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감사 / 마당을 걷는다

2016. 10. 9. 18:1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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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과 함께 고전무용의 향연에 초대" 제90회 '한국의 명인명무전' 3월24~25일 용산아트홀 미르

온통 감사



우리가 이다음에 몸을 벗고 다음 생을 받을 때에
지옥이나 아귀, 축생 같은 저 아랫동네보다는
이왕이면 저 천상세계 같은 윗동네에 태어나는 게 좋겠죠?
그리고 그 좋다는 천상계.. 그곳을 꼭 죽은 다음에 가 보는 것보다
지금 이렇게 살았을 때 잠시 잠깐 구경이라고 할 수 있다면 참 좋겠죠?
그런데 우리는 이미 그 천상계를 보았고, 그곳을 들락날락했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냐구요? 나는 절대 그런 적 없다구요?
아, 여기가 어딥니까? 도솔사 법당 아닙니까?
도솔사 법당이니 도솔천 한가운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러니 우리는 이미 천상계에 들어앉아 있는 것입니다. 그렇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무리 봐도.. 도저히 천상같지 않죠? 왜 그럴까..
저기.. 태평양에 사는 물고기가 '아이구, 어디에 바다라는 게 있다는데 그거 한 번 보고 싶다..'
그래서 만나는 물고기마다 붙들고 물어봤답니다. '바다가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
그러나 바다를 보았다는 물고기는 하나도 없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물에 사는 물고기 눈에는 물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온통 세상에 부처님 진리가 가득해도.. 우리는 그것이 보이지 않고
온통 세상에 감사와 행복이 가득해도.. 우리는 그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물에 폭 파묻혀 사는 물고기 눈에 물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우리 눈에는 감사와 행복이 보이지 않습니다. 왜?
우리는 감사와 행복에 폭 파묻혀 살기 때문에..

만약에 우리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졸지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정신을 잃었는데..
의식을 차려보니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데.. 잘 살펴보니 눈이 안 보여..
그렇게 두 눈을 잃어버려 보고 싶은 것도 못 보고
저 봄날에 아름다운 꽃동산도 못 보고, 가을날 아름다운 단풍도 못 보고
사랑하는 아들 딸, 얼굴도 볼 수 없다면 이 얼마나 끔찍한 일입니까?


또 두 손도 못 쓰게 돼서.. 만져보고 싶은 것도 만져볼 수 없고
밥도 내 손으로 떠먹을 수 없고..

누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물 한 방울조차 먹을 수 없는 신세가 됐다면
이 얼마나 끔찍한 고통입니까?


게다가 두 다리도 못 쓰게 돼서.. 가고 싶은 데도 못 가고
무엇보다도 화장실을 갈 수 없어서 대소변을 침대에 누워서 해결해야 하고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그 뒤처리조차 할 수 없다면..
이 얼마나 끔찍한 고통입니까? 이 얼마나 참담한 인생입니까?
여러분, 병원에 가 보세요. 그런 사람들 많습니다.


저도 몇 년 전에 큰 수술을 받고 그와 비슷한 처지였던 적이 있는데
정말 그때 소원은 다른 거 없습니다.
그저 내 이 두 다리로 화장실 출입이라도 했으면..
정말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는 심정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그 소원은, 아무리 많은 돈보다도, 아무리 큰 명예보다도
정말 정말 소중하고 간절한 소원인 것입니다.
이거 겪어본 사람은 압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꿈에 부처님이 쨘~ 하고 나타나셔서..
내 두 눈을 생기게 해 주시고..
그래서 보고 싶은 것도 보고, 사랑하는 아들 딸 얼굴도 보고..


여러분, 얼마전에 TV광고에 보니까 헬렌켈러 얘기가 나오더군요.
평생 앞을 볼 수 없었던 그녀가, 딱 3일 동안 앞을 볼 수 있다면
첫째 날은 사랑하는 사람들 얼굴을 보고 싶다..
둘째 날은 어둠이 새벽으로 변하는 기적을 보고 싶다..
그리고 셋째 날은 평범한 거리를 보고 싶다.. 그러더군요.
그녀가 말하는 그 기적 같은 장면들을 우리도 볼 수 없다가

그것을 다시 볼 수 있다면..
이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또 꿈에 나타나신 부처님께서 내 두 손도 생겨나게 하시고
내 두 다리도 생겨나게 해 주시고..
그래서 밥도 내 손으로 먹을 수 있고
화장실도 내 발로 갈 수 있게 해 주셨다면
그 감사를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겠습니까?
매일 매일 천 배씩 해도 그 감사를 다 할 수 없을 겁니다. 그렇죠?

그런데 여러분, 한번 보세요..
지금 여러분 두 눈 다 보이잖아요?
좀 침침하고 노안이 들었는지는 몰라도 쓸만 하잖아요?
그래서 보고 싶은 거 다 볼 수 있고..
그리고 두 손, 두 다리.. 멀쩡하잖아요?
무릎도 아프고 관절도 안 좋고.. 그럴 지는 몰라도 아직 쓸만 하잖아요?
그래서 내 손으로 밥 먹고, 내 발로 화장실 다니고, 오늘 여기까지 이렇게 오시고..
이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이 얼마나 큰 행복입니까?

 

"나는 신발이 없음을 한탄했는데, 거리에서 발이 없는 사람을 만났다."
<인간관계 처세술과 자기관리로 유명한 '데일 카네기'>


그것뿐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환경은 또 어떠합니까? 이 맑은 물, 깨끗한 공기..

이것이 결코 당연한 게 아닙니다.

저기 중국에 황사 발원지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뉴스에서 보면 마스크 하고, 온통 얼굴을 싸매고..

눈만 겨우 빼꼼이 내놓고 그렇게 다니더군요.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우리 이 깨끗한 공기를 보면 얼마나 부러워하겠습니까?

 

또 요즘 뉴스 보면 저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지역에는 지하수도 방사능으로

오염되고 있다고 하던데

그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찜찜하겠습니까? 얼마나 불안하겠습니까?

그리고 아프리카 오지.. 그런 데 사는 사람들은 깨끗한 물이 없어서

그 흙탕물을 가라앉혀 겨우 마시고.. 그래서 전염병이 끊일 날이 없고..

그런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우리가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맑은 물을 보면 얼마나 부러워하겠습니까?

그들이 만약 여기같이 이렇게 깨끗한 물을 돈 주고 사서..

우리가 사용하듯 이렇게 풍족하게 먹고 마시고, 샤워하고, 목욕하고 하려면

그 돈이 도대체 얼마나 있어야 가능하겠습니까?

그 동네서 물을 우리 물 쓰듯 하려면 아마도

어마어마한 갑부 아니면 꿈도 꾸지 못 할 겁니다. 그렇죠?

 

그리고 이 밝은 태양, 햇빛은 또 어떠합니까?

어느날 갑자기 태양이 '아이구, 맨날 뜨고 지고, 뜨고 지고 하는 것도 이젠 지쳤다.

나 너무너무 피곤하니까 딱 한 달만 쉴란다~' 그리고 뜨지 않는다면

하루 종일 이렇게 대낮처럼 밝게 하려면, 그걸 다 전기불 켜서 해결하려면

그 전기세가 도대체 얼마나 많이 나오겠나 이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밝고 밝은 태양빛을 맨날 맨날 공짜로 쓰고 있으니.. 

 

여러분, 황사 가득한 동네를 이렇게 깨끗한 공기로 쨘~ 바꿔주고

흙탕물과 방사능으로 오염된 물을 이렇게 맑은 물로 쨘~ 바꿔주고

하루종일 깜깜한 어둠을 이렇게 밝은 햇빛으로 쨘~ 바꿔줄 수 있다면

이야말로 엄청난 기적 아니겠습니까?

 

이 깨끗한 물과 공기, 그리고 밝은 햇빛을

마치 내 꺼 쓰듯이 이렇게 공짜로 흥청망청 쓰고 있으니

이 얼마나 엄청난 부자이며,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며

이 얼마나 큰 가피요 행복입니까?

 

그리고, 아침에 밥 먹고 오셨죠?

그 밥은 어디서 왔습니까? 그 밥 한 그릇이 내 앞에 오기 까지..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닙니다.

누군가가 정성스레 그 밥을 해 줬고.. 일단 그분께 감사해야 하고..

그런데 그분이 아무리 밥을 해주고 싶어도 뭐가 없으면 안 되죠?

네, 쌀이 있어야죠.. 쌀이 없다면 어떻게 밥을 지을 수 있겠습니까?

 

'이 쌀은 어디에서 왔는가?'

언젠가 삼운사 어린이 학생회 법회에 가서 그랬더니.. 쌀은 어디에서 왔는가..

어떤 초등학생이 이러더군요. 쌀은 마트에서 왔다고.. ㅎㅎ

엄마가 쌀 사오는 거 보니까 항상 마트에서 사 오더라..

맞죠, 맞습니다. 그러나 그 마트까지는 어떻게 왔는가?

농사짓는 분들이 봄에 볍씨를 뿌리고, 모를 내고, 여름 땡볕에 김을 매고..

가을에 수확해서 탈곡하고.. 방앗간에 가서 또 수고를 하고..

 

그리고 또 농사를 지으려면 비료도 있어야죠, 농약도 있어야죠,

딸딸이 경운기 같은 농기계도 있어야죠..

그런 것들을 만드는 공장,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 밥 해주는 가족들..

그 쌀을 여기 춘천까지 가져온 사람들, 마트나 쌀가게에서 파는 사람들..

그 모든 사람들 덕분으로 겨우 쌀 한 그릇이, 밥 한 그릇이 겨우 내 앞에 놓여지는 겁니다.

 

그런데 농사가 어디 그렇게 사람들 노력만 가지고 됩니까?

벼가 자라려면, 곡식이 자라려면 일단 흙이 있어야죠, 물이 있어야죠..

물이 있으려면 비가 와야 하고, 구름이 있어야 하고..

또 흙과 물만 가지고 됩니까? 하늘에 태양이 없다면, 햇빛이 없다면

어떻게 곡식이 자라겠습니까?

정말 하늘과 땅, 햇빛 달빛 별빛, 바람과 물, 매미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

이 우주가 온통 총동원돼야 비로소 벼가 영글고 곡식이 자랄 수 있으니

정말 이 한 그릇의 밥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결코 내가 잘 나서, 내 능력이 좋아서 밥을 먹을 수 있는 게 아님을

분명하게 알아야 합니다.


이렇게 우리 몸을 생각해도 정말 감사하지 않을 수 없고

우리 환경을 생각해도 감사하고 또 감사할 일 천지고
우리가 먹는 음식을 생각해도 한없이 감사할 일 뿐인데
왜 우리 눈엔 그런게 안 보일까요?

여러분, 돈방석에 앉아보셨습니까? 저는 앉아봤습니다.
언젠가 어느 식당에 갔더니 돈방석이 있더군요. 만원짜리 무늬가 빼곡히 그려진 방석..

그래서 하도 신기해서 얼른 앉아보았습니다. '어디 나도 돈방석에 좀 앉아보자~'

 

 

그랬더니 어떻게 됐을까요?
내가 깔고앉아 있는 돈방석은 보이지 않고.. 뭐가 보일까요?
남이 앉아 있는 돈방석만 보였습니다.
'아하, 이래서 그렇구나~'
그래서 사람들이 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 누리고 있는 건 다 당연시하고,

감사하지 않고..
자꾸 '더~ 더~ 더~' 하면서 욕심을 부리는가 봅니다. 그렇죠?

그런데 우리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하고
그렇지 않고 맨날 욕심이나 부리면서 그게 안된다고 짜증내고 원망하고..

그러면서 사는 것하고..
이게 왜 중요하냐 하면.. 행복은 감사의 문으로 들어와서 원망의 문으로 나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맨날 짜증내고 원망하고 미워하고 그러면

행복이 들어올래도 들어올 수가 없어요. 문을 열어줘야 들어오지?
그렇게 들어오는 문은 닫아놓고 짜증내고 원망하고 미워하면서.. 나가는 문만 열어 놓으면
그나마 조금 있던 행복조차 휑~하니 나가버리는 겁니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그러니까 여러분은 매일매일 감사하면서
행복의 문을 활짝 활짝 열어놓고
더욱 자유롭고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온통 감사임을 알아야 하며

우리는 결국 감사임을 알게될 것입니다, 왜?

그것이 진리이기 때문에.

 

- 햇빛엽서


-잘려진 허리로 춤을- 

 


 
 


 

 

마당을 걷는다 / 김복수 

 

 마당을 걷는다
날마다 걷는다
슬픔이 걷는다
암세포도 같이 걷는다
간절한 기도도 걷는다
죽음보다 삶이 가까이 있다고
한 발작 한 발작 걷고 걷는다

해도 따라 걷는다
달도 따라 걷는다
별도 따라 걷는다
사랑도 함께 걷는다

울컥! 눈물이 손을 잡는다

 

 

스티브잡스 어록에서

♪ Nana_Mouskouri_-_Love_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