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내면 될 일도 안 된다 / 현능스님

2017. 9. 24. 18:28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화엄경·보현행원품

728x90

그림/박항률




성내면 될 일도 안 된다  / 현능스님

 

불자여, 어떤 허물보다도 보살이 다른 보살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보다 큰 허물을 보지 못하였노라. 왜냐하면 보살이 다른 보살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백만의 장애되는 문을 이루기 때문이니라.

 

무엇을 백만의 장애라 하는가.

 

이른바 보리를 보지 못하는 장애, 바른 법을 듣지 못하는 장애, 부정한 세계에 태어나는 장애, 나쁜 곳에 태어나는 장애, 여러 어려운 데에 처하는 장애,

 

병이 많은 장애, 비방을 받는 장애, 우둔한 몸을 받는 장애, 바른 생각을 잃는 장애, 지혜가 모자라는 장애, 눈의 장애, 귀의 장애, 코의 장애, 혀의 장애, 몸의 장애, 생각의 장애,

나쁜 벗을 만나는 장애,

 

나쁜 동무와 함께 하는 장애, 이기적인 사람을 좋아하는 장애, 용렬한 이를 친근하는 장애, 부처님을 믿지 않는 장애, 바른 소견 없는 사람과 함께 있기를 좋아하는 장애, 외도의 집에 태어나는 장애, 마의 경계에 머무는 장애, 부처님의 가르침을 멀리하는 장애,

좋은 벗을 보지 못하는 장애니라.

 

선근을 가로막는 장애, 악한 사람의 집에 태어나는 장애, 나쁜 귀신으로 태어나는 장애, 나쁜 용, 나쁜 야차, 나쁜 건달바, 나쁜 아수라, 나쁜 가루라, 나쁜 긴나라 나쁜 마후라가, 나쁜 나찰로 태어나는 장애, 불법을 좋아하지 않는 장애, 아이들 법을 익히는 장애,

 

이기적인 수행을 좋아하는 장애, 나와 남이 함께 이로운 일을 좋아하지 않는 장애, 놀라는 성질이 많은 장애, 마음이 항상 걱정으로 가득한 장애, 생사에 애착하는 장애, 불법에 전념하지 못하는 장애, 부처님의 자재한 신통을 듣고 보기를 기뻐하지 않는 장애니라.

 

보살의 모든 방편을 얻지 못하는 장애, 보살의 행을 닦지 못하는 장애, 보살의 깊은 마음을 겁내는 장애, 보살의 큰 서원을 내지 못하는 장애, 온갖 것을 아는 지혜의 마음을 내지 못하는 장애, 보살의 행에 게으른 장애, 지혜의 힘이 날카롭지 못한 장애,

 

광대한 지혜를 끊는 장애, 보살의 행을 보호해 가지지 못하는 장애, 여러 마의 경계에 있기 좋아하는 장애, 부처님의 경계를 전심으로 닦지 않는 장애, 보살의 큰 서원을

 결정적으로 내지 못하는 장애니라.

 

깨달음을 향하는 이들과 함께 있기를 좋아하지 않는 장애, 보살의 선근을 구하지 않는 장애, 성품에 의심이 많은 장애, 마음이 항상 어두운 장애, 보살의 평등보시를 행하지 못하는 탓으로 계를 파하는 장애, 견디고 참는데 들어가지 못하는 탓으로 시끄럽고 성내는 장애, 보살의 큰 정진을 행하지 못하는 탓으로 게으른 번뇌를 일으키는 장애,

 

온갖 삼매를 얻지 못하는 탓으로 산란을 일으키는 장애, 반야바라밀을 닦지 못하는 탓으로 삿된 지혜를 일으키는 장애, 옳은 것과 옳지 못한 것에 대한 방편이 없는 장애, 보살의 지혜속에서 잘 관찰하지 못하는 장애, 보살의 뛰어난 법에서 분명히 알지 못하는

장애니라.

<화엄경 보현행품>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지장을 가져다주는 것이 장애입니다. 누구나 세상살이에 장애없기를 바라는 마음은 매한가지일 겁니다. 장애가 없으면 그것처럼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장애는 언제, 어디서나 큰 일을 하는데 반드시 대두됩니다. 그러한 장애는

근본적으로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요?

 



우리는 이것을 「보현행품」에서 알 수 있습니다. 깨달음의 길에 들어선 보살은 장애의 근본원인이 '성냄'이라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성내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기란 무척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성품을 계발하여 인격을 완성하려면 잦은 성냄을 해결하여야 할 것입니다. 성내는 것으로부터 모든 일은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성난 사람의 말투와 표정은 성숙된 인간의 말이나 표정과는 전혀 다릅니다. 성내지 말아야 함은 수행자뿐만 아니라 모두가 삼가야 할 일입니다.

 



성내는 일로부터 백만가지 장애가 생긴다고 「보현행품」은 가르칩니다. 성내는 일부터 해결하지 않고는 인격의 수행은 요원합니다. 마음 공부가 익은 사람은 성을 잘 내지 않습니다. 언제난 평화롭고 온화한 표정을 짓습니다. 성내지 않는 마음이 자비이고 사랑입니다.

 

미워하거나 상대에게 악의가 없음을 드러내는 것이 성내지 않고 상대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모든 인간이 서로간에 적의가 없다는 평화의 신호를 보이는 것이고 공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합의입니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고는 인류의 평화는 헛된 공상입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성낼 일도 많고 성내는 일도 너무나 많습니다. 성내는 일을 줄이도록 합시다. 성을 내게 되면 온갖 장애가 생겨납니다. 장애는 그 무엇보다도 무섭고 다루기 힘든 것입니다. 장애는 성내는데서 시작됩니다. 장애를 해결하려면 성내는 일부터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장애를 불교에서는 '마라(Mara)'라고 합니다. 이것은 지혜와 자비의 실현을 방해하는 악마를 말합니다. 부처님을 본받는데 생겨나는 걸림돌을 '마라' 또는 줄여서 '마'라고

부릅니다.

 

지혜롭고 자비로운 삶을 살아가는데 걸림돌이 하나 둘이 아닌데 이러한 장애물들을 마군이라고 합니다. 마군이 생기면 마가 끼었다고 하지요. 마가 끼면 그 사람의 목표는 흔들리게 됩니다. 왜냐하면 마가 밝는 눈을 갖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마는 원래 '죽이는 자' '훼방자' '목숨을 해치는 자' '길을 막는 자'를 뜻합니다. 그래서인지 마가 끼면 사람의 생명까지도 위협받게 됩니다.

 



마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조화롭지 못할 때 드는 마는 '내마(內魔)'입니다. 신체의 불균형에서 생기는 장애와 정신작용의 건강치 못하는 데서 생기는 마를 말합니다. 이 마가 끼면 병이 자주 생겨 건강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어떤 일을 하는데 외부의 온갖 여건들이 성숙되지 아니한 경우에 일어나는 마입니다. 이 때의 마를 '외마(外魔)'라고 하는데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마입니다.



내마는 자기 자신에게서 시작되지만 외마는 바깥에서 쳐들어옵니다.

 

그러나 사실은 내마가 더 무서운 것입니다. 우리들이 기도정진을 하다 보면 온각 생각들이 떠올라 망념에 사로잡힙니다. 사로잡힌 망념이 마의 거처입니다. 마가 자리잡으면 그때는 제대로 자기 마음을 다스리기가 어렵게 됩니다. 이러한 것을 마의 장애라고 합니다.

 



기도 중에 갑자기 눈물이 흐르거나 지나간 일들이 되살아나 주체할 수 없는 감흥에 젖는 경우가 바로 내마의 장난입니다. 이러한 경우를 마경계라고 합니다.



그러면 왜 마경계가 일어나는 것일까요?

 



그것은 탐진치 삼독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인간이 사용하지 않은 지혜와 써보지 못한 자비를 사용하고자 할 때 그것을 가로막는 것이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입니다.

 

그 가운데 성냄은 써먹지 않은 자비를 옴짝달싹 못하도록 가로막고 있습니다. 이것을 걷어내지 않고 인격의 세 가지 요소 가운데 하나인 자비를 완성하기란 참으로 힘듭니다.

 

성내지 않는 표정과 평화로운 마음은 그 사람의 인격을 나타냅니다. 성내는 일은 짐승의 본성을 드러내는 것과 같습니다. 성내지 않을 때 인간은 자기의 본성을 되찾게 됩니다. 성을 내면 성낸 만큼 인간의 영혼은 미혹에 빠지고 인격에는 상처를 입고 맙니다.

 

성내면 만사가 뒤틀린다는 것은 앞서 말씀드린 「보현행품」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성을 내게 되면 백만 가지 마가 끼는데 우선 지혜의 바탕을 가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병이 많게 되는 장애를 만납니다.

 



성을 내어 분에 넘치면 인간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에 제 노릇을 못하게 되는 장애를 겪게 됩니다. 성질이 포악해져 부처님을 만나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선근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처님 법을 만나지 못하는 가장 불행한 사태를 맞이합니다.

 

성을 내면 자주 놀라게 되어 마음의 안정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큰 복을 거둬들이지 못하는 장애를 맞게 되어 박복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특히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따르는 사람에게는 성냄은 금물입니다. 어느 경우라도 성부터 내기 시작하면 그 순간 마가 끼어드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성낼 때 사람은 본성을 잃게 됩니다.



성내지 맙시다.

 



그런데 마음먹고 성내는 일보다 생각없이 성낼 때가 더욱 많습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할까요? 그 때는 부처님과 진리와 제자들 즉, 삼보를 깊이 생각하여야 합니다.

삼보에 대한 깊은 믿음과 부처님 제자로서 지녀야 할 다섯가지 계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늘 정진하는 염송과 염불을 일심으로 해야 합니다. 오직 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여 성냄을 멈추는 것입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성냄과 분노의 뿌리를 뽑고자 하는 이는 선정을 닦아야 합니다. 그것은 하나의 명상법으로서 자비관법을 닦는 것입니다. 자비관법은 사용하지 않은 자비를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이것은 성냄이 일어날 때 하는 것이 아니고 성냄이 일어나기 전에 자비덕성을 풍부하게 갖도록 하는 수행입니다.

 



간단하게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우선 자비관법은 조용한 곳에 편히 앉아서 좌선의 자세를 취합니다. 그리고는 자비의 뜻을 헤아리며 자비의 의미를 알도록 노력합니다.

 

이를 테면 자비는 평화로운 것, 자비는 비공격적인 것, 자비는 선의를 갖는 것, 자비는 우호적인 것, 자비는 비적대적인 것, 자비는 해치지 않는 것, 자비는 성내지 않는 것 등으로 말입니다. 그 다음은 자기자신이 가장 행복해 하는 표정을 머리 속으로 영상화해서 다음과 같이 자비의 염을 간절하게 합니다.

 



나는 악의에서 벗어나고

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나며

정신적 번민에서 벗어나지이다.

나는 행복하게 살아지이다.

대방광불화엄경

나무관세음보살



이렇게 자비관법을 통한 염력을 가지고 사람들을 대하면 성냄은 무의식 중에라도 일어나는 경우가 드물게 될 것입니다. 우리도 한번 성내지 않고 자비의 염력을 키워 봅시다. 자비가 자신에게 넘치면 장애없는 세상은 바로 자신의 것입니다.

 



이 글은 현능스님저 『 생명의 저울』(문학동네) 에서 옮긴 것 입니다




전생 일을 알고자 하는가 (欲知前生事)
금생에 받는 그것이다 (今生受者是)
내생 일을 알고자 하는가 (欲知來生事)
금생에 하는 그것이다 (今生作者是)


- 법화경에서








그림/박항률



        * 나도 꽃 / 김용택

        수천 수만 송이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납니다
        생각에 생각을 보태며
        나도 한송이 들국으로
        그대 곁에
        가만 가만 핍니다.

잊으리 

 

 

    잊으리 - 이승연 그토록 사랑한 그님을 보내고 어이해 나홀로 외로워 하는가 생각하면 무얼해 만날 수 없는일 차라리 손모아 행복을 빌리라 이제 모두 잊으리 그대와나의 순간들 이젠 모두 잊으리 그날에 행복뿐이라고 생각하면 무얼해 만날 수 없는 일 차라리 손모아 행복을 빌리라 이젠 모두 잊으리 그대와 나의 순간들을 이젠 모두 잊으리 그날이 행복 뿐이라고 생각하면 무얼해 만날 수 없는일 차라리 손모아 행복을 빌리라 이젠 모두 잊으리 그대와 나의 순간들을 이젠 모두 잊으리 그날이 행복 뿐이라고 생각하면 무얼해 만날 수 없는일 차라리 손모아 행복을 빌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