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례의 끝 / 몽지님 그대 신실한 구도자여,
그대는 지금 무엇을 찾아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대는 이제껏 무수한 성지(聖地)를 방문했고 무수한 성자(聖子)를 만났고 무수한 성전(聖典)을 읽었다.
찬란한 비전(vision)을 얻었고 신비한 에너지를 경험했고 고요한 선정(禪定)을 맛보았다.
그러나 그대 신실한 구도자여,
진실로 그대의 구도는 진실로 그대의 순례는 진실로 그대의 목마름은
끝이 났는가?
아아, 여기도 아니구나! 아아, 이 사람도 아니구나! 아아, 이것도 아니구나!
언제나 그렇게
여기에서 저기로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이 책에서 저 책으로
옮겨가지 않았는가?
그대 신실한 구도자여, 진실로 진리에 목마른 자여!
잠시 걸음을 멈추라.
그리고 바로 지금 여기 이 단순한 사실을 되돌아보라.
어디를 가든 거기 그대가 있었다!
누구를 만나든 거기 그대가 있었다!
무엇을 경험하든 거기 그대가 있었다!
어떠한 감각 이전에 어떠한 감정 이전에 어떠한 생각 이전에 어떠한 경험 이전에
그 모든 것의 배경이자 그 모든 것의 목격자로서
그대가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일어나는 근원이며 그 모든 것이 돌아가는 귀결점으로서
그대가 있었다.
언제나 바로 지금 여기 이와 같이 있음이라는 존재의 감각이 바로 진정한 그대 자신이다.
그대는 언제나 바로 지금 여기 이와 같이 있는 존재이다.
끝없는 변화 가운데서도
그대 자신인 언제나 바로 지금 여기 이와 같이 있음만은 변하지 않는다.
이 사실을 그대 스스로 철저히 깨닫는 순간 그대의 기나긴 순례는 끝을 맺는다.
그대는 한 걸음 떼기도 전에 이미 목적지에 도달했다.
그대는 늘 목적지를 떠난 적이 없다. 그대가 바로 그 목적지이다.
그대의 순례는
그대가 그대 자신으로 돌아가는 길 없는 길이다.
그대는 그대 자신에게서 한 걸음도 더 가까이 가거나 한 발자국도 더 멀어질 수 없다.
그대는 언제나 그대 자신이다. 그대는 어디서나 그대 자신이다. 그대는 무엇을 경험해도 그대 자신이다.
그대는 언제나 바로 지금 여기 이와 같이 있다.
이것이, 바로 지금 여기가,
그대가 수많은 생 동안 찾아 헤매던 순례의 끝, 종착지이다.
그대 신실한 구도자여, 바로 지금 여기에서 편히 쉬라.
그대의 모든 구도 행위는 바로 지금 여기에 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시 도달할 수도 없는, 다시 벗어날 수도 없는,
바로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그대 자신!
그대 신실한 구도자여, 바로 지금 여기에서 영원히 변함없는 그대 자신으로
편히 쉬라. |