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무한한 가능성|******@불교의우주론@

2019. 2. 3. 15:08일반/생물·과학과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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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의 왈츠

<59>무한한 가능성

- “떨어지는 오동잎만 봐도 계절을 알듯 -
- 인간의 사고능력 분별세계 뛰어넘어” -


인간의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모든 중생이 다 부처라는 말을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친구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 사실 ‘개만도 못하다’는 말이 오히려 타당한 듯한 경우도 있는데 부처님은 어찌하여 우리 모두를 부처라고 하셨는가?
인간이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할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만 속단할 수 없는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오늘날에는 컴퓨터가 발달하여 많은 일을 훌륭하게 해 주고 있어서 놀라운 일이지만, 인간은 컴퓨터보다 훨씬 탁월한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 더욱 놀라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도록 하자. 10을 3으로 나누면 컴퓨터는 그것을 3.33... 으로 기억해 둔다. 여기에 3을 다시 곱하면 9.99... 가 된다. 다시 말해서 10을 3으로 나누고 거기에 3을 곱했을 때, 무한히 10에 근접하는 결과를 내놓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10이라는 것을 알지는 못한다. 수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3.14... 라는 식으로 소수점 이하 수천자리까지 계산할 수야 있겠지만, 그것이 원주와 지름의 비라는 수학에서의 직관적인 의미를 인간처럼 이해하지는 못한다. 또한 현재의 컴퓨터는 문 틈에 보이는 고양이 꼬리를 보고 그 뒤에 고양이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지만, 인간은 한 잎 떨어지는 오동잎으로 천하의 가을을 알기도 한다. 언어 활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사이다 맛을 본 사람이라면 사이다 맛이 짜릿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말 자체에 집착하지 않고 사이다의 맛을 마음 속에서 그려낼 수 있다. 이 때문에 또한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분별을 넘어선 절대의 세계가 언어로 그려질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말로서 말을 떠난다는 (依言遺言) 것이 비로소 가능해진다.

진화의 역사를 살펴볼 때 인간 지능의 발달은 인간을 그 어느 동물보다도 탐욕스러운 것으로 만든 부정적인 일면도 있으나, 이상과 같이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을 포착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게 하였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달을 가리키는 손에 집착하지 않고 달을 볼 수 있기도 하며, 8만4천 법문을 다 읽지 않고도 부처님의 마음을 알 수 있기도 하다. 우리에게 그러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아셨기 때문에 부처님은 우리를 위하여 법문을 펼치시며, 우리 모두에게 불성이 있으니 오직 자신과 법을 의지하여 정진하라고 하셨을 것이다.

곡식이 자라는 것을 보지도 듣지도 못한 사람이 한 알의 쌀알을 아무리 들여다 본다고 하여도 거기에서 뿌리가 내리고 줄기가 돋아나며 잎이 번성하여 마침내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알기는 어렵다. 이와 마찬가지로 생사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중생의 모습을 볼 때 중생이 곧 부처라는 것를 안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아뢰야식에는 35억년 중생 삶의 번뇌 망상이 집적되어 여래의 덕을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래의 덕은 끊어진 것이 아니라 다만 숨겨져 있을 뿐이다. 마치 설산의 본체는 눈에 감추어져 보이지 않으나 그 안에 자리하고 있고, 캄캄한 밤하늘 어디를 보아도 태양은 보이지 않으나 태양이 없어진 것은 아닌 것과 같이, 번뇌 망상은 상주불변하는 진여와 같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아뢰야식을 진망화합식(眞妄化合識)이라고도 한다. 이 진여가 누구에게나 원만하게 갖추어져 있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믿는 것이 불교도가 가져야 할 큰신심이다.
이 모든 것이 불교의 상징인 연꽃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연은 진흙탕 속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줄기를 뻗어올려 이상의 푸른 하늘을 향한다. 그러나 그 뿐, 물 위에 나온 연은 더 이상 구차스레 줄기를 뻗어 하늘을 향해 다가가지 않는다. 그것은 조금 더 다가가더라도 이상에는 어차피 이르지 못한다는 체념 때문이 아니라, 하늘은 이미 그 안에 가득하여 더 이상 장엄할래야 장엄할 수 없는 세계가 한 송이의 연꽃 안에 완벽하게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꽃은 다만 그대로 연꽃일 뿐, 그 안에는 흙탕물도 푸른 하늘도 나고 죽음도 없고 깨끗하고 더러움도 없다. 그 모든 분별을 떠난 무차별의 세계로서의 완벽한 종합, 그 불이의 세계가 곧 연꽃이다. 










그녀와 함께 춤을



시/이룻:이정님




그녀와 함께 춤을 추자

인어 같은 그녀의 벗은 발이

사각사각 하얗게 빛나는

해변의 모래 위에서 


그녀와 스치고 간 자국 따라

새들이 콕콕 사랑을 심어 놓고

수밀도처럼 달콤함이 볼에 스치는

해변에서 녹을 듯 춤을 추자


태양보다도 뜨거운

그녀의 향긋한 숨이 목에 휘감기고

학 울음 비켜선 노을과 함께

파도의 絃을 타며 律을 타며 뜨겁게 춤을 추자


그녀의 뽀얀 목덜미에

하얀 별빛이 쏟아지고

하얀 달빛이 쏟아지는 해변에서

밤이 하얘지도록 춤을 추자


박(拍)이 지쳐 스러지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