 설식, 신식, 의식의 육식六識을 낸다. 그런데 이러한 모든 사물의 근원 요소는 지地, 수水, 화火, 풍風, 공空, 견見, 식識의 일곱 가지 요소 칠대七大로 이루어져 있다. 이 육근ㆍ육경ㆍ육식ㆍ칠대를 모두 합치면 25가지가 되므로, 닦고 깨쳐 들어가는 방법도 25가지 방법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나야 하는 것처럼, 비록 허망하게 생겨난 허공꽃空華과 같은 존재요소들이지만, 결국 이를 의지해서 닦고 깨쳐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눈으로 보고 깨치든, 귀로 듣고 깨치든, 코로 냄새를 맡고 깨치든 아무 상관이 없다. 한 마디로 25가지 방법 전부가 가능한 것이다.
그 가운데 특별히 이근耳根 즉 귀뿌리로 깨치는 방법이 가장 수승하고 빠르다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육경과 육식은 육근보다 외부적이다. 또한 육근 가운데서도 눈은 종이 한 장만 가리워도 볼 수가 없다. 코는 거리가 조금만 떨어져도 냄새 맡기가 어렵다. 혀는 직접 닿아야 맛을 느낀다. 몸은 직접 감촉해야 지각한다. 뜻은 한시도 멈추어 있기 어렵다. 이에 반하여 귀는 웬만한 장애나 거리에도 불구하고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한 눈이나 다른 감각기관처럼 쉽사리 피로를 느끼지도 않는다. 여섯 감각 가운데서도 가장 발달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선사들의 깨침의 기연을 살펴보더라도 무언가 소리를 듣고 깨친 경우가 단연코 압도적이다. 백장 회해百丈懷海 스님은 마조馬祖 스님의 ‘할喝’소리를 듣고 깨쳤으며, 향엄 지한香嚴智閑 선사는 대나무에 기와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깨쳤다. <선요禪要>의 주인공인 고봉 원묘高峰原妙 스님도 잠자던 중 도반 스님이 베개 떨어뜨리는 소리를 듣고 깨쳤다. 경허 선사도 좌선하던 중 밖에서 두런거리는 소리를 듣고 깨쳤다. 이외에도 법문을 듣고 깨친 예를 비롯하여 어쨌든 듣고 깨친 사례는 무수히 많다. 우리도 귀뿌리를 사용하여 닦고 깨치는 것이 좋지 않을까.
獨坐深山萬事經 홀로 앉은 깊은 산 온갖 일 홀가분
掩關終日學無生 무생을 배우려 문 닫고 세월보내
生涯點檢無餘物 흝어본 평생살이 남길 것 없고
一椀新茶一卷經 새 차 한 잔, 한 권의 경전
- 부휴浮休 선수善修 대사
- 휴식 / 해들누리 -
Bridge Over Troubled Water Simon & Garfunk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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