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17. 20:46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단순하고 느리게 살기
단순하게 산다는 것,
조금 느리게 산다 는 것은
요즘같은 삶에 있 어 참으로 감로와 같은 법문으로 다가옵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 에게 참으로 필요한 것들입니다.
그야말로 요즘의 세 상을 보면
너무 복잡하고 너 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그대로입니다.
단순하며 단아한, 어줍은 소박함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한발짝 늦춰 하늘 의 달과 별과 벗을 하고,
이웃을 느껴보는 정 겨움이며,
속 뜰을 비춰 볼 만 한 여유가 많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마음도 점 점 각박하고 차가워집니다.
신경이 예민해지 고, 근심 걱정꺼리가 많아지며
마음에 쌓인 일이 많아 늘 분주하고 조급합니다.
너무 아는 것을 좋 아하고
얻는 것을 좋아하 며 이루기를 좋아하는 우리들 마음이
세상을 더욱 복잡하 고 빠르게 돌아가도록 만들어 놓은 듯 합니다.
본래 우리 마음의 바탕은
한없는 고요이며, 텅 비어 있음이고
아는 것이 없고, 얻 을 것이 없으며 이룰 것이 없는
그저 있는 그대로 온전하고 평화로운 자리라고 합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 가
우리 삶의 목적이 아는 일, 얻는 일, 이룰 일로만 가득 차
온통 우리 마음이 복잡하고 바빠지게 되었습니다.
본래 참의 자리를 외면하니 그렇게 번거롭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외부적인 것 들을 채워 가기 위해
허겁지겁 빨리 빨리 를 외쳐대며 복잡하고 분주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면의 깊이 를 채울 수 있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조금 느리 게 삶을 영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외부적인 것들은 자 극적인 잠깐의 행복, 순간의 쾌락을 가져다 주지만,
내면적인 채움은 고 요하여 당장에는 알 수 없더라도
가랑비에 옷이 젖 듯 은은한 향기로움으로
우리 삶의 뿌리에 밝은 깨침의 양분을 가져다 줍니다.
단순하다는 것은
외부적인 경계들에 복잡하게 얽매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집착함이 없어야 단 순해 질 수 있습니다.
집착을 놓고 살면 우리의 삶은 저절로 질박하고 순진해 집니다.
집착이 없기에 이루 고자 함도 바라는 바도 없기 때문입니다.
얽매여 집착하지 않 으면 마음에 일이 없어집니다.
번잡한 일 속에서 벗어나게 되면 저절로 단순해 집니다.
단순한 사람은
애써 머리를 굴리 지 않으며,
그러다 보니 마음 과 행동이 그대로 하나가 됩니다.
애써 치장하지 않 기 때문에 거짓을 만들 것도 없습니다.
마음이 순수해지면 단순한 한마음 일으킴에
법계(法界)의 마음 을 감동시킬 수 있게 됩니다.
저절로 법계의 주인 이 될 수 있게 됩니다.
단순한 사람은 의도 하지 않기에
함이 없이 모든 것 을 할 수 있으며,
나아가 본래 마음 자리,
그 텅 빈 지고의 단 순과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순해야 살기가 쉬 워집니다.
복잡하게 사는 만 큼 힘겹고 버겁고 괴로운 삶을 움켜잡게 되며
단순하게 사는 만 큼 청안청락(淸安淸樂) 맑고 향기로운 삶
본래의 삶에 가까 워 집니다.
또한 조금 느리게 산다는 것은
애쓰지 않고 마음 의 짐을 다 놓고 산다는 것입니다.
짐 진 것이 많을수 록 삶이 바빠집니다.
마음에 일이 적어 야 한 발 늦춰 가는 여유가 생겨납니다.
분주하고 바쁜 가운 데는 마음을 놓치기 쉽지만,
느리게 사는 가운 데 속뜰을 챙길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빨리 빨리는 현대인 들의 공통적인 습(習)이 아닌가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돌아 가는 바쁜 세상이다 보니
그 세상에 뒤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더욱 우리의 삶을 바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
그러나 빠르게 사 는 것 만이 세상과 함께 가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우리의 삶을 가만히 관찰해 보면
별로 서두르지 않아 도 되는 일에 분주함을 많이 봅니다.
정말 분주해서가 아 니라 습이 그렇게 몸에 배여 있는 듯 합니다.
빠르게와 느리게의 차이는 사실 거의 없다고 보면 정확한 견해일 것입니 다.
우리 눈에 보이는 차이는 빠르게와 느리게의 차이가 아닌
우리네 분별 짓는 마음의 차이가 아닌가 합니다.
빨리 빨리 허겁지 겁 사는 모습엔 ‘정신’이 없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엔 한 발 늦춰 가는 것이 더없이 아름다운 일입니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 최고인 듯 하지만
수행자는 이따금 뒤 도 돌아볼 줄 알아야 하며
더 중요한 것은 앞 뒤를 챙기기보다 조금 느린 마음으로
‘지금 여기’를 온 전히 챙겨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나간 뒤에 뒤를 챙기고, 오지 않은 앞을 걱정하기 보다
조금 느리게 현실 을 온전히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듯 앞뒤가 끊어 지게 되었을 때
조금 느려보이는 것 이 더 빠른 길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조금 느리 게 산다는 것은
나와 남이라는 분별 을 놓고 경쟁(競爭)하지 않음입니다.
빨리 빨리는 저 혼 자서 성립할 수 없습니다.
상대와의 또 세상과 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우리의 삶을 더욱 빠르게 빠르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상대를 밟고 일어 선 성공은 어리석은 성공입니다.
그것은 법계의 이치 에서 보면 오히려 실패이기까지 합니다.
나와 상대라는 분별 을 턱 놓아버리고 나면
그래서 나와 남이 모두 하나가 될 때
성공도 실패도, 이 기고 지고도 없는 것입니다.
조금 느리게 산다 는 것은
상대에 비해 빠르 고 느린 그런 분별 속에서의 느림이 아닙니다.
일체의 분별이 끊어 진 속에서
느릴 수도 있고 빠 를 수도 있는
그런 느리지 않은 느림을 의미합니다.
분별 없이 텅 비게 되면 빨라도 느린 것이며, 느려도 빠를 수 있습니다.
다시말해 늘 여유로 와 '마음'이 느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조금 느리게 사는 이는
항상 고요하고 평화 롭습니다.
아무리 큰 폭풍우 같은 경계 속에서도
밝게 깨어있는 느 린 걸음으로 여법하게 걸어갑니다.
마음에 바쁜 것이 없으니
늘 안팎을 관(觀)하 며 마음을 챙기고 살아갑니다.
한 발 늦춰 자신을 되돌아 보는 여유를 잊지 않습니다.
세상의 발빠른 경쟁 의 대열에 동참하여 치열하게 싸우기보다
오히려 느린 지혜 로 모든 분별과 경쟁을 잠재웁니다.
단순하게 조금 느리 게...
눈맑은 수행자는 그 렇게 살아갑니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 고
세상에 물들지 않 고 휩쓸리지 않으며
당당히 무소의 뿔처 럼 가야할 길만을 무섭게 찾아서 갑니다.
그렇잖아도 바쁜 세 상, 우리 생활수행자 마저
단아함과 조금 늦 춰 갈 수 있는 여유를 외면한다면
세상은 더욱 빠른 속도로 지쳐가게 될 것입니다.
단순하게 조금 느리 게
그러나 꾸준하게 정 진해 나가는 밝은 수행자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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