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품 14장 배우고 스스로 단련하여 지혜를 구하라

2012. 6. 29. 09:4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법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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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의 사랑
  

우리 사랑 갈라 놓으려는 시샘 그리고 악마 같은 증오
검고 뜨거운 저주의 먹구름 하늘 가득 메우고

그 것도 모자라 붉은 칼날 모은 듯한 용암으로 지져
우리 육신 휘저어도 우린 서로를 놓칠 수 없었다

우리 육체 우리 마음 우리 영혼을
평범했던 우리는 그가 '로마전사(戰士)로서의 명예'를 얻으면서
원치 않은 비극으로

이천년 전 지중해 베스비오에 사랑을 묻어야 했다.

당신을 사랑한 공주의 질투로 때늦은 긴박함 속에 뛰어 와
날 찾아 놓지 않는 당신 놓지 않는 당신
이리 껴안고 밀쳐도 꽉 잡는 당신의 미쳐버린 순수

 

용암보다 더 뜨거운 그 사랑에
화산이 울고 죽음의 재 덮힌 저 하늘도 그리 아름다웠던가

이대로 같이 영원한 화석 되어 우리 위로 흙 덮히고

세월 흘러 바다가 오면
갈매기 나는 해변 연인들의 밀담 속에 살아있기에

먼 훗날 아주 먼 훗날 우리 영혼의 아이들이
성인으로 자라나 우리 사랑 찾을 수만 있다면

이 찢는 고통 속 아스라한 전설 되어도 당신의 품안 기억 속에

이대로 영원히 잠들 수 있었다

폼페이의 건물들 녹아내리고 사람들의 절망적 눈빛 난무하는
아비규환 속 울부짖음의 그 한(恨)과 같이

내 사랑 당신의 이 어리석은 선택이 당신의 마지막 선물이라면
이 비극 지켜본 로마의 멸망으로 저주하리

단지 당신 없인 못 살뿐이었는데 이런 화염 속 당신을
죽음의 나락으로 보내야 하는

나 역시 사랑의 약속으로 이 손 놓지 못하리

이 순간 내 살점 뜯어 당신의 고통을 덮을 수만 있다면
내 뜨거운 피 흘려 당신의 영혼 잠재울 수 있다면

한 점의 흩트림도 떨림도 없이 죽음의 미소 지으리

아, 폼페이의 최후여! 영원한 내 사랑이여..


(삼가 두분 고혼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사랑의 완벽한 그 자세는
2000전 화산재와 용암도 두 분을 못 떨어뜨렸듯이

그 영원한 사랑
은 지금 우리의 가슴을 두드리고 있답니다.

두 분 영정 앞에 감히
이 詩를 바칩니다. -바람속으로- ) 

詩-바람속으로

Jaques Offenbach (1819∼1880)

Deux Ames Au Ciel, Op.25 (하늘아래 두 영혼) Cel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