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건너 물길, 물길 건너 다시 오솔길. 길을 걸으며 우리들 삶의 길도 이만만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가 욕심을 버린다면 그런 삶의 길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린 언제나 가야할 길이 빠른 길이기를 기대합니다.
직선과 고속. 그런 고속의 길은 언제나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한순간만 자신을 놓으면 우린 즉시 위험과 만나야 합니다.
언제나 집중과 긴장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삶이 그만큼 피곤해지기도 합니다.
삶이 좀 더 여유로우려면 우리들 삶의 길이 빠른 길이 아니라 오솔길이어야 합니다.
천천히 걸으며 동행과 이야기를 나누고 실수를 해도 향기로운 풀밭에 넘어지면 되는 것. 그런 일을 택하세요.
그 길이 빠른 길보다 더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욕심을 버리면 우리는 그 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나는 그 길을 만나러 가는 중입니다.
- 성전스님 / '이 세상에 당신과 함께 있어 기쁩니다' 中에서
- 그림 / 정경화 - 수채화 - 음악 /슈만 -오버트루
춘분 일기 / 이해인
바람이 불 듯 말 듯
꽃이 필 듯 말 듯
해마다 3월21일은
파밭의 흙 한 줌 찍어다가
내가 처음으로 시를 쓰는 날입니다
밤과 낮의 길이가 똑같다구요?
모든 이에게
골고루 사랑을 나누어주는
봄 햇살 엄마가 되고 싶다고
춘분처럼
밤낮 길이가 똑같아서
공평한 세상의 누이가 되고 싶다고
일기에 썼습니다
아직 겨울이 숨어 있는 꽃샘바람에
설레며 피어나는
내 마음의 춘란 한 송이
오늘따라 은은하고 어여쁩니다.
(오늘의 꽃) 머위 (butterbur)
머위는 강추위와 눈보라를 이겨내고
봄이면 꽃을 피운다고 해서 관동화(款冬花)라고도 합니다.
머위는 습기가 있는 낯은 산등어리나 협곡에 많이 자라며,
옹기종기 무리지어 살아가는
국화과(菊花科 Asteraceae)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입니다.
머위는 머구 또는 지역에 따라 머우라고도 불리고
흔히 물기가 많은 곳에서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번식을 아주 잘하며 꽃말은 ‘공평’이라고 합니다.
머위에는 우리 몸에 좋은 성분을 가지고 있기도 하여
재료로서도 빼 놓을 수 없는 귀중한 먹거리라 할 수 있지요.
줄기를 껍질을 벗기고 삶아 볶아 먹는 나물도 있고
넓은 이파리는 장아찌와 삶아 쌈용으로 사용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꽃을 따서 꽃차를 만들어 드셔도 좋다고 합니다.
우리님들..머위대를 많이 보셨겠지만 꽃을
못 보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 활짝 핀 꽃은 아니지만
춘분을 맞아 새로운 머위꽃으로 싱그러움을 전해 봅니다. *^^*
산넘어 남촌에는-- 박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