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20. 11:39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금강경
<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家解)>
⑫ 육조 스님의 구결 해설
-2 보는 것이 달라도 법은 둘이 아니네
<사진설명> 불국사 승가대학장 덕민 스님이 금강경 오가해 강의를 위해 출타하고 있다
불성이 견고하나 번뇌가 능히 어지럽히고 번뇌가 견고하나 반야지혜가 능히 깨뜨리네
秪爲世人 不見自性 是以 立見性之法 지위세인 불견자성 시이 입견성지법
世人 若了見眞如本體 卽不假立法 세인 약요견진여본체 즉불가입법
다만 세상 사람들이 (無相, 無住, 妙用의) 자성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성품 보는 법을 세운 것이지,
만약 세상 사람들이 자신의 참모습 본체를 요달해 보았다면
굳이 가짜로 법을 세우지 않았을 것이다.
此經 讀誦者 無數 稱讚者 無邊 造疏及註解 凡八百餘家
차경 독통자 무수 칭찬자 무변 조소급주해 범팔백여가
所說道理 各隨所見 見雖不同 法卽無二 宿植上根者
소설도리 각수소견 견수부동 법즉무이 숙식상근자
一聞便了 若無宿慧 讀誦雖多 不悟佛意 故 解釋其義
알문갱요 약무숙혜 독송수다 불오불의 고 해석기의
庶斷學者疑心 若於此經 得旨無疑 卽不假解說
서단학자의심 약어차경 득지무의 즉불가해설
이 금강경을 독송하는 사람이 수없이 많고,
내용을 칭찬하는 사람도 가없이 많으며,
소와 주석서와 해석서를 지은 사람들도
무릇 800여가에 달하지만 설한 바 도리는
각각 보는 바에 따라 다르니,
보는 것이 비록 다르지만 법은 둘이 아니다.
숙세에 상근을 심은 사람은 한번 들어 곧 요달하겠지만,
숙세의 지혜가 없어 독송을 많이 하나
부처님 뜻을 깨닫지 못할 사람이 많으므로
그 뜻을 해석하여 배우는 사람들의
의심을 끊게 하는 것이니,
만일 이 경의 뜻을 알아 의심이 없다면
해설을 가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從上如來所說善法 爲除凡夫不善之心 經是聖人之語
종상여래소설선법 위제범부불선지심 경시성인지어
敎人聞之 從凡悟聖 永息迷心 此一卷經 衆生性中
교인문지 종범오성 영식미심 차일권경 중생성중
本有 不自見者 但讀誦文字 若悟本心 始知此經 不在文字
본유 불자견자 단독송문자 약오본심 시지차경 불재문자
위에서부터 여래께서 설하신 善法은
범부들의 善하지 못한 마음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니,
경(經)이란 성인의 말씀인지라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을 듣고 범부에서 벗어나 성인의 도리를 깨닫고
영원히 미혹한 마음을 쉬게 하는 것이다.
이 한 권의 경전은 중생의 성품 가운데에 본래 있지만
스스로 보지 못하는 사람은 단지 문자만 읽기 때문이니,
만일 본래 갖추어진 마음을 깨달으면
비로소 이 경이 문자에 있지 않음을 알게 될 것이다.
〈보충설명〉
경허스님 만행시절 이야기 가운데 금강경 법문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어느 날, 한 사찰의 객실에 머물 때였습니다.
옆에 누운 스님이 코를 심하게 골아서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답니다.
그래서 마루로 나와 화두를 들다가 코 고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보니
문득 그 소리가 금강경 소리인 줄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것이 바로 오매일여(寤寐一如) 아닙니까?
진로망상(塵勞妄想)에 매달리고 빈부(貧富)를 중시하는 마음가짐으로는
금강경 공부를 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시간에도 이야기했듯이
금강경 진리의 자리에서는 진짜와 가짜, 너와 나의 구별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내 모습이라고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내면에 갖추어진 본성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但能明了自性 方信一切諸佛 從此經出 今恐世人 身外覓佛
단능명요자성 방신일체제불 종차경출 금공세인 신외멱불
向外求經 不發內心 不持內經 故造此訣 令諸學者 持內心經
향외구경 불발내심 불지내경 고조차결 영제학자 지내심경
了然自見 淸淨佛心 過於數量 不可思議 後之學者 讀經有疑
요연자견 청정불심 과어수량 불가사의 후지학자 독경유의
見此解義 疑心 釋然 更不用訣
견차해의 의심 석연 갱불용결
다만 능히 자기의 성품을 밝게 안다면 바야흐로 일체제불이
이 경전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세상 사람들이 몸밖에서 부처를 찾고 밖으로 향하여 경전을 구하면서
내면의 마음도 반조하지 못하고
내면에 들어 있는 경전도 지니지 못할까 염려스러우므로,
이 구결을 지어 공부하는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내면의 심경을 지녀
요연히 스스로 청정불심이 수량(數量)으로 따질 수 없고
생각으로 미칠 수 없음을 알게 하노니,
후대에 공부하는 사람들이 경을 읽다 의심이 있어 이 해석을 보고
의심이 풀리면 다시 구결을 들춰볼 필요가 없을 것이다.
* 여기까지는 구결을 짓게된 동기에 대한 설명입니다.
다음은 ‘금강반야바라밀’의 제목에 대해서 언급하는 내용입니다.
所冀 學者 同見鑛中金性 以智慧火 鎔煉 鑛去金存 我
소기 학자 동경광중금성 이지혜화 용련 광거금존 아
釋迦本師 說金剛經 在舍衛國 因須菩提起問 大悲爲說
석가본사 설금강경 재사위국 인수보리기문 대비위설
須菩提 聞說得悟 請佛與法安名 令後人 依而受持
수보리 문설득오 청불여법안명 영후인 의이수지
바라건대 공부하는 사람들은 모두 광석에 들어있는 금의 성질을
지혜의 불로 녹이고 제련하여 불순한 광물질은 제거하고 순금만 남도록 해야한다.
우리 석가본사께서 금강경을 설한 것은
사위국에 계실 때 수보리의 물음에 대해 대자비로 설하신 것이다.
수보리가 설법을 듣고 깨달음을 얻어서 부처님께서 가르쳐주신 경에 대해
여법히 이름 두기를 청하여 후대의 사람들로 하여금
그 이름에 의지하여 받아 지니게 하셨다.
故 經 云佛 告須菩提 是經 名爲金剛般若波羅密 以是名字
고 경 운불 고수보리 시경 명위금강반야바라밀 이시명자
汝當奉持 如來所說金剛般若波羅密 與法爲名 其意謂何
여당봉지 여래소설금강반야바라밀 여법위명 기의위하
以金剛 世界之寶 其性 猛利 能壞諸物 金雖至堅 羖羊角
이금강 세계지보 기성 맹리 능괴제물 금수지견 고양각
能壞 金剛 喩佛性 羖羊角 喩煩惱
능괴 금강 유불성 고양각 유번뇌
그러므로 경에서는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되
‘이 경은 금강반야바라밀이라 이름하니 이 명자(名字)로 너희는
마땅히 받들어 지니거라.’ 하고 언급하시니라.”
여래께서 말씀하신 금강반야바라밀로 여법히 이름을 만드신 그 뜻은 무엇인가?
금강은 이 세상의 보배로서 그 성품이 강맹하고 예리하여
능히 모든 물건을 파괴하나니, 금강이 비록 지극히 견고하나
고양각(낙엽교목)에 의해 파괴될 수 있으니
금강은 불성에 비유하고 고양각은 번뇌에 비유한 것이다.
金雖堅剛 羖羊角 能碎 佛性 雖堅 煩惱能亂 煩惱雖堅
금수견강 고양각 능쇄 불성 수견 번뇌능란 번뇌수견
般若智 能破 羖羊角 雖堅 賓鐵 能壞 悟此理者 了然見性
반야지 능파 고양각 수견 보철 능괴 오차리자 요연견성
금강이 비록 견강하나 고양각이 능히 파괴할 수 있고
(고양각으로 불을 때서 금을 제련하니까),
불성이 비록 견고하나 번뇌가 능히 어지럽히고,
번뇌가 비록 견고하나 반야지혜가 능히 깨뜨릴 수 있고,
고양각이 비록 견고하나
빈철[잘 정련되어 가장 강해진 쇠붙이] 이 능히 파괴할 수 있으니
이 이치를 깨닫는 사람은
요연히 성품을 볼 수 있다.
涅槃經 云見佛性者 不名衆生 不見佛性 是名衆生
열반경 운견불성자 불명중생 불견불성 시명중생
如來所說金剛喩者 羖爲世人 性無堅固 口雖誦經
여래소설금강유자 고위세인 성무견고 구수송경
光明不生 外誦內行 光明齊等 內無堅固 定慧卽亡
광명불생 외송내행 광명제등 내무견고 정혜즉망
口誦心行 定慧均等 是名究竟
구송심행 정혜균등 시명구경
열반경에 이르되 “불성을 보는 사람은 중생이라 이름 붙일 수 없고,
불성을 보지 못한 사람은 중생이라 이름한다” 하였다.
여래께서 설한 바 금강의 비유는 다만 세상 사람들이 성품이 견고하지 못하여
입으로는 비록 경을 외우지만 광명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입으로 외우고 안으로는 마음으로 실천하여야
광명이 가지런히 나타나며, 안으로 견고함이 없으면
정과 혜(定慧)가 곧 없어지고, 입으로 외우고 마음으로 행해야만
정과 혜가 균등하리니,이것을 이름하여 구경(究竟)이라 한다.
莊子 맛보기
1. 제2편 齊物論中 26번째 우화
罔兩 問景曰 囊子行 今子止 囊子坐 今子起 何其無特操與
망양 문경왈 낭자행 금자지 낭자좌 금자기 하기무지조여
(그림자 주변의 엷은 그림자)이 그림자에게 묻기를
“지난날에는 다니다가 지금은 멈추고,
지난날에는 앉았다가 지금은 일어나니
어찌 그렇게 일정한 지조가 없습니까?”
景曰吾有待而然者邪 吾所待又有待而然者邪
경왈오유대이연자사 오소대우유대이연자사
그림자가 답하기를
“내가 기대는 어떤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인가?
내가 기대는 어떤 것 또한 다른 무언가를 기대고 있어 그런 것인가?
吾待蛇부조翼邪 惡識所以然 惡識所以不然
오대사부조익사 악식소이연 악식소이불연
오대사내가 기대는 것이 뱀의 허물과 매미의 껍질인가?
그렇다는 것을 어찌 알겠으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어찌 알겠으리요.
〈보충설명1〉
제물론(齊物論)의 대의는 物我兩忘으로서 장자의 특색이 가장 잘 드러납니다.
삼라만상을 道의 입장에서 관찰할 때는 모두가 한 모습인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제물론입니다.
道의 근원으로부터 우리의 한 생각이 일어나고, 그 일어난 생각에 의해 육신이 움직이고,
또 그 육신을 따라 그림자가 움직이며, 그 그림자를 따라 망양도 움직입니다.
장자가 망양을 등장시켜 우화를 만든 것이 재미있지 않습니까?
세상 사람들은 대체로 그림자에 얽매입니다. 장자가 이야기하는 道의 세계는 들여다볼수록
깊어집니다. 그러나 그 것을 머리로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제물(齊物), 한 모습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장자는 결론을 내려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고 항상 의문을 던져줍니다.
道에는 답이 없습니다. 자기 자신의 해석이 있을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부처님이 우리의 업을 제거해줄 수 없습니다.
다만 업을 소멸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실 뿐입니다.
〈보충설명2〉
蛇(사)부조翼(익):
四大와 五蘊으로 구성된
假我/ 惡識所以然 惡識所以不然:가아 /악식소이연 악식소이불연
언설로는 진리를 표현할 수 없다는 뜻.
2. 제2편 齊物論中 27번째 우화
昔者 莊周 夢爲蝴蝶 然蝴蝶也 自喩適志與不知周也
석자 장주 몽위호접 연호접야 자유적지여불지주야
언젠가 장주는 꿈속에서 호랑나비가 되었다.펄펄 날아다니는 호랑나비가 되어 스스로도
너무 기쁘고 마음에 꼭 들어 자신이 장주라는 것도 알지 못했다.
俄然覺則 거거然周也 아연각즉(측)거거연주야
조금 있다가 꿈을 깨보니 자신은 엄연한 장주였다.
不知周之夢爲蝴蝶與蝴蝶之夢爲周與 불지주지몽위호접여호접지몽위주여
알 수 없어라. 장주가 꿈에 호랑나비가 되었는가?
호랑나비가 꿈에 장주가 되었는가?
周與胡蝶則必有分矣 此之謂物化 주여호접즉필유분의 차지위물화
장주와 호랑나비는 반드시 분별 있는 모습이지만 이것은 만물이 화합되어
한 덩어리가 된 것을 (제물) 말하는 것이다.
<보충설명〉
호랑나비를 등장시켜서 삼라만상이 평등한 한 모습임을 설명하는 우화입니다.
겉으로 나타난 현상으로는 장주와 호랑나비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道에로 나아가면 장주와 호랑나비, 세상 만물이 똑 같이 하나로 돌아깁니다.
이 것이 곧 色卽是空 空卽是色입니다.
3. 제7편 應帝(응제)王中 9번째 우화
南海之帝爲儵 北海之帝爲忽 中央之帝爲渾沌
남해지제위숙 북해지제위물 중앙지제위혼돈
남해의 임금은 숙이고, 북해의 임금은 홀이고, 중앙의 임금은 혼돈이다.
儵與忽時相與遇於渾沌之地 渾沌待之甚善
숙여홀시상여우어혼돈지지 혼돈대지심선
숙과 홀이 때때로 혼돈의 땅에서 함께 만나는데 혼돈의 대접이 매우 좋았다.
儵與忽 謀報渾沌之德 曰人皆有七竅 以視聽食息 此獨無有
숙여홀 접보혼돈지덕 왈인개유칠규 이시청식식 차독무유
숙과 홀은 혼돈의 환대에 보답하기 위해 의논했다.
“사람들은 일곱 개의 구멍이 있어서 보고 듣고 먹고 숨쉬기도 하지만
혼돈만은 구멍이 없다.”
嘗試鑿之 日鑿一竅 七日而渾沌死
상시착지 일착일규 칠일이혼돈사
일찍이 시험삼아 구멍을 뚫을 새,날마다 하나씩 뚫었는데
이레가 지나자 혼돈은 죽고 말았다.
〈보충설명〉
숙()은 재빨리 나타나고 홀(忽)은 재빨리 사라지는 가장 짧은 순간을 이야기합니다.
이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다는 표현입니다.
그러나 혼돈(渾沌)은 시간과 공간이 벌어지기 이전, 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당처를 말합니다.
혼돈에게 구멍이 생겼다는 것은 곧 천진무구함을 잃고 육신의 욕망에 시달린다는 뜻입니다.
無明의 노예가 되었으니 죽음이 따르겠지요.
寒山은 渾沌(혼돈)의 우화에 대해 다음과 같은 시를 썼습니다.
快哉渾沌身 不飮復不尿 쾌재혼돈신 불음복불뇨
遭得誰鑽鑿 因玆立七竅/ 朝朝爲衣食 조득수찬착 인자입칠규 조조위의식
歲歲愁租調/ 千箇爭一錢 聚頭亡命 세세추조조 천개쟁일전 취두망명
즐거웠어라! 혼돈의 몸이여!
마실 필요도 없고 오줌 눌 필요도 없었던 것을~
그 누가 파고 뚫었길래 일곱 개의 구멍이 생겼는가?
아침마다 입히고 먹이고,
해마다 세금 낼 걱정을 해야 하며
천만명이 서로 한 푼 놓고 싸우기도 하고,
머리를 들이밀어 목숨 재촉하면서 울부짖기도 하는걸~
2004.09.14 10:00 입력 발행호수 : 771 호 / 발행일 : 200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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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마름 하도록
떠 있을 것 같던 황홀한 그달,
그리 쉽게 함몰될 줄 알았다면
밤새워라도 나,
그달을 따라갈 것을
차오르던 만월
통증으로 이그러져
이 먼 길 올 줄 알았더라면
세상없어도 나,
그달의 품에 쓰러져나 볼 것을
움푹 패인 설움 자리에
각 角처럼 박힌 달 하나
아무리 그리운들
다시 차오를 리 없겠지만
세상이 마름 하도록
내 영혼 다녀갈 당신도
세월의 산마루에 올라
저 달을 보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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