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을 깨달음이 없다는 방편의 말

2016. 1. 2. 17:28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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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을 깨달음이 없다'는 방편의 말

깨달음이 따로 없다는 방편의 말을 듣곤 합니다.

이 말을 듣고는 얻을 깨달음이 없으니 그냥 있는 그대로 살면 되겠다는

마음을 먹기도 합니다. 깨달음이라는 특정한 것을 설정하여

그것을 찾고 구하여 애써온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이 추구를 쉬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상태에 머문다면 예전과 다름없이 

 분별망상에 사로잡힌 삶을 면하지 못 합니다.
깨달음이 없다는 말은 깨달음이 아예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찾고 구할 다른 특정한 깨달음이 없다는 말입니다. 

 특정한 모양, 알고 구하여 얻을 깨달음이 따로 없다는 말이지 예전의 분별망상에

사로잡힌 중생 그대로의 삶을 살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마조도일 스님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만약 수행해서 얻는다면 성문과 같겠지만, 만약 수행하지 않는다면 범부와 같다."
따로 공부해서 얻은 깨달음이 있다면 진정한 깨달음이 아닙니다.

공부 이전에는 없던 것을 얻었기에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고, 진실한 것이 아니며

여전히 현상계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도로 예전의 중생이어서 여전한 분열과 갈등, 불안 속에 살게 되는 것입니다.

밖에서 얻고 구할 것, 찾을 것이 없지만 언제나 한결같은 진실에 대한 자각이 필연입니다.

늘 변함없어서 공부하기 전이나 이후나 한결같은 자기 본성에 대한 깨달음은 필수입니다.

깨달음이 없다는 방편의 말은 분별하는 습관으로 찾고 구하여 얻으려는

공부인의 무의식적 분별 습관을 내려놓게 하기 위한 방편의 말이지

진실에 대한 자각이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공부를 할 때나 하지 않을 때나 늘 한결같은 진실이 있습니다.
항상 변함없이 온 우주를 드러내는 자성이 있습니다. 물론 분별심으로 알 수 있고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말 한 마디, 한 생각, 한 행위에 스스로 여여한 본성이 분명합니다.

이것은 찾아서 갖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늘 존재했습니다.
이것은 기존에 우리가 지식을 공부하듯이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라는 자각이 있게 되면서 더욱 분명해집니다.
온갖 분별하여 알고 구하고 찾고 얻으려는 망상이 가리고 있었을 뿐입니다.

이것으로 인해 드러난 생각에 습관적으로 사로잡히면서 이것을 명백히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다만 온갖 의도와 분별, 경계를 따라 요동치던 마음을 쉬십시오.
마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 분별하는 마음 때문에 이미 이러한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온갖 경계가 드러날 때 온갖 경계를

따라가지 않고 거기에 마음이 없다면 이 실재를 체감할 것입니다.
온갖 일어나는 것이 마음이 없을 때 결코 죽은 것이 아니어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삼라만상이 저절로 깨어있음을 체감할 것입니다.

내가 생각과 뜻을 일으켜 상황을 주도하며 살아왔다고 여겨왔는데

이게 커다란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모든 것이 이 하나의 일이었습니다.
찾고 구하려는 모든 마음의 조작을 내려놓으십시오.
그러할 때, 온갖 인연이 이것을 드러냄을 자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전부입니다.

이러한 체득과 자각이 수반되어야 진정으로 일상사 있는 그대로 모두가

진실하였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저절로 찾고 구하지 않게 됩니다.

찾고 구할 필요가 없음이 자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완전하게 갖추어진 진실을 생생히 실감하기 때문입니다.


- 릴라님

 
 
 
 

 

 送舊 迎新

올해는 경제불황의 연속으로

어려움이 많았던 해입니다

한해를 보내면서 다사다난 했어도

우리의 주인공이신 부처님은 항상 평안하시

변함없이 행복을 주시었습니다

올해에 부족햇던점이나 이루지 못한 일

내년에 다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사랑이 넘치게 성원해주신 님들에게

감사에 인사를 드립니다

 

 


      + 인연 / 도종환

       

      너와 내가 떠도는 마음이었을 때
      풀씨 하나로 만나
      뿌린 듯 꽃들을 이 들에 피웠다



      아름답던 시절은 짧고
      떠돌던 시절의 넓은 바람과 하늘 못 잊어
      너 먼저 내 곁을 떠나기 시작했고
      나 또한 너 아닌 곳을 오래 헤매었다

       

      세월이 흐르고

      나도 가없이 그렇게 흐르다
      옛적 만나던 자리에 돌아오니

      가을 햇볕 속에 고요히 파인 발자국
      누군가 꽃 들고 기다리다가 문드러진 흔적 하나
      내 걸어오던 길 쪽을 향해 버려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