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숙면을 취합시다 / 운덕 대종사

2011. 12. 9. 00:29일반/노인·의료·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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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숙면을 취합시다 / 운덕 대종사

 

요즈음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경제의 위축에 따른 취업난과 경제난이 우리의 삶을 어렵게 만들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고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릅니다. 숨이 멎고 피를 말리는 고통이 뒤따릅니다.

이러한 고통을 견디기 힘들어 불면증에 시달리는 분들이 병원을 찾는 것입니다.

실제로 불면증을 겪는 사람은 심장마비 위험이 일반사람에 비해 45%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 연구팀은 국민건강 조사의 일환으로 성인 5만여 명을

대상으로 수면습관에 대한 앙케이트를 실시함과 동시에 11년에 걸쳐 병원 진료

기록과 심장마비로 숨진 2,368명의 사망통계를 추적 조사했습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 달 동안 거의 매일 잠을 자지 못한 사람의 심장마비

위험성은 45%로 높았습니다. 또 거의 매일 선잠을 잔 사람의 경우는 30%,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잠을 제대로 안잔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의 경우는 27%로

각각 정상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장질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에게 잠은 매우 중요합니다. 기본적인 휴식의 시간일 뿐 아니라

체력을 축적할 수 있는 에너지의 공급이 잠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깨달음을 얻기 위해 잠자지 않고 눕지 않는 장좌불와(長座不臥)를 실천하는

수행자들에게 잠은 그야말로 수마(睡魔)에 지나지 않을 터입니다.

그러나 보통사람, 특히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있어서 잠은 보약이며

달콤한 꿀맛같은 시간입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잠을 편안히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세속의 복잡하고도 걱정스런 문제가 코 앞에 산적해 있는데

어찌 편하게 잠들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걱정에만 매달려 있을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부처님은 어떻게 주무셨을까 알아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입니다. 경전에 나오는 관련 대목을 살펴보겠습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아알라비이 사당 곁에 계셨다.

한 겨울이어서 나무 잎은 모두 말라 떨어졌다. 핫타카 장자 아들은 성을 나와

밖에서 거닐다가 차츰 세존 계신 곳에 이르러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앉아 사뢰었다.

 

“어젯밤에는 잘 주무셨나이까?” 세존이 대답하셨다.

“그렇다. 동자야, 기분좋게 잤다.” 동자가 다시 말했다.

“지금은 한창 추운 때라 만물이 모두 시들어 떨어졌나이다. 더구나 세존께서는

풀자리를 쓰시고 입으신 옷은 매우 얇나이다. 그러하온데, 어떻게 잘 주무셨다고

말씀하시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동자야, 자세히 들어라. 나는 이제 네게 물으리니 생각대로 답하라.

만일 어떤 장자가 집을 굳게 단속해 바람이나 먼지가 없고, 방 안에는 짐승 가죽과

비단으로 된 침구가 있어 아무 불편이 없으며 미녀 넷이 있어 얼굴은 단정하고

낯은 도화 같아 세상에 드물어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고 또 등불이 켜져

있다면 그 장자는 유쾌하게 잘 잘 수 있겠는가?”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좋은 침구가 있으면 유쾌히 잘 수 있겠나이다.”

 

“어떠냐? 동자야, 그는 유쾌히 잘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때때로 탐욕이

일어나면 그 탐욕으로 말미암아 잘 잘 수 없지 않겠는가?”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그에게 탐욕이 일어나면 잘 잘 수 없을 것이옵니다.”

“지금 내게는 그런 탐욕이 아주 다 해 남음이 없고 근본이 없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다. 어떠냐 동자야, 만일 성내는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이 일어나도 잘 잘 수

있겠는가?(중략) 그러므로 동자야, 나는 이 이치를 보았기 때문에 ‘여래는

유쾌하게 잘 잘 수 있다’라고 말한 것이다.”

〈증일아함경 제20권 ‘성문품’〉


이 경전에 의하면 부처님은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삼독심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유쾌하게 잘 잔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제반 문제를 푸는 방안도

실은 삼독심을 여의는데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든 해법은 우선 마음을 다스리는데 있습니다.

삼독심을 여의라 하는 것이 체념과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마음을 잘 다스릴 때 좋은 결과가 주어지는 법입니다.

부처님의 얼굴이 항상 온화하고 평안해 보이는 이유는 잠을 잘 주무시는데에서도

원인이 있습니다. 편안한 잠, 유쾌한 잠을 자는 사람들의 얼굴은 활기와 생기가

돕니다. 따라서 잠을 잘 자는 것은 매우 소중한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걱정이 깊다면 기도에 정진하는 것도 불면을 해소할 수

있는 한 방안입니다. 부처님 앞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지극정성으로 기도한다면,

그리고 그 기도를 통해 자신의 걱정을 부처님께 맡겨 내려놓는다면

불면의 고통에서 해방되리라 믿습니다.

밤엔 편안히 잘 수 있는 불자님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포 옹          -정호승(鄭浩承)-

 

                            

   뼈로 만든 낚싯바늘로

   고기잡이하며 평화롭게 살았던

   신석기 시대의 한 부부가

   여수항에서 뱃길로 한 시간 남짓 떨어진 한 섬에서

   서로 꼭 껴안은 채 뼈만 남은 몸으로 발굴되었다

   그들 부부는 사람들이 자꾸 찾아와 사진을 찍자

   푸른 하늘 아래

   뼈만 남은 알몸을 드러내는 일이 너무 부끄러워

   수평선 쪽으로 슬며시 모로 돌아눕기도 하고

   서로 꼭 껴안은 팔에 더욱더 힘을 주곤 하였으나

   사람들은 아무도 그들이 부끄러워하는 줄 알지 못하고

   자꾸 사진만 찍고 돌아가고

   부부가 손목에 차고 있던 조가비 장식구만 안타까워

   바닷가로 달려가

   파도에 몸을 적시고 돌아오곤 하였다.

 

     

 

   정호승 시집"포옹"[창비]에서

 

   사람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포옹을 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그들 삶의 튼튼한 믿음이 끝까지 함께 하였다는 것이다.

   아무리 사랑한 사람이라 해도 함께 죽어 가는 일은 어렵고

   힘든 일이다. 더욱 더 함께 포옹을 하고 죽어서까지 그 뼈가 

   발견되였다는 신석기 시대의 삶의 모습에 얼마나 큰 믿음이 

   있었고 사랑이 있었는가를 생각하면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정호승 시인은 그러한 큰 감동같은 것은 사람들이

   확인하고 바라보지도 않으면서 단순히 서로 껴앉고 죽은

   신석기 시대라는 것에만 촛점을 마추어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것이 오늘의 우리들의 관심사의 전부라는 것을 예시해 주고 

   있다. 서로 꼭 껴앉고 죽어 가야만 했을 깊은 애정과 믿음,

   또는 그렇게 끝까지 한 생을 마칠 수 있는 정신적 끈은 무엇이

   였을까를 생각하면 그 포옹의 가치는 정말로 위대하다.

   그 위대한 정신이 오늘날까지 깊은 믿음을 갖도록 사라지지 

   않고 뼈로서 나마 서로 함께 깊은 믿음의 힘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에 사람들은 왜 감동할 수 없고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것일가... 

 

 

   1950년 경상남도 하동 출생

   1983년 경희대학교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석굴암에 오르는 영희>당선

   1973년『대한일보』신춘문예에 시 <첨성대> 당선

   1976년 김명인,김창완.이동순 등과 함께 반시(反詩) 동인

   1982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 소설 (위렬제) 당선

   1989년 제3회 소월 시문학상 수상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1979),『서울의 예수』(1982)

  『새벽 편지』(1987),『별들은 따뜻하다』(1990)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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