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마음의 다른 이름(眞心異名)
어떤 이가 다시 말했다.
[바른 믿음은 이미 내었거니와 무엇을 참 마음이라 하는가?]
대답이라.
허망하지 않으므로 참(眞)이라 하고, 신령스럽게 비추므로
마음(心)이라 하나니 능엄경(楞嚴經)에서 이 마음을 밝히
였느니라.
다시 물었다.
참 마음이란 이름뿐인가?
아니면 다른 명칭이 있는가?
대답이라.
부처의 가르침과 조사의 가르침이 이름지은 길이 같지 않으니,
부처님의 가르침으로는 보살계(菩薩戒)에서는,
마음바탕(心地)이라 하였으니 만가지 善을 내기 때문이요,
반야경(般若經)에서는,
보리(菩提)라 하였으니 부처님의 본체가 되기 때문이요,
화엄경(華嚴經)에서는,
법계(法界)라 하였으니 얼기설기 엇바꿔 어울리기 때문이요,
금강경(金剛經)에서는,
여래(如來)라 하였으니 온 곳이 없기 때문이요,
반야경(槃若經)에서는,
열반(涅槃)이라 하였으니 뭇 성인들이 의지하는 바이기
때문이요,
금광명경(金光明經)에서는,
여여(如如)라 하였으니 참되고 항상 하여 변하지 않기 때문
이요,
정명경(淨名經)에서는,
법신(法身)이라 하였으니 보신(報身) 화신(化身)이 의지하는
곳이 없기 때문이요,
기신론에서는
진여(眞如)라 하였으니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기 때문
이요.
열반경에서는,
불성이라 하였으니 삼신의 근본바탕이기 때문이요.
원각경에서는
총지(摠持)라 하였으니 공덕을 흘러내기 때문이요,
승만경에서는,
여래장(如來藏)이라 하였으니 가려졌으되 두루 머금
(隱覆含攝, 은복함섭)기 때문이요,
요의경에서는,
원각(圓覺)이라 하였으니 어두움을 깨뜨리고 홀로 비추기
때문이니라.
이런 까닭에 수선사(壽禪師)의 유심결(唯心訣)에
말씀하시기를,
[한 법에 천 이름이라 인연 따라 이름을 세웠다.]하시니
여러 경에 갖추어 있는지라 다 인용하지 못하노라.]
어떤 이가 물었다.
[부처의 가르침은 이미 알았거니와 조사의 가르침이란
어떤 것입니까?]
대답이라.
[조사의 문중에는 이름도 말도 모두 끊어져서 한 이름도
세우지 않았거니 어찌 여러 가지 이름이 있으리요`마는
느낌에 응하고 근기에 따름에는 그 이름 또한 적지
않으니라.]
어떤 때에는, 自己라 하였으니,
중생의 근본 성품이기 때문이요,
어떤 때에는, 정안(正眼 =바른 안목)이라 하니,
모든 유위(有爲)의 모습을 비추어 밝히기 때문이요,
어떤 때에는,
묘심(妙心사람의 이성으로 헤아릴 수 없는 묘한 마음)
이라 하니, 비고 신령스럽게 고요히 認知하기 때문이요,
어떤 때는 주인옹(主人翁)이라 하니
원래부터 짊어졌기 때문이요,
어떤 때에는, 무저발(無底鉢)이라 하니,
간 곳마다 생활이 풍족하기 때문이요,
어떤 때에는, 줄 없는 거문고라 하니
오늘의 경지를 연주해 내기 때문이요,
어떤 때에는, 다함없는 등불(無盡燈)이라 하니
미혹한 유정을 비추어 깨뜨리기 때문이요,
어떤 때에는, 뿌리 없는 나무(無根樹)라하니
뿌리와 꼭지가 견고하기 때문이요,
어떤 때에는, 취모검(吹毛劒)이라 하니
번뇌의 뿌리를 끊어버리기 때문이요,
어떤 때에는, 함이 없는 나라(無爲國)라 하니
바다같이 평온하고 강같이 맑기 때문이요,
어떤 때에는, 모니의 구슬(牟尼珠)이라 하니
가난함을 구제하기 때문이요,
어떤 때에는, 열쇠 없는 자물쇠라 하니
여섯 가지 감정을 막아 버리기 때문이요,
나아가서는 진흙소(泥牛). 나무말(木馬). 마음근원(心源).
마음도장(心印). 마음거울(心鏡). 마음 달(心月) 마음
구슬(心珠) 등 갖가지로 딴이름이 있지만 다 수록하지
못하노라,
만일에 참마음을 깨달으면 모든 이름을 다 깨달을 수
있거니와 이 참마음을 어둡히면 모든 이름에 모두
막히리라.
그러므로 참마음에 대하여 반드시 자세히 살필지어다.
- 선문촬요 -
여기는 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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