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칙 오대산의 노파(臺山婆子)

2015. 9. 5. 19:1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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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칙 오대산의 노파(臺山婆子)

<시중>

거둬들이기도 하고 놓아두기도 하니 간목(干木)을 몸에 지녔고,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니 저울을 손에 쥐었다.

번뇌와 마구니 외도가 모두 손짓하고 부름에 의지해 있고,

산하대지가 전부 장난감이 되었다. 자, 말해보라. 이 어떤 경계인가?

示眾云。有收有放。干木隨身。能殺能活。權衡在手。塵勞魔外盡付指呼。

大地山河皆成戲具。且道。是甚麼境界。

<본칙>

오대산 가는 길목에 한 노파가 있었다.

승려들이 “오대산으로 가는 길이 어디요?”라고 물을 때마다 노파는

“곧장 가시오.”라고 말했다. 승려들이 가자마자 노파는

“훌륭한 스님이 또 이렇게 가는구나!”라고 말했다.

어떤 승려가 이 일을 조주에게 이야기하자 조주가 말했다.
“점검해 줄 테니 기다려라.”
조주 또한 앞 사람들처럼 물었다.
다음 날 법당에 올라 말했다.
“내가 너희를 위해 노파를 완전히 간파하였다.”

舉。臺山路上有一婆子。凡有僧問。臺山路向什麼處去。婆云。驀直去。僧纔行。

婆云。好箇阿師又恁麼去也。僧舉似趙州。州云。待與勘過。州亦如前問。

至來日上堂云。我為汝勘破婆子了也。

<송고>

늙으면 요괴가 된다는 말, 잘못 전해지지 않았으니
조주 고불(古佛)이 남전을 이었도다.
늙은 거북은 무늬로 인해 목숨을 잃고
좋은 말은 바람을 쫓는 까닭에 얽매임을 당하는구나.
노파의 선(禪)을 완전히 간파했더라도
남 앞에 말한다면 반 푼어치도 안 된다네.

頌云。年老成精不謬傳。趙州古佛嗣南泉。枯龜喪命因圖象。

良駟追風累纏牽。勘破了老婆禪。說向人前不直錢。

[사족]

이 일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이 일은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니다.

이 일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다.

있는 것이 이 일이고, 없는 것이 이 일이다.

아는 것이 이 일이고, 모르는 것이 이 일이다.

이것도 이 일이고, 저것도 이 일이다.

때로는 거둬들이고 때로는 놓아두며, 때로는 죽이고 때로는 살린다.
바로 지금 눈앞의 경계가 이것이다.

오대산으로 가려면 곧장 가야 하지만,

자기 자신에게 돌아가려면 길이 끊어졌다.

언제나 이렇게 가야만 한다.

조주가 노파를 완전히 간파했으나, 노파 역시 조주를 분명하게 간파했다.

조주는 어떻게 노파를 간파했는가? 노파는 어떻게 조주를 간파했는가?

조주와 노파는 그만두고 그대가 완전하게 간파된 것은 어떻게 할 것인가?

조주는 120살을 살았다고 하여 고불(古佛)이라 불렸다는데, 조주를 완전하게

간파했다면 조주는 본래 태어난 적도 없고 죽은 적도 없음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조주의 참된 면목을 보았다면 노파의 살림살이 또한 짐작할 수 있을 것이요,

바로 그대 자신의 본래면목에도 일말의 의심이 없을 것이다.

몰랐을 때는 금 덩어리였는데, 알고 보니 똥 덩어리만도 못한 것이더라.

 

- 몽지릴라 밴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